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리지 사랑’ ‘그리운 금강산’ 젊어졌다...한국가곡연구회 팝느낌 버전 선사 갈채

성악가 11명 출연 제55회 정기연주회 성황
오케스트라 반주 맞춰 더 풍성 사운드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5.10 01:22 의견 0
한국가곡연구회 제55회 정기연주회 출연자들이 앙코르 곡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관객들과 함께 부르고 있다. Ⓒ김문기의 포토랜드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연리지 사랑’ ‘금빛 날개’ ‘그리운 금강산’ ‘가고파’ 등 한국 가곡이 오케스트라가 선율을 타고 팝 느낌의 버전으로 변신했다. 한국가곡연구회는 올해 제55회 정기연주회를 더 업그레이드해 찬사를 받았다. 피아노 반주 대신에 김홍식이 지휘하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줬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상의 성악가 11명이 젊은 감각을 덧칠해 우리 가곡을 선사했다.

한국가곡연구회는 “우리 가곡이 멈춰서는 안된다”는 사명감으로 코로나 속에서도 53회(2020년 5월 2일)와 54회(2021년 5월 1일) 정기연주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일상의 회복’을 알리는 55회 정기연주회를 지난 7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었다. 지난 1993년 5월에 첫 정기연주회를 열었으니 올해도 꼬박 30년을 달려왔다. 그동안 쌓인 내공을 무대에서 아낌없이 펼쳐냈다.

한국가곡연구회 제55회 정기연주회 여성 출연자들이 ‘남촌’을 부르고 있다. Ⓒ김문기의 포토랜드


정선화, 임청화, 이윤숙은 베테랑 소프라노 이름에 걸맞은 관록의 무대를 선사했다. 한국가곡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정선화는 ‘그리운 금강산’(한상억 시·최영섭 곡)과 ‘그대 어디쯤 오고 있을까’(김명희 시·이안삼 곡)에서 간절하고 애타는 그리움은 꼭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드러냈고, K클래식 전도사로 통하는 임청화는 ‘내미는 손 잡아주오’(이애리 시·심순보 곡)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푸시킨 시·김효근 역·김효근 곡)를 통해 그래도 세상은 따뜻하고 살만한 곳이라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깊이 있는 음색을 자랑하는 이윤숙은 ‘한 여인의 전설’(김생기 시·정애련 곡)을 불러 천경자 화백의 그림 속 화려한 색채를 펼쳐냈다.

봄의 시그니처는 역시 꽃이다. 세 소프라노들의 포근한 목소리를 타고 활짝 꽃이 피어났다. 박현옥은 ‘수선화’(김동명 시·김동진 곡)와 ‘꽃구름 속에’(박두진 시·이흥렬 곡)로 봄꽃 잔치를 벌였고, 박상희는 ‘진달래 꽃’(김소월 시·김동진 곡)과 ‘고풍 의상’(조지훈 시·윤이상 곡)에서 단아하고 정갈한 한국의 미를 예찬했으며, 박선영은 ‘연’(김동현 시·이원주 곡)과 ‘강 건너 봄이 오듯’(송길자 시·임긍수 곡)으로 연분홍 애심을 선보였다.

한국가곡연구회 제55회 정기연주회 출연자들이 손을 맞잡고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문기의 포토랜드


이안삼 작곡가와 깊은 인연을 이어온 테너 두 사람은 지난 2020년 8월 별세한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그의 대표곡을 노래했다. 이현은 ‘어느날 내게 사랑이’(다빈 시)와 ‘물한리 만추’(황여정 시)에서 격정적인 보이스를 뽐냈으며, 이재욱은 탱고 리듬이 살짝 가미된 클래팝 계열의 ‘금빛 날개’(전경애 시)로 흥을 돋웠다.

바리톤은 그윽한 매력이 장점이다. 남완은 최근에 작곡된 ‘당신 곁에 머물 수 있다면’(서영순 시·김성희 곡)과 민요 장단이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뱃노래’(석호 시· 조두남 곡)를, 송기창은 애잔함이 잔잔하게 번지는 ‘시절 잃은 세월에’(고영복 시·이안삼 곡)와 대중가요 느낌의 ‘님 마중’(이명숙 시·한성훈 곡)을, 김보람은 박경리 작가에 대한 흠모의 마음을 담은 ‘여름 보름밤의 서신’(한상완 시·이안삼 곡)과 못잊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한 ‘가고파’(이은상 시·김동진 곡)를 노래했다.

이윤숙과 이재욱은 부부의 지극한 사랑을 표현한 ‘연리지 사랑’(서영순 시·이안삼 곡)을 듀엣으로 선보였고, 임청화·정선화·이윤숙·박현옥·박선영·박상희의 식스 소프라노는 ‘남촌’(김동환 시·김규환 곡)으로 멋진 하모니를 연출했다.

앙코르 곡으로는 어버이날을 맞아 ‘어머니의 마음’(양주동 시·이흥렬 곡)을 관객들과 합창해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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