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광철 노래하고 선우예권 피아노 치는 ‘시인의 사랑’...슈만 작품으로 듀오콘서트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이어 3월17일 다시 호흡
​​​​​​​묵직 음성·섬세 감성으로 슈만의 최고 걸작 연주

박정옥 기자 승인 2024.01.09 15:59 의견 0
베이스 연광철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오는 3월 17일 슈만의 최고 걸작 ‘시인의 사랑’ 듀오 콘서트를 연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현존하는 최고의 베이스’ ‘바이로이트가 사랑한 성악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연광철과 제15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다시 만났다.

이들은 오는 3월 17일(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로베르트 슈만 최고의 걸작 ‘시인의 사랑’과 사랑을 주제로 한 슈만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베이스 연광철의 따뜻한 음색과 표현력이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특유의 감성과 어우러져 사랑의 시작과 갈망, 행복, 실연의 고통과 지나간 자리의 회상, 허망함까지 사랑에 관한 감정을 오직 목소리와 피아노로만 표현하며 다가올 봄날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두 아티스트의 만남은 지난 2022년 6월 세종문화회관 슈베르트로부터 시작됐다. 세종문화회관 체임버시리즈 ‘디어 슈베르트’에서 이미 솔로 리사이틀을 예정하고 있던 선우예권은 라인업에 연광철의 ‘겨울나그네’를 발견하고 연광철의 파트너를 자청했다.

평소 연광철에 깊은 존경심을 드러내던 선우예권은 아직 피아니스트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얘기에 ‘꼭 선생님과 무대에 서고 싶다’며 열의를 보였고, 연광철 또한 흔쾌히 수락하며 듀오가 성사됐다.

첫 연습부터 탁월한 호흡을 자랑한 그들은 완벽하게 교감하며 관객에게 큰 감동을 안겼고 다음 무대를 기약했다. ‘겨울나그네’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한 번 ‘시인의 사랑’으로 뜻을 모으게 된 이번 공연은 서로에 대한 호의와 기대, 존중을 담아 특별히 엄선한 곡들로 구성됐다.

독일 정통 가곡 ‘리트’의 거장이자 독일 베를린 국립극장에서 궁정가수 ‘캄머쟁어(Kammersänger)’ 칭호를 받은 한국 클래식의 자산 연광철은 시대와 각 지방의 억양까지도 디테일하게 분석하는 독일어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작품 해석의 저력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2019년 클라라 슈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리사이틀 ‘나의 클라라’로 슈만과 클라라, 브람스의 곡을 선보이기도 했던 선우예권은 독일 작곡가, 특히 슈만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 수많은 무대에서 한결같이 따뜻하고 순수한 위로의 음악을 들려주었던 바, 선우예권 특유의 감성과 연광철의 묵직하고도 섬세한 중저음이 만나 펼쳐질 슈만과 독일 정통의 무르익은 낭만주의는 두 아티스트의 조합으로 더욱 기대를 불러 모은다.

쇼팽과 더불어 낭만주의 음악을 이끈 위대한 작곡가 슈만은 “예술가는 인생과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작품에 실제 삶의 많은 부분이 투영돼 있다. 그의 인생 역시 낭만적인데 클라라는 그의 뮤즈로서 슈만 대부분의 작품은 클라라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향해 있다.

250여 편에 달하는 수많은 가곡들 중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시인의 사랑’은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16편의 시에 음악을 붙인 작품으로 꿈같은 선율과 화성, 텍스트와 음악의 완벽한 융합으로 순탄치 못한 사랑을 했던 슈만의 낭만성이 극대화돼 나타난다.

선우예권의 독주로 연주될 ‘다비드 동맹 무곡’ 역시 슈만이 행복에 젖어 작곡했다고 할 정도로 클라라를 얻은 기쁨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다. 클라라가 작곡한 마주르카의 주제에 영감을 얻어 쓴 곡이다. 이어 가곡 ‘내 고뇌의 아름다운 요람’ ‘나의 장미’ ‘헌정’을 함께 연주한다.

연광철·선우예권 ‘시인의 사랑’ 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 이외에도 부산, 울산, 안동 세 곳에서 진행된다. 3월 13일(수) 부산문화회관, 3월 15일(금) 울주문화예술회관, 3월 19일(화) 안동문화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진다. 서울 공연 티켓은 예술의전당,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가격은 R석 11만원, S석 8만원, A석 5만원이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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