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엣눙크! 페스티벌’ 올해도 혁신! 또 혁신!...일곱차례 메인행사

8월 16일~9월 6일 진행...‘스트라디바리우스 코벳 콜렉션’ NFT 제작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6.14 15:38 의견 0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힉엣눙크! 페스티벌’이 오는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총 7개의 메인 행사와 1개의 사전 이벤가 열린다. 사진은 ‘힉엣눙크’의 핵심인 세종솔리이스츠. Ⓒ힉엣눙크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힉 엣 눙크(Hic et Nunc)’는 ‘여기 그리고 지금(Here and Now)’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다. 해마다 여름 시즌에 열리는 ‘힉엣눙크! 페스티벌’은 비정형성(非定型性)을 특징으로 하는 차별화된 클래식 음악 축제다.

클래식 음악이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꾸준히 해석의 역사를 써가고 있지만, 현재도 지속적으로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며 창작의 역사도 쓰고 있다. 일 년에 한 번 그 현장을 응축해서 담아내는 것이 ‘힉엣눙크! 페스티벌’의 비전이자 미션이다.

그러므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신곡 초연과 과감한 창작의 현장을 그대로 들여오기도 하고, 젊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음악가를 자신 있게 뽑아서 추천하며, 고전 음악을 주제로 테크놀로지와 타 장르 예술이 결합하는 현장을 발굴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무정형성과 무경계성은 ‘힉엑눙크!’를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자 다른 수많은 음악 축제들과 구분 짓는 확실한 태그다.

‘힉엣눙크! 페스티벌’은 현대음악제를 표방하지는 않으나 창작의 역사에 늘 주목하는 음악 축제다. 아울러 수백년동안 내려오는 고전음악을 21세기의 환경에서 새롭게 조망하는 선구자적인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힉엣눙크! 페스티벌’이 오는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총 7개의 메인 행사와 1개의 사전 이벤가 열린다. 사진은 ‘힉엣눙크’ 강경원 총감독. Ⓒ힉엣눙크


‘힉엣눙크!’ 탄생의 이면에는 한국 클래식 음악 앙상블의 시초가 된 ‘세종솔로이스츠’라는 탁월한 역량의 단체를 만들고 온화한 리더십으로 이끌어 온 세종솔로이츠스의 예술감독 강효와 ‘힉엣눙크! 페스티벌’의 총감독 강경원이 있다.

두 사람은 모든 문화적 역량이 서울에 집중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비서울권 음악 축제를 론칭하고 일군 주인공들이다. ‘평창대관령음악제’를 2004년 탄생시키고 2010년까지 이끌면서 문화 선진국들의 음악 축제 모델을 완벽하게 한국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클래식 음악의 오래된 산실 줄리어드 음대와 명문학교인 예일 음악대학에서 강효 감독이 지도자로 쌓은 명성은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언급이 필요 없을 정도다. 1994년 탄생한 세종솔로이스츠는 이미 배출된 인재들의 면면만으로도 탁월한 안목과 감각이 검증된 바 있다. 세종솔로이스츠와 평창대관령음악제를 리딩한 강경원 감독이 가진 새로운 패러다임의 비전을 녹여낸 음악 축제가 바로 ‘힉엣눙크! 페스티벌’이다.

2022년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힉엣눙크!’는 오는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총 7개의 메인 행사와 1개의 사전 이벤트(6월 20일 뉴욕 ‘NYC NFT 페어’ 참여)로 이루어져 있다. 롯데콘서트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일신홀, 서울대학교 등지에서 열린다.

그 시작은 8월 16일(오후 7시 30분 일신홀) 비올리스트 이화윤의 리사이틀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여성들의 목소리’다. 전설적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베트 비올라 콩쿠르 최연소 우승에 빛나는 이화윤의 독주회로, 비올라라는 악기의 잠재된 가능성을 제시하는 ‘영 비르투오조’ 시리즈다.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반주를 맡는다.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진은숙, 레라 아우어바흐 등 여성 작곡가들의 곡으로만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다양성이 최고의 화두로 떠오른 21세기는 여성의 힘과 마이너리티에 대한 존중 등이 예술가들이 그 어떤 때보다 강하게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로 간주되고 있다. 이 리사이틀을 첫 프로그램으로 택한 이면에는 이런 배경이 담겨져 있다.

8월 22일(오후 7시 30분 일신홀) 두 번째 공연은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주제로 맛있는 음식, 한국의 문화라는 흥미로운 테마를 엮어보았다. 소프라노 이윤아와 피아니스트 나경은이 출연한다. 미국 주류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던 한국계 작곡가 얼 킴의 후계자이자 피아니스트이기도 폴 살레니가 작곡한 ‘한국인의 밥상’ ‘건강한 밥상’이라는 두 작품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인다. 이 두 곡은 이해인 수녀와 안도현 시인의 작품에 선율을 입힌 성악곡이다. 폴 살레리가 만든 한국을 주제로 한 또 하나의 작품 ‘한국 연가’도 세계 초연된다. 그 외에 윤이상, 로시니, 번스타인 등 음식과 한국 문화에 관련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전통적으로 남성 피아니스트들의 약진이 이어지는 세계 음악계 속에서 그 존재감을 쌓아가고 있는 당찬 피아니스트 임주희는 ‘영 비르투오조’의 두 번째 프로그램을 꾸민다. 8월 29일(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펼쳐지는 임주희의 리사이틀 ‘밤과 꿈’의 프로그램은 오는 10월 6일 카네기홀에서 펼쳐질 뉴욕 데뷔 무대와 동일하며 미국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는 중요 무대의 전초전이 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의 생생한 현장을 들여오기도 하지만 역으로 한국의 음악가를 메이저 무대에 소개하는 ‘힉엣눙크!’의 역할이 보이는 대목이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힉엣눙크! 페스티벌’이 오는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총 7개의 메인 행사와 1개의 사전 이벤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힉엣눙크’ 공연 모습. Ⓒ힉엣눙크


이어지는 8월 31일(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의 갈라콘서트는 단연코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축제를 움직이는 중심인 세종솔로이스츠가 그래미 노미네이션에 빛나는 바이올리니스트 필립 퀸트, 뉴욕 필하모닉의 악장 프랭크 황, 그래미 수상 첼리스트인 사라 산암브로지오를 만난다. 혁신과 전통이라는 키워드 면에서 가장 잘 닿아있는 세종솔로이스츠의 역량과 협업하는 솔리스트들의 탁월함이 만나 ‘갈라’라는 화려함에 부합하는 공연이 될 것이다.

9월 4일(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의 공연은 또 다른 현존하는 작곡가를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다. 워싱턴 포스트가 뽑은 ‘20세기의 위대한 여성 작곡가’ 리스트에 진은숙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린 레라 아우어바흐. ‘아우어바흐가 연주하는 아우어바흐’라는 이 음악회는 아우어바흐의 작품을 만나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피아니스트로서 아우어바흐의 연주도 들을 수 있다. 그동안 기돈 크레머, 엠마누엘 파위 등 한국을 내한하는 수많은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입에서 계속 들을 수 있었던 이름, 그 명성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공연장에서 이어지던 페스티벌은 9월 6일 무대를 서울대학교 미술관으로 옮긴다. ‘STUDIO2021’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의 현대음악 시리즈로 2003년에 시작돼 유명 음악가 초청 강연, 마스터클래스, 워크숍, 포럼 등으로 형식과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행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6일 공연은 2021-2022년 ‘STUDIO2021’의 상주 앙상블인 세종솔로이츠스의 현대음악 연주로 이뤄진다. 무료 행사며 사전 등록을 통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혁신은 ‘힉엣눙크!’의 핵심 가치며 예술에 새로운 기술을 결합하는 시도는 이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제4회 힉엣눙크!’는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최초로 아티스트의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모색은 2022년엔 NFT(Non-Fungible Token) 개발로 이어진다.

세종솔로이스츠는 AI 네트워크와 파트너로 NFT를 제작, 8월 ‘힉엣눙크! 페스티벌’ 기간 중 출시한다.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코벳 콜렉션(The Stradivarius violin Cobbett collection)’ NFT는 클래식 음악과 명악기를 프리미엄 디지털 아트로 만든 세계 최초의 시도다.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카프리스’를 세종솔로이스츠 단원인 스티븐 김이 1683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인 ‘코벳’으로 녹음, 악기의 3D 이미지와 오리지널 음원으로 구성된 디지털 아트를 페스티벌 공연 티켓과 패키지로 묶어 NFT로 판매한다.

이에 앞서 6월 20일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NFT 행사인 NFT NYC에서 첫 컬렉션을 출시, ‘오픈씨’에서 판매한다. 악기의 오리지널 이미지 외에도 31개의 NFT는 장승효, 원상은 디지털 아티스트와 콜라보로, 94개는 AI 프로그램으로 생성된 이미지에 새로 녹음한 바하의 ‘샤콘느’ 음원을 넣어 제작했다. 세종솔로이스츠와 블록체인 ‘AI 네트워크’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의 작곡 솔루션 개발사인 ‘포자랩스’가 함께 개발했다. 세종솔로이스츠는 지속적으로 NFT를 발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몇 개의 AI 블록체인 회사들과 함께 ‘NFT 클래식스 소사이어티’를 출범했다.

2022년 ‘제5회 힉엣눙크! 페스티벌’은 7개의 행사 외에도 내한하는 연주자들의 마스터클래스,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로 혜성여자고등학교, 선덕원(보육원) 등을 방문한다. ‘힉엣눙크! 페스티벌’의 티켓은 인터파크티켓과 롯데콘서트홀, 예술의전당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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