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가 오는 11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한다. ⓒ뉴욕콘서트아티스트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오귀스탱 뒤메이(Augustin Dumay)는 세계 비평가들로부터 현대의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아온 거장이다. 예후디 메누힌,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마리아 조앙 피레스 등 전설적인 음악가들과 함께한 연주로 명성을 쌓았다. 또한 클라우디오 아바도, 콜린 데이비스, 라파엘 쿠벨릭, 쿠르트 마주어, 볼프강 자발리슈 등 저명한 지휘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형성된 풍부한 음악으로 프랑스 악파 특유의 우아함과 사색을 선보여 왔다.

1949년생인 오귀스탱 뒤메이는 요하네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1978년, 1992년, 2014년 세 차례 녹음해 발매했다. 브람스를 그 누구보다 더 사랑하고 연주한 아티스트다. 영국 더 가디언지는 그의 2014년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보물처럼 오래 기억될 명반”이라고 평한 바 있다.

“지극히 우아한 스타일리스트” “숨이 멎을 듯한 음색을 지닌 연주자”라는 찬사를 받는 오귀스탱 뒤메이가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Klara Min)과 함께 오는 11월 14일(금)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번 Op.78, 2번 Op.100, 3번 Op.108)을 선보인다. 주최 뉴욕콘서트아티스트(NYCA), 주관 ICM매니지먼트.

이번 리사이틀은 1978년 음반 이후 수십 년간의 예술적 성숙을 집대성한 무대이자 시대를 밝힌 바이올린 거장이 전하는 브람스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뒤메이는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드 코간이 사용하던 1743년산 과르네리 델 제수를 연주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와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사진)은 오는 11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한다. ⓒ뉴욕콘서트아티스트 제공


19세기 낭만주의의 심장부에 자리한 브람스 세 개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브람스가 음악을 통해 사랑과 고독, 성숙과 회한을 어떻게 노래했는지를 보여주는 고백의 기록이다. 젊은 시절의 서정에서부터 인생의 황혼에 이르기까지, 한 인간의 정서적 궤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작품들을 한 무대에서 모두 연주한다는 것은, 브람스의 영혼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걷는 여정과도 같다.

이번 무대를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은 뉴욕과 파리의 무대를 기반으로 구조적이고도 섬세한 감각과 시적인 해석으로 주목받아 왔다. 비평가들로부터 ‘음악의 시적 언어를 완벽히 구사하는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국제 음악 플랫폼 ‘클래시컬 브릿지’의 창립자이자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는 클라라 민은 ‘음악을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새롭게 하는 플랫폼을 창조한다’는 모토를 갖고 세계 유수 무대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두 연주자가 그려낼 브람스의 세계는 단지 과거의 낭만을 회고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지는 예술의 진실, 그리고 인간 존재의 온기와 고독을 담은 시간이다. 브람스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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