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랑 연주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23일 볼 수 있을까
자가격리 면제 확정안돼 공연 아직 유동적
부인 지나 앨리스와 깜작무대 여부도 관심
박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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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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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랑랑이 연주하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꼭 보고 싶어요.”
랑랑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공연 여부가 불투명해 국내 팬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자가 격리가 필수 사항이 됐기 때문에 격리 면제를 받지 못하면 국내 공연이 취소될 수도 있다.
일단 랑랑 자신은 이번 6년 만의 한국 공연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또한 부인인 한국계 독일 피아니스트 지나 앨리스와의 깜짝 공연 가능성도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랑랑은 오는 2월 23일(수)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가 필수인 시점에서 개최되는 공연이기에 격리 면제를 받지 못하면 콘서트가 캔슬될 수 있다.
랑랑은 이런 상황에 깊은 아쉬움을 드러내며 공연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SNS를 통해서도 2020년 예정돼 있던 한국 연주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랑랑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팬들 역시 95% 이상의 예매율을 보이며 내한공연의 격리 면제가 이루어지도록 고대하고 있다.
랑랑은 최근 왼쪽 손목 건초염으로 인해 유럽에서 예정되어 있던 리사이틀을 취소했다. 충분한 회복의 시간을 거친 그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무대로 이번 서울 리사이틀을 선택했다. 서울에 대한 애정은 이번 독주회가 이례적으로 서울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통상적으로 아티스트들은 여행 동선을 위해 대륙을 나누어 연주를 기획하지만, 랑랑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서울에서 리사이틀을 선보인 후 미주 투어에 나선다.
서울 독주회 프로그램 또한 이번 무대의 무게감을 느끼게 해준다. 2020년 9월 랑랑은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담은 음반을 발매했다. 그는 17세때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앞에서 연주한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연주 레퍼토리로 이 작품을 선보인다. ‘음악적 에베레스트’라고 불리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단 한 곡을 온전히 터득하고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음악을 나누기까지 랑랑은 20여년이란 고뇌의 시간을 이 작품과 함께 해왔다. 또한 슈만의 ‘아라베스크 다장조, 작품번호 18’도 들려준다.
랑랑은 골드베르그 변주곡에 대해 “절망적인 느낌을 멈추게 하고 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을 돌아보게하는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2년 동안의 팬데믹을 겪으며 아티스트와 청중 모두 점점 음악에 대한 갈망이 커진 지금, 랑랑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통해 절망의 시간이 멈추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9년 랑랑은 한국계 독일 피아니스트 지나 앨리스와 결혼해 한국과 한 층 더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지나 앨리스는 지난해 DG에서 첫 음반을 발매했다. 지나 앨리스는 이 음반에 한국 동요 ‘엄마야 누나야’ ‘반달’을 편곡한 음악을 담아 한국과의 유대감을 표현했다.
랑랑은 최근 SNS에서 공개한 한국 리사이틀에 대한 메시지에서 “이번 공연에 스페셜 게스트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한바 있다. 지나 앨리스가 피아니스트로서 한국 무대에서 깜짝 등장을 예측하는 것 역시 이번 랑랑 내한 리사이틀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티켓은 7만~18만원이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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