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의 한국인 최초 우승자 선우예권이 새 앨범 ‘라흐마니노프, 리플렉션’을 발매하고 전국 투어에 나선다. ⓒ유니버설코리아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연주회장에서 녹음할 때는 좀 더 여유롭지만 스튜디오에서는 완벽함을 추구합니다. 스튜디오에서는 연주를 시작했다가 멈출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다른 방식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가 주는 자유도 있죠.”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의 한국인 최초 우승자 선우예권이 라흐마니노프로 돌아온다. 유니버설뮤직 산하 레이블 데카를 통해 3년 만에 새 스튜디오 앨범 ‘라흐마니노프, 리플렉션’을 오는 12일 발매한다.

2020년 선보인 데카 첫 스튜디오 앨범 ‘모차르트’에 이은 두 번째 녹음집이다. 반 클라이번 우승을 안겨준 작곡가이자 올해로 탄생 150주년을 맞은 라흐마니노프의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그는 이번 앨범에 가장 라흐마니노프다운 작품을 담고자 했다.

라흐마니노프가 남긴 단 두 개의 변주곡인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Op.42)’ ‘쇼팽 주제에 의한 변주곡(Op.22)’부터 로맨틱한 선율로 널리 사랑받는 ‘첼로 소나타 g단조( Op.19) 3악장 안단테’,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편곡한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 ‘모스크바의 종’이라는 부제로 유명한 ‘전주곡(Op.3) 중 2번’ 등을 포함해 모두 6개의 작품을 담았다. 다양한 작곡가의 음악을 인용하면서도 라흐마니노프 고유의 색채를 만나볼 수 있는 음반이다.

선우예권은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에 대해 “이 작품을 제대로 배운 건 18세 때다. 일종의 거리감, 외로움, 그리움, 소망을 담고 있는 곡이다. 이 모든 감정이 라흐마니노프의 확고한 형식을 통해 전달된다. 도입부 주제부터 마지막까지 한 호흡으로 움직인다. 리듬을 구축하는 방식은 복잡하지만 짜릿한 전율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주회에 자주 연주되지 않는 작품인 쇼팽 변주곡에 대해선 “코렐리 변주곡보다 길고 컴팩트하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라며 “라흐마니노프는 훌륭한 피아니스트였고, 자신의 엄청난 손가락 길이에 맞게 작곡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작품은 내 손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일단 음을 연주하면 각 변주곡이 지닌 풍성한 캐릭터가 드러나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선우예권은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해 9월 23일부터 10월 20일까지 총 11회에 걸쳐 전국 리사이틀 투어를 진행한다. 이번 공연을 통해 선우예권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라흐마니노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을 기념하기 위해 1962년 창설됐다. 냉전이 한창이던 시대에 국가와 정치를 초월한 예술적 교류를 지속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미국 최고 권위의 피아노 경연대회로 선우예권은 2017년 제15회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인 최초 우승자로 기록됐다.

이 외에도 그는 2015년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 2014년 방돔 프라이즈(베르비에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1위 수상으로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2013년 센다이 음악 콩쿠르 1위, 2012년 윌리엄 카펠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플로리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등 무려 8회에 달하는 국제 콩쿠르에 입상했다. 이는 한국인 피아니스트 중 최다 국제 콩쿠르 우승 기록이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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