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권은주 “여우같은 미미...누구나 공감하는 ‘라보엠’ 변신 보여줄게요”

12월 10일 예당서 오페라 콘체르탄테 공연
‘로돌프 박지민’ ‘마르첼로 김기훈’ 등 출연

민은기 기자 승인 2021.12.02 00:40 의견 0
오는 12월 10일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콘체르탄테 ‘라 보엠’이 공연되는 가운데 1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술감독 허철, 바리톤 김기훈, 소프라노 권은주, 에이원아르테 손지영 대표, 테너 박지민(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민은기 기자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살짝 다른 성격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착한 여자를 벗어나 조금은 도발적인 모습요. 마치 ‘여우같다’고 할까요. 누구나 공감하는 의미 있는 변신에 도전하는 겁니다.”

권은주 ‘미미’, 박지민 ‘로돌프’, 김기훈 ‘마르첼로’가 훈훈한 12월을 지핀다. 1830년대 파리 변두리를 배경으로 한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담아낸다.

세 사람은 오는 10일(금)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오페라 콘체르탄테 ‘라 보엠’ 무대에 오른다. 세트를 없애고 오롯이 음악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꾸민 콘서트 스타일의 오페라다.

‘라 보엠’은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다. 19세기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프리(Free)을 추구하는 젊은 예술가들을 그 당시에 ‘보엠’이라고 불렀다. 자유분방한 예술가들의 보헤미안 기질을 의미하는 말이다. 궁핍했던 푸치니의 젊은 날인 보헤미안 시절을 자전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다.

이번 콘체르탄테에는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1일 서초동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전에 없었던 공연’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소프라노 권은주가 1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 열린 오페라 콘체르탄테 ‘라 보엠’이 기자 간담회에서 ‘내 이름은 미미’를 부르고 있다. 반주는 피아니스트 우수현. Ⓒ민은기 기자


소프라노 권은주는 세 번째 미미 역에 나선다. 앞선 두 번의 미미는 정식 오페라 였지만 이번엔 콘서트 오페라 형식인 까닭에 더 설렌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적으로 미미는 얌전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다른 성격을 한번 찾아보려 한다”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대범함을 보여주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피아니스트 우수현의 반주에 맞춰 ‘라 보엠’의 시그니처 곡인 ‘내 이름은 미미’를 맛보기로 들려줘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국가대표 테너’라는 수식어로 붙는 테너 박지민이 로돌프를 맡는다. 이미 유럽 무대에서 수없이 많은 로돌포를 연기해왔으며, 부드러움과 거침을 자유롭게 오가는 뛰어난 테크닉과 표현력의 소유자다.

박지민은 “서양 사람들 눈에는 저의 몸짓이나 표정이 분명 동양적으로 느껴질 것이기 때문에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러 더 강하게 연기하곤 했다”며 “하지만 이번엔 관객들은 모두 한국 사람이고 한국적인 정서가 많기 때문에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극장의 규모가 크고 작은지, 정식 오페라 무대인지 아닌지 등은 고민하지 않는다. 오직 작품에 대해서만 고민한다”고 말해 세계 톱클래스의 뚜렷한 가치관을 드러냈다.

바리톤 김기훈(왼쪽)과 테너 박지민이 1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 열린 오페라 콘체르탄테 ‘라 보엠’이 기자 간담회에서 이중창을 선보이고 있다. 반주는 피아니스트 우수현. Ⓒ민은기 기자


올해 성악 콩쿠르 최고의 핫뉴스는 단연 바리톤 김기훈의 BBC 카디프 콩쿠르 아리아 부문 우승이다. 1위 수상 이후 많은 곳에서 러브콜이 이어지며 한창 상한가를 치고 있지만 기쁜 마음으로 ‘라보엠’에 합류했다.

그는 “제 나이에서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배역을 늘 찾고 있는데, 마르첼로가 바로 그런 역할이다”라며 “미미·로돌프와 급이 같은 찐주인공은 아니지만,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등 오빠나 형 같은 면모가 있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이번 출연진 중에서 가장 막내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예술감독을 맡은 허철은 “제대로 된 공연을 하기 위해 일부러 23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라 보엠’ 원작을 모두 읽었다”라며 “오리지널은 내용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해서 번잡한데 그에 비해 오페라 대본은 기가 막히게 잘 썼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에서 각 역할을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사람들을 캐스팅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은 에이원아르테가 주최하고 오페라뱅크와 리음아트앤컴퍼니가 주관한다. 에이원아르테는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전문 문화예술법인으로, 그 첫 시작을 ‘라 보엠’ 콘체르탄테로 출발한다. 손지영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뮤지컬과 오페라 등 10여편을 선보일 예정이다”라며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자주 올려 더 밀도 있게 오페라에 접목하겠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무대로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이번 공연은 김덕기가 지휘봉을 잡아 코리아쿱오케스트라, 스칼라오페라합창단, 월드비전합창단강남반을 이끌어 수준 높은 음악을 선보인다.

티켓은 3만~15만원이며 예술의전당,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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