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연광철이 오는 8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가곡 리사이틀 ‘Dichterlied’로 관객을 만난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연광철의 이름 앞에는 ‘현존하는 최고의 베이스’ ‘바이로이트가 사랑한 성악가’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거장임을 공인하는 표현들이다. 그가 괴테와 박목월의 시를 노래한다. 슈베르트와 볼프가 괴테의 시에 선율을 붙인 작품들과 김성태가 박목월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을 부른다. 독일과 한국을 대표하는 두 시인의 언어가 음악을 통해 공명하는 뜻 깊은 시간이다.
연광철은 오는 8월 17일(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가곡 리사이틀 ‘Dichterlied’로 관객과 만난다. 이번 무대의 부제인 ‘Dichterlied’는 독일어로 ‘시인의 노래’를 뜻하며, 이는 시를 노래로 승화시키는 리트(Lied)의 본질을 집약한 말이기도 하다.
독일 정통 리트의 거장 연광철은 공연을 통해 독일과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괴테와 박목월의 언어를 중심으로, 음악이 시와 만나 마음과 생각의 울림을 어떻게 더 깊게 만들어 가는지를 탐색한다.
프란츠 슈베르트, 요하네스 브람스, 휴고 볼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김동진, 김성태의 가곡들로 구성된 이번 프로그램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시와 음악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연광철은 독일 베를린 국립극장에서 활동하던 중 다니엘 바렌보임의 추천으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데뷔, 바그너의 주요 작품들로 150회 이상 무대에 오르며 ‘바이로이트가 사랑한 성악가’로 불렸다. 2018년에는 독일 궁정가수에게만 수여되는 칭호인 ‘캄머쟁어(Kammersänger)’를 수여받았으며 빈, 밀라노, 뉴욕, 런던, 파리, 마드리드 등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활약 중이다. 이번 무대는 연광철의 리트 해석력을 가장 밀도 있게 만날 수 있는 자리로, 한 편의 시집을 읽는 듯한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아니스트 박은식이 반주를 맡는다.
공연은 슈베르트의 ‘가니메드(Ganymed, D.544)’ ‘비밀(Geheimes, D.719)’ ‘뮤즈의 아들(Der Musensohn, D.764)’로 시작한다. 모두 괴테의 시에 곡을 붙였다.
연광철은 브람스 만년의 걸작 ‘4개의 엄숙한 노래(Vier Ernste Gesänge, Op.121)’로 깊은 사색을 유도한다. 브람스는 클라라가 병으로 쓰러지자 그를 생각하며 성경의 구절로 작곡했다. ‘사람에게 임하는 일은 짐승에게도 임하나니(Denn es gehet dem Menschen wie dem Vieh)’ ‘나는 모든 학대를 보았다(Ich wandte mich und sahe an alle)’ ‘죽음이여 고통스러운 죽음이여(O Tod, wie bitter bist du)’ ‘내가 사람의 말과 천사의 말을 한다하더라도(Wenn ich mit dem Menschen)’가 흐르는 동안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오버랩되리라.
이어 김동진의 대표작 ‘진달래꽃’(김소월 시)과 ‘수선화’(김동명 시)를 통해 한국 가곡 특유의 정서를 전한다.
2부에서는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 수업시대’에 수록된 시에 기반한 볼프의 ‘하프 연주자의 노래(Harfenspiele)’ 3곡을 부른다. ‘고독에 몸을 맡긴 자(Wer sich der Einsamkeit ergibt)’ ‘문가로 살그머니 다가가(An die Türen will ich schleiche)’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 없는 자(Wer nie sein Brot mit Tränen aß)’다.
그리고는 슈트라우스의 ‘밤(Die Nacht, Op.10 No.3)’ ‘밤산책(Nachtgang, Op.29 No.3)’ ‘해방(Befreit, Op.39 No.4)’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박목월의 시에 곡을 붙인 김성태의 ‘사월의 노래’와 ‘이별의 노래’로 대미를 장식한다. 시와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는 리사이틀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베이스 연광철 가곡 리사이틀 ‘Dichterlied’는 서울 예술의전당 외에도 안동, 이천에서 투어로 이어진다. 8월 8일(금) 안동문화예술의전당, 8월 15일(금) 이천아트홀에서 각각 공연되며, 서울 공연은 8월 17일(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티켓 예매는 예술의전당 및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티켓 가격은 R석 10만원, S석 7만원, A석 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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