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못만나 속상...올해는 꼭 공연” 두달만에 성사된 안드라스 쉬프 독주회

11월6일 롯데콘서트홀서 4년만의 내한 리사이틀
바흐·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 등 다양한 곡 선사

김일환 기자 승인 2022.09.28 17:01 | 최종 수정 2022.10.28 09:46 의견 0
‘피아니스트들의 교본’ ‘한국인이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오는 11월 6일과 10일 두차례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 정책과 함께 공연계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클래식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완벽을 넘어 신의 영역을 들려주는 피아노의 거장 안드라스 쉬프가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이번 무대는 지난해 급작스럽게 취소된 만남을 꼭 이루고자 한 안드라스 쉬프의 강한 의지로 열리게 됐다. 공연을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극적으로 성사됐다.

‘피아니스트들의 교본’ ‘한국인이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의 4년 만의 내한공연이 오는 11월 6일(일)과 10일(목) 롯데콘서트홀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안드라스 쉬프 피아노 리사이틀’은 랑랑, 크리스티안 짐머만, 유자 왕, 당 타이 손 등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와 함께하는 마스트미디어 ‘2022 더 그레이트 피아니스트 시리즈(2022 The Great Pianists Series)’로 진행된다.

● 완벽을 넘어선 성역(聖域)...안드라스 쉬프 4년 만의 한국 리사이틀

‘피아니스트들의 교본’ ‘한국인이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오는 11월 6일과 10일 두차례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바흐 해석의 권위자’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 그에게 따라붙는 이런 화려한 수식어들은 단 한 번의 그의 실연 앞에서 무력해질 뿐이다. 올해로 69세를 맞이한 쉬프는 오늘도 가장 활발히 BBC 프롬스 등 세계 클래식계 중요 무대들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그 긴 세월 탐닉해온 음악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이를 대중에 전달하는 능력은, 그를 음악학자인지 음악가인지 규정 짓기 어렵게 한다.

마치 해박한 교수의 명 강의처럼 쉬프는 해당하는 사조와 작곡가의 모든 것을 담아내면서도 여전히 하나의 노래로 전달한다. 어떻게 보이는지 외적인 면이 더 중요해져만 가는 상업화된 클래식 시장 속에서도 그는 독보적인 진실성과 성숙함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쉬프는 그간 여러 차례의 내한공연을 통해 꾸준히 국내 팬들에게 최고의 음악을 선사했다. 2008년 첫 내한에서 바흐와 슈만, 베토벤 등 자신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2011년에는 그만의 완벽한 통찰력으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들려주며 ‘베토벤 해석의 최고 권위자’라는 명성을 스스로 증명했다.

또한 2014년에는 슈만과 멘델스존을 통해 광대한 낭만음악의 세계를 뚜렷하게 각인시켜 주었고, 2016년에는 바흐 작품으로만 이루어진 프로그램으로 ‘바흐 스페셜리스트’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2018년에는 바흐-베토벤-멘델스존-브람스까지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독일 작곡가들의 작품으로만 구성된 무대를 선보였다.

화려함보다는 음악의 정수를 택하는 그의 내한공연은 언제나 이어지는 호평 가운데 ‘믿고 가는 안드라스 쉬프’라는 강렬한 팬덤을 형성하며 매진사례로 이어진다. 4년 만에 이루어지는 이번 내한 리사이틀에서 그는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에 이르는 고전 음악을 중심으로 한 레퍼토리들을 선보인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음악적 정도(正道)를 걷는 그 이기에, 4년 만에 다시 만나는 이번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다.

● 정명훈·김선욱·조성진...소중히 이어가는 한국의 음악가들과의 인연

‘피아니스트들의 교본’ ‘한국인이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오는 11월 6일과 10일 두차례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지휘자와 교육자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쉬프는 한국 아티스트들과 깊은 인연을 쌓아가고 있다. 무려 48년 전 차이콥스키 콩쿠르 결선에서 만났던 피아니스트 정명훈과는 치열한 경쟁 이후 돈독한 형제애를 쌓아가고 있고, 2008년 마스터클래스로 만난 피아니스트 김선욱을 그 자리에서 바로 루체른 페스티벌로 초대한 바 있다. 이외에도 조성진, 문지영, 김수연 등 한국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이 그와 마스터클래스로 만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이어오고 있 쉬프가 이번 내한에서는 또 어떠한 연주적 경험으로 한국 관객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가 크다. 정확하고 세밀한 분석, 명징한 터치, 투명한 빛깔의 음색으로 오늘도 관중들에게 무한한 감동과 음악을 읽는 새로운 눈과 귀를 선사하고 있는 쉬프. 11월을 시작하는 깊은 가을밤, 또 한 번 완벽한 피아노의 시간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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