[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지난해 11월, 얍 판 츠베덴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은 2024시즌 라인업 발표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따로 사진을 촬영할 시간이 되자 ‘한 가지를 잊었다’며 신인 작곡가들에게 곡을 위촉할 계획이라고 추가로 말했다.
얍 판 츠베덴은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의 음악감독 정재일을 만나 곡을 작곡해달라고 했다”며 “클래식 작곡가가 아니라 처음엔 주저했지만 설득해 곡을 받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한국 작곡가들과 협업해 2025년부터 위촉 곡들을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정재일과 협연무대를 꾸민다. 공식적인 위촉곡 초연에 앞서 미리 ‘합’을 맞춰본다. 오는 9월 21일(토) 오후 7시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열리는 ‘2024 서울시향 파크 콘서트’에서 케미를 뽐낸다.
서울시향이 작년 8월 처음 선보인 파크 콘서트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이색적인 장소에서 판 츠베덴 감독의 지휘로 수준 높은 연주와 다양한 장르의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시민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서울시향과 파트너십을 통해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한국과 태국 간 문화협력과 교류에 앞장서고 있는 태국계 신재생 에너지 전문 기업 비그림파워코리아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후원에 참여해 시민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은 판 츠베덴 감독의 지휘와 함께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음악감독 정재일과 가수 규현의 협연으로 가을밤의 낭만과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콘서트는 중간 휴식 없이 약 90분간 진행되며, 누구나 부담 없이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
첫 곡은 유쾌하고 신나는 리듬으로 클래식 음악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번스타인의 오페레타 ‘캔디드’ 서곡으로 장식한다. 이어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정재일의 협연으로 ‘오징어 게임’ 메들리와 ‘기생충’ OST를 만날 수 있다.
판 츠베덴 감독은 “다양한 한국 작곡가들과 협업하고 싶다. 특히 ‘오징어 게임’의 정재일 작곡가는 정말 환상적인 작곡가라서 반드시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정재일 작곡가가 이에 흔쾌히 응하며 이번 서울시향과의 첫 협연이 성사됐다.
또한 판 츠베덴 감독의 장기 레퍼토리이자 ‘운명 교향곡’으로 널리 알려진 베토벤 교향곡 5번 1악장도 들어볼 수 있다. 이 곡은 판 츠베덴의 해석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작품으로 그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펼쳐질 앙상블이 기대되는 곡이며,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이 ‘운명의 문’을 두드리는 환상적인 순간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다.
이어 슈트라우스 2세의 ‘천둥과 번개’ 빠른 폴카,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 중 ‘님로드’,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중 ‘꽃의 왈츠’가 이어진다.
후반부에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감성을 적시는 가수 규현이 ‘광화문에서’, 뮤지컬 ‘팬텀’ 중 ‘그 어디에’, ‘깊은 밤을 날아서’ 총 세 곡을 노래하며 관객들에게 가을밤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마지막은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월드비전 합창단이 오케스트라를 위해 편곡한 동요 메들리를 노래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파크 콘서트는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당일 오후 6시부터 선착순 입장 가능하다. 야외에 마련한 2000석 규모의 객석과 잔디밭 위에서 돗자리를 깔고 편안히 즐길 수 있는 피크닉석도 마련된다.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4번 출구와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를 이용하면 편하게 공연장에 도착할 수 있다.
또한 공연장 방문이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 ‘라이브 서울’ 및 서울시향 유튜브 채널을 통한 생중계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와 감동을 나눌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향은 이번 공연에 평소 문화 접근 기회가 적은 사회 약자들을 초청해 클래식 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정책에 적극 동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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