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바리톤 알베르토 가잘레가 솔오페라단이 10월에 무대에 올리는 ‘리골레토’로 처음 내한한다. 사진은 가잘레의 ‘리골레토’ 공연 장면. ⓒ솔오페라단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예술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명바리톤 알베르토 가잘레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로 처음 내한한다.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을 무대로 활약하며 70개 이상의 배역을 완벽히 소화해 온 그는 깊이 있고 강렬한 연기를 통해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170년이 넘는 고전의 묵직함이 현대 기술과 결합돼 ‘뉴 리골레토’로 재탄생한다. 무대 전체가 회전하며 그 전면에 투사되는 영상 맵핑 기법을 통해 시각적 몰입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솔오페라단은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주세페 베르디의 걸작 ‘리골레토’를 무대에 올린다.
권력과 사랑, 복수와 파멸이 교차하는 절대 비극의 정점 오페라 ‘리골레토’는 베르디 중기 최고의 역작으로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선율 속에 사회적 모순, 인간의 비극, 그리고 부성애의 광기를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이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왕은 즐긴다’를 원작으로 하며, 초연 이후 170년이 넘도록 수많은 거장 지휘자와 연출가들이 이 작품에 도전해 왔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다르다. 익숙한 고전의 틀을 벗어나면서도 전통의 정수를 살려 지금 이 시대의 언어로 관객의 심장을 꿰뚫는 무대를 올린다. 오랜 고정관념을 깨고, 현대성과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완전히 새로운 ‘리골레토’의 세계를 창조한다.
세트와 영상이 결합된 입체적 구성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며, 시대와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드라마틱한 연출을 가능케 한다. 단순한 시청각 효과를 넘어, 인물의 감정과 운명까지도 시각화하는 새로운 시도의 무대를 펼친다.
연출은 수많은 오페라 무대를 통해 정교한 심리 묘사와 세련된 무대 감각으로 관객을 사로잡아 온 김숙영이 맡는다. 그는 극의 비극성과 정서를 깊이 있게 파고 들면서도, 인물 간의 관계와 인간적 갈등을 중심에 두고 감각적인 시선으로 풀어낸다. 치밀하게 짜인 연출은 오페라 팬은 물론 새롭게 오페라를 접하는 대중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명바리톤 알베르토 가잘레가 솔오페라단이 10월에 무대에 올리는 ‘리골레토’로 처음 내한한다. 사진은 가잘레의 ‘리골레토’ 공연 장면. ⓒ솔오페라단 제공
이 무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세계 정상의 음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이다. 세계 유수의 극장과 페스티벌에서 활약하며, 다양한 명작을 지휘해 온 명지휘자 마르첼로 모타델리가 지휘를 맡는다. 그는 북미, 유럽, 아시아를 넘나들며 거장 솔리스트들과 협연하고,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무대를 지배한다. 단연 최고의 역량과 카리스마로 오페라 지휘계의 정상에 군림하는 거장이다.
주역 캐스트 역시 세계무대에서 활약 중인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총출동해 무게감을 한층 더한다. 질다 역은 메트가 사랑하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캐슬린 킴과 아레나 디 베로나의 주역가수 소프라노 나탈리아 로만이 맡아 감성적이고 섬세한 연기를 펼친다.
리골레토 역에는 명바리톤 알베르토 가잘레가 출연한다. 처음 내한하는 그의 탁월한 음악성과 극적 표현력은 이번 무대에 특별한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다. 또한 국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바리톤 강형규가 함께 리골레토를 맡아 절망과 복수의 서사를 농도 깊게 풀어낸다.
만토바 공작 역에는 코벤트가든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정상급 무대에서 주역을 맡아온 세계적인 테너 박지민, 그리고 세계 여러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며 유럽 주요 콩쿠르 수상 경력과 탄탄한 음악적 내공을 가진 김진훈이 캐스팅돼 매혹적이고 도발적인 바람둥이의 매력을 선보인다.
또한 막달레나 역은 세계 유수 오페라 하우스에서 30편이 넘는 주역을 소화하며, 피렌체 마지오 뮤지칼레와 리옹 오페라 등에서 활약하며 폭넓은 레퍼토리와 탁월한 표현력으로 주목받는 메조소프라노 안나 빅토리아 피츠가 맡아 드라마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이밖에도 국내 최정상 성악가들이 주요 조역과 앙상블을 맡아 무대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며, 강렬한 존재감을 지닌 무용수들(정민근무용단)과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프라임필하모닉), 합창단(위너오페라합창단·한울어린이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올라 예술의 모든 감각을 깨우는 압도적인 무대를 완성한다.
오페라 ‘리골레토’는 베르디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여자의 마음(La donna è mobile)’ ‘그리운 이름(Caro nome)’ 등 귀에 맴도는 명곡과 깊이 있고 서사적인 선율로 관객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한다.
/park72@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