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는 오는 6월 19일과 20일 얍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이 ‘2025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과 아우구스틴 하델리히’를 개최한다. 6월 19일(목) 롯데콘서트홀, 20일(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 차례 열린다. 시간은 모두 오후 8시.

올해 초 말러 교향곡 2번과 7번 연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2022년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하며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작년에 이어 서울시향 무대에 오른다.

유럽 현대음악을 빛낸 한국인 작곡가 박영희 탄생 80주년을 맞아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로 막을 연다. 박영희는 도나우에싱엔 현대음악제로부터 작품을 위촉받은 첫 여성이자 동양인 최초로 베를린 예술대상을 수상한 작곡가다. 이 작품은 예수의 무덤 앞에서 슬퍼하는 막달라 마리아가 부활한 예수를 만나는 성경의 한 사건을 기반으로 심적 고통으로 울부짖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곡이며, 비탄에서 부활의 기쁨과 감동으로 전환되는 변화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어 동시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주목받는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격정과 서정이 교차하는 브리튼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협연을 펼친다. 전쟁 상황의 긴장감과 비극적인 심정이 깔려있는 한편 다채로운 멜로디가 돋보이는 20세기 협주곡의 걸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초연됐다. 심오하면서도 풍자와 유머가 진지함 사이에 깃들어 있는 이 작품은 총 3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격정적이고 날카로운 2악장을 두 개의 서정적 악장(1악장과 3악장)이 둘러싸고 있으며, 파사칼리아(반복되는 저음 선율 위에 주제 선율이 변주되는 일종의 변주곡 형식)를 바탕으로 변주를 거듭해 기교가 어려운 곡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곡이다.

아우구스틴 하델리히는 이탈리아에서 출생해 북미와 유럽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명연주자로, 2006년 인디애나폴리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클래식 음악 온라인 잡지인 ‘바흐트랙’에서 2023년, 2024년에 걸쳐 2년 연속 가장 바쁜 바이올리니스트 1위로 선정된 하델리히는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하델리히는 이번 얍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에서의 연주에 대해 “그와 함께하는 것은 언제나 전율이 이는 경험이다. 몇 년 전에는 브리튼 협주곡도 함께 연주해서, 나는 그가 이 곡을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다. 마에스트로 자신이 바이올리니스트이기 때문에 그가 특별한 집중력과 이해를 갖고 내 연주를 듣는다는 인상을 받는다”라고 전하면서, 브리튼 협주곡에 대해서는 “20년 전에 이 곡을 처음 들었다. 강렬한 감정과 부드러운 서정성에 매료됐고, 수수께끼 같은 결말에 흥미를 느꼈다. 브리튼은 젊은 열정 속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확장된 바이올린 기법을 곡에 집어넣느라 어떤 구간은 연주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2부에서는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이 곡은 고대 그리스의 소포클레스 비극에서 영감을 받아 고독, 슬픔, 비극 등 부정적이고 내밀한 감정이 가득하며, 바흐가 즐겨 사용한 파스칼리아를 도입하는 등 독자적인 교향곡 양식을 보여준다.

비애가 어려 있는 1악장에 이어 어두움과 경건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2악장, 밝고 화려한 색채로 브람스의 스케르초가 잘 드러나는 3악장, 파사칼리아 형식을 사용한 4악장은 강렬한 코다로 마친다. 판 츠베덴의 지휘로 정교한 현악 앙상블을 선보이며 브람스의 강렬한 내면을 표현한 두터운 음악적 구조를 섬세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된다.

티켓은 좌석 등급별 1만~12만원이며, 서울시향 누리집과 콜센터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향 누리집 회원은 1인 4매까지 10% 할인받을 수 있고, 만 24세까지 회원은 본인에 한해 4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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