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0회 이내만 연주하는 짐머만...내년 1월 서울서 두번 피아노 터치

‘건반 위의 완벽주의자’ 2022년 이어 다시 감동 공연
​​​​​​​단 하나의 소음도 허용하지 않는 고요 속 연주 기대

박정옥 기자 승인 2023.09.20 17:46 | 최종 수정 2023.09.20 17:48 의견 0
‘건반 위의 완벽주의자’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2022년에 이어 내년에 서울에서 두차례 감동 리사이틀을 펼친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살아있는 전설’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돌아온다. 내년 1월, 한 해의 시작과 함께 이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리사이틀이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연간 50회 이내로 엄격하게 공연 횟수를 ‘셀프 제한’하는 짐머만이 한국 관객에게 두 번 인사(1월 3일·5일)하는 것. 2022년 내한 공연에서 독보적인 터치와 완벽하게 안정적인 연주로 극찬을 받은 짐머만이 새롭게 선사하는 레퍼토리는 무엇일지 벌써부터 애호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 출신의 짐머만은 피아니스트 아버지의 영향으로 5세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남다른 재능을 발전시켰다. 음악이 가득한 환경에서 유년기를 보내온 그는 자연스럽게 음악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열여덟 살이 되던 해,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해 당시 최연소지만 누구보다 완성도 높은 연주와 독보적인 실력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우승과 더불어 마주르카상, 폴로네즈상 등 주요상까지 휩쓸며 새로운 천재 피아니스트의 탄생을 알렸다. 이는 세계적인 주목으로 이어져 클라우디오 아바도, 레너드 번스타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 저명한 지휘자들과 함께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등 최정상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서의 명성과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이후 진행된 수차례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통해 많은 쇼팽 스페셜리스트와 신흥 강자가 나왔으나 짐머만은 현재까지도 쇼팽 작품 해석에 있어 변하지 않는 최고 연주자로 거론되며 ‘쇼팽 음악의 교과서’로도 불린다. 또한 쇼팽뿐만이 아닌 리스트, 드뷔시 등 서로 매우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도 짐머만이 가진 테크닉적 노련함과 우아한 타건으로 폭넓게 소화하며 모든 음악에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한다.

‘건반 위의 완벽주의자’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2022년에 이어 내년에 서울에서 두차례 감동 리사이틀을 펼친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유연한 감정의 조절과 아름다운 음색으로 수십년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그는 2019년 BBC매거진에서 발표한 역사상 최고의 피아니스트 순위에서도 무려 11위에 오르며 남다른 위상을 입증했다.

짐머만의 공연과 관련한 일화들에는 유독 개인 피아노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이는 해외 투어를 포함한 모든 공연에 본인이 소유한 피아노로 연주하기 때문인데, ‘피아노가 가진 개별적인 특성은 연주자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는 그의 피아노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가 큰 혼돈에 빠졌던 시기, 짐머만은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녹음을 앞두고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 그는 피아노와 떨어진 편안한 공간에서 격리를 하는 것이 아닌 피아노와 함께 있기 위해 악기가 실린 밴에서 잠을 청했다고 한다.

피아노를 생각하는 마음에 있어 누구보다도 진심이 느껴지는 연주자인만큼, 그의 음악에서는 순수성이 돋보이며, 작품에 독특함을 첨가하기보다는 음악적 구조의 틀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추가적인 해석을 덧붙이기 보다는 음악 자체에서 드러나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더욱 풍부하게 구현해낸다.

‘건반 위의 완벽주의자’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2022년에 이어 내년에 서울에서 두차례 감동 리사이틀을 펼친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2022년 내한 공연 당시,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서울에서만 무려 3회의 공연을 모두 전석 매진시킨 짐머만. 7일 동안의 자가격리를 기꺼이 감내하고 연 콘서트였기에 더욱 값졌다. 공연장의 카메라도 가리고 마이크도 모두 뗐다. 핸드폰도 모두 무음 아니면 오프였다. 공연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끝이 나는 순간까지 조금의 방해도, 조금의 엇나감도 있어서는 안 되는 그의 연주는 관객들조차 숨죽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표정부터 타건, 몸짓에 이르기까지 음악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음악에 더욱 진하게 스며들게 해 그의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로 하여금 짐머만의 다음 공연, 다음 음악을 기다리게 만든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프로그램에도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과 추측이 이어지고 있으나, 어떠한 작품으로도 감동을 주는 아티스트인 것을 모두가 알기에 그저 그의 손끝에서 더욱 새롭게 만들어지는 음악을 기다릴 뿐이다.

완성도 높은 연주를 위해 연간 연주 횟수 역시 50회 이내로 제한할 정도로 매번 최고의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엄격하고 치밀한 계획 속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연주자, ‘건반 위의 완벽주의자’로 통하는 짐머만이 이번 공연에서 어떤 작품들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연주를 선사하게 될지 기대가 커져가고 있다.

‘크리스티안 짐머만 피아노 리사이틀’의 티켓은 롯데콘서트홀, 인터파크 티켓, 티켓링크 통해 예매 가능하다. 티켓 가격은 R석 18만원, S석 14만원, A석 11만원, B석 9만원, C석 7만원.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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