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80주년 기념 ‘위대한 청춘’이 오는 6월 28일 경기도박물관 야외무대에서 팬들을 만난다. ⓒ우리가곡회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함께 공연을 감상한 자녀들이 부모의 거친 손을 살포시 잡아주는 감동의 무대가 펼쳐진다. 청춘을 바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베이비붐 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광복80주년 기념 ‘위대한 청춘’이 오는 6월 28일(토) 오후 5시 경기도박물관 야외무대에서 2025년 시리즈를 시작한다. 영상스토리 콘서트 ‘위대한 청춘’은 지난 2022년 예술의전당 공연에서 첫 선을 보인 뒤 뜨거운 성원과 환호 속에서 ‘감동 없이는 돌려보내지 않는’ 명작 콘서트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위대한 청춘’은 1950년 이후 땀의 역군으로 살아온 50~80세대들에게 지난날을 생각나게 해준다. 산업화과 민주화의 주역으로서 굶주림에서 벗어나 우리나라가 발전해온 영상을 감상하고, 당시 자주 들었던 ‘가곡과 노래’를 성악가를 통해 들음으로써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회복하는데 1차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두 번째는 50~80세대 이후의 자녀세대들에게 가시밭길을 걸어온 부모와 조부모 세대들의 고생담을 영상으로 감상하면서, 부모의 거친 손등을 잡아줄 수 있는 ‘가족애’를 회복시키고 이와 더불어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자는 가운데 머리맡에 요강이 놓여있는 풍경, 수백 명의 학생들이 올라타 금세라도 무너질 것 같은 위태로운 첨성대, 여학생들까지 총검을 잡고 훈련해야 했던 교련, 박정희 대통령에게 ‘각하,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 월남 파병과 서독 광부 및 간호사 파견, 처절한 노동환경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이뤘던 산업현장들,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국가부도 환란 속에서도 금모으기로 다시 일어선 역전의 국민들... 이런 시절을 경험했던 세대들은 영상을 볼 때면 울면서 폭소를 터트리고, 노래를 들으며 추억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다.

이 공연은 기존의 음악콘서트와 달리 영상과 노래 프로그램이 하나로 이뤄진 ‘영상스토리콘서트’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펼쳐진다. 당시는 감추고 싶었던 가난의 민낯이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비춰지는 60년대와 70년대의 흑백시대, 그리고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등 컬러시대로 발전하는 현대사의 희로애락을 다양한 영상에 담은 영상프로그램과 가난과 설움의 눈물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왔던 그 시절을 표현한 아름다운 노래로 꾸며지는 음악순서가 교차되는 이색 콘서트다.

특히 6·25 이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세계 최빈국에서 오늘날 3만 달러의 선진국으로 우뚝 서기까지 불철주야 땀 흘려온 50대에서 80대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치열하고 파란만장했던 우리의 역사를 영상과 노래로 뒤돌아볼 수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콘서트는 ‘비목’ ‘전우야 잘자라’ ‘꽃구름 속에’ ‘희망의 나라로’ ‘행복의 나라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아침이슬’ ‘내나라 내겨레 & 애국가’ ‘챔피온즈’ ‘아름다운 나라’ ‘오 솔레미오’ 등 각 장마다 두 곡씩의 아름답지만 때로는 슬프고 힘찬 가곡들이 배치된다.

소프라노 송난영, 테너 조철희, 바리톤 석상근 등 톱성악가들이 출연한다. 한숙현이 음악감독을 맡고, 엘렉톤 백순재와 리음아트앙상블이 성악가들과 호흡을 맞춘다. 주최 우리가곡회, 후원 경기도·경기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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