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광 첫 정규 클래식 앨범 ‘바그너와 말러’ 담았다...CD·LP 동시 발매

‘베젠동크 가곡’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수록해 4월18일 출시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4.11 14:34 의견 0
바리톤 이응광은 오는 4월 18일에 ‘베젠동크 가곡’과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에 수록된 곡을 담은 첫 정규 클래식 음반 ‘Wagner & Mahler’를 발매한다. Ⓒ봄아트프로젝트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바그너와 말러의 두 작품은 모두 저와 닮았습니다. 음악인으로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사랑하는 법, 좌절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는 방법 등 끊임없는 고민과 방황을 거치며 희망을 갖고자 하는 모습이 곡에서 많이 느껴졌습니다. 여러분들도 제가 느낀 이 감정들을 음반을 통해 함께 공감했으면 좋겠습니다.”

바리톤 이응광의 선택은 바그너와 말러였다. 데뷔 20여년 만에 선보이는 첫 정규 클래식 앨범에 바그너의 ‘베젠동크 가곡(Wesendonck Lieder)’과 말러의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를 담았다.

유럽 전역을 오가며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응광은 오는 4월 18일(월)에 첫 정규 클래식 음반 ‘Wagner & Mahler’를 발매한다.

이루어 질 수 없는 남녀의 비극적 사랑과 고통을 다룬 ‘베젠동크 가곡’에 흐르는 5곡과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져 방랑의 길을 떠나는 젊은이의 서정을 고스란히 표현한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속 4곡을 수록한 이번 앨범은 LP와 CD로 선보인다. 이처럼 두 가지 버전으로 발표하는 이유는 LP와 CD 각각에서 느낄 수 있는 고유한 매력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바그너와 말러의 걸작에 ‘음악가 이응광’의 삶을 투영해 담아낸 이번 앨범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응광은 지난 2019년 베를린 공연을 마친 후 음반 제작을 위해 스승인 베이스 연광철의 지도하에 피아니스트 올리버 폴, 톤 마이스터 디첸 구오와 공들여 앨범을 준비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바로 공개하지 못하고 3년의 시간이 흘러 드디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번 음반에 함께한 피아니스트 올리버 폴은 이응광의 모교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 반주과 교수이자 로만 트레켈과 같은 저명한 성악가들의 러브콜을 받는 연주자다.

‘베젠동크 가곡’과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는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메조 소프라노 자넷 베이커,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성악가들이 두 작곡가에 대한 존경의 뜻을 담아 꾸준히 음반을 발표했다. 이응광 또한 바그너와 말러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녹음했고, 각 음악에 담긴 깊은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길 바라며 음반을 출시했다.

이응광은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음악의 한 부분 한 부분을 세밀하고 정교하게 작업했다”며 “바그너와 말러라는 대작곡가의 명곡을 첫 정규 클래식 음반에 담아 청중들과 공감할 생각에 설렌다”고 밝혔다.

‘베젠동크 가곡’은 모두 5곡으로 구성됐다. 바그너는 재력가였던 오토 베젠동크의 후원을 받았는데, 그만 그의 부인 마틸데 베젠동크와 깊은 관계로 발전했다. 마틸데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운명에 대한 시를 썼고, 이 시를 노랫말로 해 ‘베젠동크 가곡집’이 탄생했다.

이응광은 “가곡집의 마지막 곡인 ‘Träume(꿈)’의 전주를 듣자마자 ‘아마 나의 모든 곡들 중에서 최고의 것이리라’고 자부한 바그너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녹음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말러의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는 당시 프리마돈나인 요한나 리히터에게 실연당한 후 작곡됐다. 감정이 풍부한 청춘의 시정(詩情)을 띤 초기 작품이다. 이응광은 이를 잘 녹여내기 위해 ‘어떻게 감정을 표현할 것인지’ 수많은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LP에는 넣지 않았지만 CD에는 말러의 ‘뤼케르트의 시에 의한 5개의 가곡’ 중 ‘Ich bin der Welt abhanden gekommen(나는 세상에서 잊혀져가고)’를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했다. 영화 ‘가면속의 아리아’에 나와 널리 알려진 곡이다.

이응광의 ‘Wagner & Mahler’ LP와 CD는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스트롤(STROL)의 사이트에서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사전 예약 구매자 전원에게는 10% 할인 혜택과 이응광 친필 사인본이 제공되며, 추첨을 통해 콘서트 ‘De l’Amour’의 초대권을 증정한다.

이응광은 음반 발매를 기념해 오는 5월 21일(토) 오전 11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세계적인 메조 소프라노 라우라 베레키아와 함께 ‘De l’Amour(연애론)’라는 타이틀로 콘서트를 진행한다. 앨범에 수록된 바그너와 말러의 곡뿐 아니라 슈만, 슈베르트, 모차르트의 곡까지 선정해 ‘사랑에 대한 고찰’을 선보인다.

이날 공연에서는 셰익스피어, 릴케, 괴테 등 문호들의 사랑에 대한 글귀와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사랑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이야기한다. 이응광이 부르는 말러와 바그너의 가곡들, 라우라 베레키아가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들이 연극적 요소를 결합해 한편의 감미롭고 감동적인 연애 드라마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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