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마린스키 발레 입단 15주년을 맞은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프레인글로벌과 매니지먼트 전속 계약을 맺었다. ⓒ프레인글로벌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제가 어떤 예술을 하고 싶은지를 진심으로 물어봐 준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내년 마린스키 발레 입단 15주년을 맞은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든든한 날개’를 달았다.
프레인글로벌은 김기민과 매니지먼트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김기민은 한국에서의 활동을 확장하는 동시에 국내 관객들과 보다 긴밀하게 호흡할 수 있는 예술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김기민은 2011년 입단해 2015년 마린스키 발레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수석무용수로 발탁된 이후, 고전 발레의 엄격한 테크닉과 서사를 충실히 구현하는 동시에 인물의 심리와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해석으로 주목받아왔다.
‘라 바야데르’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와 같은 정통 레퍼토리에서는 러시아 발레 특유의 클래식한 라인과 정제된 움직임을 보여주었으며, 동시대 안무가들과의 작업에서는 보다 유연한 신체 언어와 감정의 밀도를 강조하며 무대 위 인물에 새로운 호흡을 불어넣어 왔다.
이러한 균형 감각은 그를 고전 발레의 언어를 오늘의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무용수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주요 해외 언론과 평단 역시 그를 “전통적인 테크닉 위에 자신만의 해석과 감정을 구축해 온 보기 드문 무용수”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김기민은 2016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에서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수상하며 세계 무용계에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이는 동시대 무용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 인물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그의 예술성과 지속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정표로 평가된다.
2026년은 김기민의 마린스키 발레 입단 15주년이 되는 해다. 세계 최정상 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 오랜 기간 주역을 맡아온 이 시점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김기민은 자신의 예술 세계를 보다 주체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프레인글로벌은 설치미술 작가 홍성절, 퍼커셔니스트 공성연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아트 비즈니스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왔으며, 예술가 중심의 장기 프로젝트와 제작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발레는 음악, 연기, 미술, 무대예술이 결합된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예술의 깊이와 확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프레인글로벌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이번 김기민과의 매니지먼트 전속 계약은 단순한 일정 관리나 공연의 확대를 넘어, 그가 어떤 예술을 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파트너십이다. 프레인글로벌은 김기민의 움직임 언어와 무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 그리고 관객과 맺고자 하는 관계를 함께 고민하며 이를 구체적인 무대로 구현해 나갈 예정이다.
프레인글로벌은 향후 국내 공연 기획과 함께 마린스키 발레 입단 15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김기민이 기존 레퍼토리는 물론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선보일 수 있는 장기적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기민은 이번 계약에 대해 “제가 추구하는 움직임과 무대의 방향성, 관객과 나누고 싶은 감정을 함께 고민하자는 프레인글로벌의 제안이 이번 협업을 결정하게 된 이유다”라며 “앞으로 한국 팬들께 제가 진짜 보여드리고 싶었던 무대와 새로운 시도들을 차분히 펼쳐 나가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프레인글로벌 김평기 대표이사는 “김기민은 세계무대에서 오랜 시간 자신의 예술을 증명해 온 무용수다. 프레인글로벌은 그의 다음 단계를 단순히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떤 예술가로 남고자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며 “김기민의 예술적 방향이 무대 위와 밖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책임 있게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앞으로 국내 공연과 협업 프로젝트, 글로벌 무대를 통해 김기민의 ‘15주년 이후’ 예술적 여정을 단계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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