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근의 가곡 13곡 ‘뮤지컬 첫사랑’으로 온다...9월 단 사흘만 데이트

1004석 대극장 변신 마포아트센터 재개관 기념 공연
대학로 히트콤비 오세혁·이진욱 ‘또하나의 걸작’ 예고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7.28 14:11 의견 0
뮤지컬 ‘첫사랑’ 출연자와 제작진이 지난 7월 18일 첫 상견례를 하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송제용 프로듀서, 오세혁 작가·연출, 이진욱 음악감독, 김효근 작곡가·예술감독. Ⓒ마포문화재단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김효근 작곡가의 가곡 13곡이 ‘첫사랑’으로 온다. 대학로의 히트 콤비인 오세혁 작가·연출과 이진욱 음악감독은 한국 가곡을 뮤지컬로 업그레이드해 1004석 대극장으로 변신한 마포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실력파 배우 윤영석, 조순창, 김지훈, 변희상, 양지원 등이 못잊을 초연의 감동을 선보인다.

마포문화재단은 오는 9월 2일부터 4일까지 마포아트센터 재개관 기념으로 뮤지컬 ‘첫사랑’을 공연한다. 마포문화재단 창립 이래 최초로 도전하는 제작 뮤지컬이자, 2년간의 리모델링을 통해 대극장으로 탈바꿈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선보이는 첫 뮤지컬이다, 단 3일 동안만 열린다.

국내 최초 한국가곡을 소재로 하는 창작 뮤지컬 ‘첫사랑’은 가곡은 고리타분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뮤지컬의 재미를 더한 새로운 작품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설레는 첫사랑의 기억을 가곡의 서정적인 시어와 아름다운 선율로 담아낸다.

특히 이번 공연은 세월호 추모곡으로 유명한 ‘내 영혼 바람되어’의 작곡가 김효근의 아트팝 가곡들로 뮤지컬 넘버를 구성했다. 지난 7년간 11개 초연 작품을 함께 제작해온 대학로 브로맨스 콤비 오세혁 작가·연출과 이진욱 음악감독이 환상의 호흡으로 창작 기량을 펼친다.

또한 모든 배역이 가곡을 불러야하는 작품인 만큼 탄탄한 가창력과 뛰어나 연기력을 겸비한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오페라의 유령’의 초대 팬텀 역을 맡았던 윤영석과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부터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까지 종횡무진 장르를 넘나드는 조순창이 함께한다. 일본 ‘극단 사계’ 출신 변희상과 뮤지컬 ‘빨래’에서 솔롱고 역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지훈, 그룹 ‘스피카’ 멤버에서 뮤지컬 배우로 완벽 변신한 양지원 등이 합류해 최고의 무대를 펼친다.

마포문화재단은 스타 마케팅 중심의 대형 뮤지컬이 주를 이루는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순수한 아름다움과 담백한 매력을 지닌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2년간의 사전 제작기간을 거쳤다.

마포문화재단 송제용 대표는 “국내 전체 공연시장 매출의 약 78%를 차지할 정도로 뮤지컬 시장은 가장 대중적인 공연예술 장르다. 이러한 뮤지컬 시장에서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가곡의 매력을 재조명하는 것은 문화적 다양성이라는 공공의 가치를 고민하는 문화재단 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이다. 뮤지컬 ‘첫사랑’이 획일화 되어가는 4000억 규모 상업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관객에게 정서적 위로와 치유의 감동을 전하는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가곡 대중화를 이끈 작곡가 김효근의 아트팝이 뮤지컬로 재탄생

‘현재의 태경’역을 맡은 김지훈 배우와 ‘선우’ 역을 맡은 양지원 배우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마포문화재단


1970~80년대 가곡의 전성기 시절에는 9시 뉴스 전에 가곡 뮤직비디오가 방영되고, MBC 대학가곡제를 개최하는 등 한국가곡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서정적인 시어에 아름다운 선율을 더해 만든 가곡은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국민의 일상과 삶의 애환을 위로하는 ‘친구’였다.

마포문화재단은 한국가곡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2018년부터 매년 한국가곡 공연을 기획해오며 관객층 발굴에 앞장서 왔다. 올해는 4월부터 10월까지 6회에 걸쳐 한국가곡 100년사를 담은 ‘한국가곡 세기의 콘서트’ 릴레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뮤지컬 ‘첫사랑’ 제작 또한 한국가곡의 아름다움을 관객에게 가장 대중적인 방식으로 선보이기 위한 재단의 새로운 시도다.

특히 이번 작품은 작곡가 김효근의 명곡들로 작품을 구성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곡 ‘내 영혼 바람되어’, 아내에게 청혼하기 위해 만든 러브송 ‘첫사랑’, 제1회 MBC 대학가곡제 대상 수상작 ‘눈’, 러시아의 국민 시인 푸시킨의 시를 직접 번역해 만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김효근의 명곡 13곡이 작품을 관통하는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한다.

김효근은 기존 한국가곡의 예술성(art)에 대중성(pop)을 가미한 ‘아트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며 가곡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작곡가다. 현재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 경제학과 및 동대학원 경영학 석사, 미국 피츠버그대학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교 3학년 재학 당시 1981년 제1회 MBC 대학가곡제에서 ‘눈’으로 대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으며, 다수의 앨범을 발매했다.

◇ 대학로 브로맨스 콤비 오세혁 연출·이진욱 음악감독 의기투합

‘현재의 태경’ 역을 맡은 배우 조순창과 윤영석. Ⓒ마포문화재단


제작진도 초특급이다. 대학로 브로맨스 콤비 오세혁 작가·연출과 이진욱 음악감독이 이번 작품에 합류해 또 하나의 걸작 탄생을 예고한다. 두 사람은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연극 ‘보도지침’,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연극 ‘초선의원’ 등 7년간 함께 올린 초연 공연만 해도 11개 작품에 달한다.

2016년 오세혁 연출의 첫 뮤지컬 연출작이자 높은 작품성으로 호평을 이끌어낸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두 사람이 함께한 작품 수를 생각하면 7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해왔다.

오세혁 작가·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때로는 신비롭게, 때로는 낯설게, 때로는 뭉클하게 다가오는 다시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었던 첫사랑의 감정을 무대 위에 그려 내겠다”고 밝혔다.

편곡과 음악감독을 맡은 이진욱은 “가곡 본래의 매력을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맞게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그 당시의 음악이 잘 들리게끔 과하게 포장하기보다는 곡마다 가장 어울리는 지점을 찾아 모든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담담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특히 이번 뮤지컬이 MZ세대에게는 지금껏 익숙하게 향유해 온 문화와는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뮤지컬은 음악의 힘이 큰 장르인 만큼, 무대 위에서 순수예술인 가곡이 가장 대중적인 공연예술 장르인 뮤지컬 음악으로 어떻게 변신할지가 이번 초연의 핵심 감상 포인트다.

◇ 초연의 감동을 선보일 연기·가창력을 겸비한 보석 같은 배우들

‘과거의 태경’ 역을 맡은 배우 김지훈, 배우 변희상, ‘선우’ 역을 맡은 배우 양지원. Ⓒ마포문화재단


가장 순수하고 열정 넘치던 첫사랑 이야기를 연기할 주역으로 윤영석, 조순창, 김지훈, 변희상, 양지원 배우가 합류해 다시없을 초연의 감동을 선물한다.

뮤지컬 ‘첫사랑’은 명망 있는 사진작가이자 인기 유튜버인 ‘현재의 태경’이 우연한 계기로 90년대 명동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학보사 기자인 ‘과거의 태경’과 세계인이 모이는 이탈리아 국제음악제 무대에 서는 꿈을 가진 ‘선우’를 만나 기억 속 아련히 남아있던 한 곡의 노래를 떠올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의 태경’ 역에는 ‘오페라의 유령’의 초대 팬텀이자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윤영석과 ‘노트르담 드 파리’ 국내 1대 콰지모토이자 최근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명연기로 대중적인 호평을 받은 조순창이 출연해 작품의 중심을 잡아준다.

윤영석은 “50대인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찾기가 굉장히 힘든데, 태경은 저에게 딱 맞는 역할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조순창은 “대본에 홀딱 반했다. 무대와 멀어졌던 2년여의 공백을 뛰어 넘어 이번 작품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과거의 태경’ 역에는 tvN 방송프로그램 ‘더블캐스팅’에서 배우 차지연, 엄기준, 마이클 리의 눈물샘을 터트린 떠오르는 신예 김지훈과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극단이자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극단 사계’ 생활을 정리하고 모국어로 대극장 주연에 도전하기 위해 돌아온 변희상이 맡아 각자의 색깔로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성악을 전공한 김지훈은 최근 뮤지컬 ‘빨래’에서 솔롱고 역과 ‘웨딩플레이어’에서 유지원 역을 맡아 주연배우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특히 1인극인 ‘웨딩플레이어’에서는 90분 간 홀로 극을 이끌어나가며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과 배우로서의 힘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변희상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의 소유자로 뮤지컬 ‘레베카’, 연극 ‘까사 발렌티나’, ‘삼성증권’ 광고 등 뮤지컬은 물론 연극, 드라마, 방송, 광고까지 섭렵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여주인공 선우 역에 그룹 ‘스피카’ 멤버에서 노래, 연기, 외모를 모두 갖춘 뮤지컬 배우로 완벽 변신한 양지원이 합류해 국민 첫사랑의 면모를 뽐낸다. 양지원은 매력적인 마스크와 실력으로 최근에는 뮤지컬 ‘포미니츠’에서 크리거의 연인 한나를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앙상블 배우 12명의 하모니가 뮤지컬의 깊이를 더한다.

지난 7월 18일 첫 상견례를 마친 뮤지컬 ‘첫사랑’은 60여명의 배우·창작·제작진들이 7주간의 집중 연습과 무대 셋업, 리허설을 거쳐 9월 첫 관객을 만난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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