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요섭(왼쪽)이 연출을 맡고 이자람이 작창·작곡·음악감독으로 참여한 국립창극단의 2021년 첫 작품 ‘나무, 물고기, 달’이 3월 11일(목)부터 3월 21일(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국립창극단
[클래식비즈 민병무 기자]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이 2021년 첫 작품으로 창극 ‘나무, 물고기, 달’을 3월 11일(목)부터 3월 21일(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선보인다.
새로운 미학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배요섭이 연출을 맡고, 전통을 넘어 판소리의 내일을 만들어가는 이자람이 작창·작곡·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나무, 물고기, 달’은 소원을 이루어주는 존재에 대한 동양의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창작 창극으로 ‘소원나무’로 향하는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다. 한국·인도·중국 등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여러 설화는 창극이라는 장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새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소원이든 이뤄준다는 나무를 찾아가는 소녀와 소년, 순례자, 사슴과 물고기. 저마다의 사연과 아픔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는 때론 단편적으로, 때론 서로 엮여가며 우리 마음과 생각에 대한 사유를 던진다.
작품은 소원나무에 다다른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얻게 된다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인지 돌아보게 한다. 진정한 행복은 오로지 내면으로부터 온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나무, 물고기, 달’은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을 돌아봄으로써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나의 모습부터 외면하고 숨기고 싶은 내면의 그림자까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작품의 음악감독을 맡은 이자람은 눈에 보이는 듯 그려지는 소리의 움직임에 집중하기로 연출가 배요섭과 뜻을 모았다. 이자람이 전곡 작창·작곡한 음악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장면과 공간을 채우며 관객의 상상을 돕는다. 판소리 본연의 전통적인 요소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소리꾼들이 함께 쌓아 올리는 화성으로 다채롭고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낼 예정이다.
여기에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이수자인 허창열이 전통 탈춤의 리듬을 기반으로 배우들의 움직임을 구성해 한국적인 정서와 호흡을 작품 속에 녹여낸다. 무대는 인간이 살아가는 이 세상과 신기루와 같은 허상의 세계 등 시공간의 층위를 넘나드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간결하고 상징적인 원형 무대를 객석이 둘러싼 구조로, 배우와 관객이 경계를 허물고 더욱 친밀하게 만나려는 작품의 지향점을 드러낸다.
‘나무, 물고기, 달’은 국립창극단 배우 9인이 모두 주인공이자 앙상블로 등장해 저마다 다채로운 존재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진제공=국립창극단
‘나무, 물고기, 달’은 국립창극단 배우 9인이 모두 주인공이자 앙상블로 등장해 저마다 다채로운 존재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연출가 배요섭은 “소리꾼 본연의 매력과 인물의 특징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며 “판소리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관객들에게 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라고 기대를 밝혔다.
서정금·민은경·이소연·최호성·조유아·유태평양 등 국립창극단 대표 주역 배우들이 총출동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가운데, 국립창극단 신입 단원 4인의 데뷔 무대로도 기대를 모은다.
공연은 좌석 한칸 띄어앉기로 진행하며, 3월 13일(토) 공연 종료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열린다. 공연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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