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성악가가 남자주인공 역할...벨리니의 ‘로미오와 줄리엣’ 110분 압축공연

라벨라오페라단 10월4일 세종문화회관 갈라콘서트
줄리엣 최윤정 10년만에 다시 같은 배역 맡아 눈길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9.28 07:32 | 최종 수정 2024.09.28 14:55 의견 0
라벨라오페라단은 오는 10월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벨리니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갈라 콘서트로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선보인 ‘로미오와 줄리엣’ 갈라 콘서트의 한 장면. ⓒ라벨라오페라단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여성 성악가인 메조소프라노가 로미오 역할을 맡는 빈센초 벨리니의 오페라 ‘로미와 줄리엣’이 공연된다. 벨리니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제목은 두 주인공의 가문 이름인 ‘카풀레티가와 몬테키가(I Capuleti e i Montecchi)’다. 이 오페라를 110분 하이라이트로 압축해 선사한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오는 10월 4일(금)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라벨라 시그니처 시리즈 ‘로미오와 줄리엣 : 2024 라벨라 그랜드 갈라’를 개최한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대표예술축제에 10년 연속 선정된 라벨라 오페라단의 갈라 콘서트는 공연예술의 발전과 예술가 발굴에 기여하고 관객들의 수준 높은 문화 향유에 힘쓰고 있는 인기 시리즈다.

‘로미오와 줄리엣’하면 보통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떠올리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이탈리아 작가인 루이지 다 포르타의 작품(1531년에 발표된 ‘새로이 발견된 두 고귀한 연인 이야기’)을 바탕으로 삼은 벨리니의 색다른 오페라를 선보인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1596년)보다 무려 65년 앞서 출간됐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오는 10월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벨리니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갈라 콘서트로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선보인 ‘로미오와 줄리엣’ 갈라 콘서트의 한 장면. ⓒ라벨라오페라단 제공


이야기 속 카풀레티가는 줄리엣의 집안, 몬테키가는 로미오의 집안으로 설정되며 등장인물들은 셰익스피어 작품 속 캐릭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고전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관객에게 깊이 있는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벨리니는 독특하게 주인공인 ‘로미오’ 역할을 남성이 아닌 여성 메조소프라노가 맡게 작곡해 어린 소년의 미성을 살리도록 했다. 이는 당시 오페라에서 심심찮게 행해졌던 관습 중 하나인 ‘바지역할’을 채택한 것이다. 보통은 ‘피가로의 결혼’에 등장하는 케루비노 처럼 주역이 아닌 조역으로 등장하지만, 벨리니는 아예 타이틀 롤을 맡긴 다소 흔치 않은 오페라다.

출연 라인업이 파워풀하다. 국내외서 활발히 활동 중인 메조소프라노 방신제, 소프라노 최윤정이 비극의 주인공을 맡고 테너 이재식, 베이스 양석진, 베이스 금교동 등이 출연한다.

특히 줄리엣 역을 맡은 소프라노 최윤정은 2014년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 극장에서 브루노 캄파넬라 지휘로 같은 역으로 데뷔한 바 있어, 10년 만에 다시 줄리엣으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지휘는 2019년 한국지휘자협회 주관 지휘 캠프에서 우수 지휘자로 선정된 박해원 이 서고 연출은 박준용이 맡는다.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메트오페라합창단 드도 함께 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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