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황과 파이프오르간의 만남...김효영·신동일 ‘두 바람의 악기’로 빚은 음반 발매

듀오앨범 ‘풍, 금’ 기념해 내년 1월 7일 엘림아트센터 콘서트

박정옥 기자 승인 2021.12.08 10:34 의견 0
한국의 대표적인 생황 연주자 김효영과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신동일이 듀오 앨범 듀오 앨범 ‘풍, 금’을 발매를 기념해 내년 1월 7일 인천 엘림아트센터에서 프로모션 연주회를 연다. Ⓒ김효영 신동일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오르간과 함께한 생황 음악은 대숲을 흔드는 푸른 바람처럼 싱그럽다.”(음악평론가 현경채)

‘두 바람의 악기’가 빚어내는 하모니가 가슴을 울린다. 한국의 대표적인 생황 연주자 김효영과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신동일이 듀오 앨범 ‘風, 琴(풍, 금)’을 3일 발매했다. 생황과 오르간은 모두 바람을 이용해 소리를 내는 악기라서 ‘風, 琴’이라는 제목에 그 의미를 담았다.

생황은 박으로 만든 바가지에 길이가 다른 대나무 관을 여러 개 꽂아 만든 악기다. 대나무 관 속에 들어 있는 금속제 떨림판을 울려 소리를 낸다. 국악기 가운데 유일하게 두 가지 이상의 음을 낼 수 있다. 손가락으로 지공(구멍)을 막는 개수만큼 동시에 음이 나는 구조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소리’란 뜻에서 파이프오르간과 원리가 같다. 그래서 생황의 영어 이름도 ‘마우스(mouth) 오르간’이다.

이 음반의 기획은 지난 2018년 작곡가 모임인 ‘음악오늘’과 공동으로 만든 음악회 ‘PIPE’에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그해 서울 장충단로 경동교회에서 듀엣으로 공연했다. 연주장인 경동교회는 거장 김수근(1931~1986) 설계로 1981년 지어진 건물이고, 한쪽 벽면을 차지한 파이프오르간은 이 교회 명물로 꼽힌다.

음반 ‘풍, 금’에는 이때의 듀오 연주회 ‘PIPE’에서 초연했던 최명훈 작곡 ‘로코코 시나위’, 이홍석 작곡 ‘가을의 쓸쓸한 자’ 등이 실려 있다. 또한 전래동요 새야새야를 변주한 문성희 작곡의 ‘새야새야 파랑새야’와 동요 ‘섬집아기’도 함께 수록됐다.

한국의 대표적인 생황 연주자 김효영과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신동일이 듀오 앨범 ‘풍, 금’을 3일 발매했다. 사진은 두 사람이 지난 2018년 경동교회에서 열린 ‘음악오늘’의 음악회 ‘PIPE’에서 공연하는 모습. Ⓒ김효영 신동일

생황과 오르간은 각각 동서양의 문화와 종교를 대표하는 닮은 듯 다른 악기다. 두 악기의 조화로운 음색과 한국 정서를 담은 곡을 통해 새로운 화합을 찾고 시대를 초월하는 향수를 전한다.

이번 음반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두 악기의 소리가 이상적인 균형을 이루어 귀로 듣고 마음은 끊임없이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오르간과 생황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소리는 마치 한 몸에서 나온 가지처럼 각자 따로, 또 같이 조화를 이룬다.”(음악학자 오주현) “동서양의 고대에 기원을 두는 생황과 오르간은 먼 곳으로 이끄는 힘을 지닌 악기다. 두 악기에 켜켜이 쌓인 시간들은 연주자의 숨결을 통해 이어지며 우리에게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음악평론가 서주원) 등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음반은 사운드미러의 황병준 대표가 참여해 오르간이 설치돼 있는 인천 엘림아트센터에서 녹음했다. 생황과 오르간의 완벽한 조화와 어쿠스틱한 공간감이 앨범에 고스란히 실렸다. 소니뮤직에서 선보인 음반 발매를 기념해 내년 1월 7일 오후 7시 30분 엘림아트센터에서 프로모션 연주회를 연다. 전석 1만원이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또한 내년 5월 6일과 8일 대만 투어와 2023년 2월 9일 프랑스 파리 라디오 프랑스에서 생황과 오르간 듀오 연주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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