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유럽에서 새로운 공연장을 건설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에 세계 최고의 건축가가 설계한 이토록 아름다운 공연장이 서울에 지어졌다는 것에 질투가 난다.”
서울의 새로운 문화예술 랜드마크가 될 ‘LG아트센터 서울’이 13일(목) 공식 개관한다, 오프닝 무대에 서는 세계적 지휘자 사이먼 래틀은 12일 “이 엑설런트한 공연장 탄생의 순간을 함께하는 우리에게도, 서울의 관객에게도 행운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LG아트센터 서울은 강남구 역삼동에서 22년간 운영한 LG아트센터를 마곡지구로 이전해 새롭게 건립한 공연장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했다.
13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LG SIGNATURE 홀’과 가변형 블랙박스 ‘U+스테이지’ 등 2개의 공연장과 리허설룸, 예술교육 시설 및 다양한 F&B까지 보유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건설됐다. 또한 마곡지구의 중심인 서울식물원 입구에 위치해 풍부한 자연 환경을 함께 누릴 수 있다.
LG아트센터 서울의 개관 공연은 13일 LG SIGNATURE 홀에서 펼쳐지는 ‘사이먼 래틀 &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한다. LG아트센터는 ‘초대권 없는 공연장’이라는 운영 원칙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별도의 개관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모든 좌석을 일반 판매해 수입금 전액을 기부, 공연예술계 신진 아티스트 활동에 지원한다. 지난 9월 1일 판매를 시작한 개관 공연 티켓은 오픈 40초 만에 전석 매진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는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교향곡 7번’ 등 다채로운 작품을 연주한다. 조성진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연주하며 24개의 변주가 진행되는 동안 화려한 테크닉을 선보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역삼 LG아트센터에서 2011년 관객들을 만났던 좋은 기억이 있다”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축하드리고 좋은 공연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 ‘수리남’ ‘오징어 게임’ 박해수 배우의 목소리로 만나는 셀프 오디오 투어
LG아트센터 서울은 개관과 함께 공연 외에도 방문객들이 공연장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들도 추가로 공개했다.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LG아트센터 서울의 건축 요소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셀프 ‘건축 오디오 투어’, 건물 전체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 ‘136’,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는 설치 미술 작품 ‘메도우’ ‘포그 캐논’ ‘ARK 23.5’ 등이다.
‘건축 오디오 투어’는 현대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LG아트센터 서울의 건축 요소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튜브’ ‘게이트 아크’ ‘스텝 아트리움’ 등 주요 건축 스팟 8곳에 오디오 투어를 위한 QR코드가 설치돼 있고, 방문객들이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바로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 배윤경 건축 칼럼니스트가 참여했고, ‘오징어 게임’ ‘수리남’의 주역 배우이자 LG아트센터 기획공연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에 출연했던 배우 박해수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또한 2층에 설치된 ‘아트 라운지’에서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스케치와 건축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LG아트센터 서울의 건설 과정을 담은 건축 다큐멘터리도 만나볼 수 있다.
● LG아트센터 서울만의 특별한 향기 ‘136’
LG아트센터 서울을 방문하면 건물 전체에서 은은한 향기를 맡을 수 있다. LG아트센터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객들에게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더욱 확대하기위해 LG생활건강 센베리 퍼퓸하우스와 함께 향기 ‘136’을 개발했다.
LG아트센터 서울 건축의 가장 특징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튜브’에서 영감을 얻어 ‘무한하고 새로운 세상으로의 이동’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튜브에 들어서면 공간을 감싸 안는 듯한 우디 향, 따뜻한 스파이시 향 그리고 상큼한 시트러스 향을 느낄 수 있다.
● 공연장 곳곳에 위치한 색다른 설치 미술 작품들
LG아트센터 서울에서는 시선을 사로잡는 설치 미술 작품 3점을 감상할 수 있다. 공항철도 및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에서 LG아트센터 서울로 진입한 관객들은 네덜란드 작가 그룹 ‘스튜디오 드리프트’의 ‘메도우(MEODW)’를 만나게 된다. 스텝 아트리움의 지하 2층부터 지하 1층 사이 천장에 설치된 이 작품은 화려한 스무 송이의 꽃 모양 조형물이 위아래로 움직이고 피어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꽃들은 LG상록재단의 ‘화담숲’에서 자라고 있는 7종의 우리나라 토종 꽃(미선나무, 진달래, 탐라산수국, 꽃창포, 남산제비꽃, 두베부추, 섬기린초)의 컬러를 반영했다.
‘튜브’에서는 영국의 작가 그룹 ‘스튜디오 스와인’의 ‘포그 캐논(Fog Cannon)’을 만날 수 있다. 튜브의 브릿지에 설치된 8개의 캐논이 공연 전후로 도넛 모양의 하얀색 증기 고리를 뿜어낸다. 이 고리들은 튜브 위를 떠다니다 사라지고, 서로 부딪치며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예술이 우리 삶에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표현했다.
또 LG아트센터 서울의 북측 입구에서는 미디어아트 ‘ARK 23.5’을 만날 수 있다.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이남 작가가 지구 자전축 23.5도에 영감을 얻어 시간을 초월하여 인간과 기술, 인류와 우주가 하나를 이루는 공존의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이다. ‘빛을 채우다’ ‘빛을 지나서’ ‘빛을 넘어’라는 3편의 미디어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빛의 패턴으로 변화시켜, 초현실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에너지의 흐름을 표현했다. 거대한 OLED 화면 위에 수 만개의 빛들이 탄생하고 움직이는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 이보 반 호브 “하루 빨리 찾아가고 싶은 최첨단의 공연장”
한편 LG아트센터 서울은 개관을 기념하여 전 세계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보내 온 축하 메시지를 공개했다.
인터내셔널 씨어터 암스테르담(ITA)의 예술감독 이보 반 호브는 “서울에 이렇게 새로운 최첨단의 극장이 지어지게 된 것을 축하하며, 하루 빨리 서울을 찾아갈 날을 기대한다”고 전했으며, 엑스 마키나의 예술감독 로베르 르빠주는 “과거 LG아트센터에서 공연했을 때 관객들의 연령대가 굉장히 젊었던 것이 놀라웠으며 공연장의 희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럽의 명문 공연장 떼아트르 드 라 빌의 프로그래머 끌레어 베를레는 “지난 시간동안 LG아트센터와 공동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즐거웠으며 앞으로도 계속 협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LG아트센터 서울은 강남구 역삼동에서 22년간 운영하며 쌓아온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전 세계의 수준 높은 공연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확장된 공간을 바탕으로 국내외의 실험적인 프로그램들도 폭넓게 소개할 예정이다.
● 인간과 자연, 건축과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문화 예술 랜드마크
13일 공식 개관하는 LG아트센터 서울은 12월 18일까지 15편의 공연으로 구성된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이날치, 이자람, 이은결, 김설진, 김재덕, 박정현, 박주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선우예권, 클라라 주미 강 등 한국 공연예술의 현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무대와 아크람 칸, 요안 부르주아, 알 디 메올라, 파보 예르비 & 도이치캄머필하모닉 등 동시대 우수 해외 공연, 그리고 ‘다크필드 3부작’ ‘Club ARC’ ‘내게 빛나는 모든 것’ 등 새로운 관객 경험을 선사할 공연들이 펼쳐진다. 개관 페스티벌 15편의 공연 중 ‘알 디 메올라 재즈 트리오’ 등 5편의 공연이 이미 전석 매진되는 등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서울시립교향악단, 국립현대무용단, 정림건축문화재단과 등 3개 기관과 업무 협약(MOU)을 맺고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이며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오픈 당일 모두 매진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LG아트센터 이현정 센터장은 “LG아트센터 서울은 예술과 과학, 자연과 시민이 교류하고, 공연예술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예술 랜드마크다”라며 “서울 시민의 자부심이 되고, 전 세계의 아티스트가 동경하는 세계적인 공연장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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