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첼리스트 김민주 “악보 통째로 외우며 진심 마음까지 담아...제대로 힐링 선물할 것

11월24일 서울 푸르지오아트홀서 리사이틀
“장애인 아닌 ‘그냥 첼리스트’로만 봐주세요”
​​​​​​​음악 그 자체로 평가받고 싶은 속내 드러내

박정옥 기자 승인 2023.11.17 22:21 | 최종 수정 2023.11.17 22:34 의견 0
시각장애인 첼리스트 김민주가 오는 11월 24일 서울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뷰티플마인드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시각장애인 첼리스트가 아니라 ‘그냥 첼리스트 김민주’로 봐주세요. 악보를 통째로 외우며 진심 마음까지 담았어요. 제 음악을 듣고 모든 사람들이 힐링했으면 좋겠어요.”

김민주가 오는 24일(금) 오후 7시 30분 서울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첼로 리사이틀을 연다. 피아니스트 유성경이 반주를 맡아 든든하게 뒤를 받쳐준다. 이번 공연은 뷰티플마인드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다.

김민주는 똑 부러지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앞을 볼 수 없는데도 악기를 연주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비장애인과 똑같이 연주하는 평범한 아티스트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신체적 불리한 조건 때문에 ‘가산점’을 받는 게 아니라, 음악 그 자체로만 평가받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것.

독주회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베토벤 첼로 소나타 중 가장 유명한 3번과 화려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특징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첼로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다”라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이 음악의 힘으로 위로받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바흐의 첼로곡도 들려준다.

김민주는 선천적 중증 시각장애인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에 입학해 처음 첼로를 배웠다.

시각장애인이다 보니 일단 점자 악보를 통해 곡을 익혀야한다. 그리고는 악보를 모두 외워 연주해야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데도 피나는 노력으로 극복했다. 시각장애인 최초로 서울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해 화제를 모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 중이다.

일찍이 연주자로 두각을 나타냈다. 전국장애인예술경진대회 최우수상, 전국장애인예술제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굵직한 수상도 여럿이다.

그는 직장도 있다. 따박 따박 월급을 받는 메리츠캐피탈 소속 뷰앙상블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서울오케스트라 협연을 비롯해 미국 뉴욕 UN본부 컨퍼런스 초청연주, 싱가포르 뷰티플마인드 채리티 초청연주, 뉴저지 유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외 중국, 일본, 대만 등 해외 무대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뷰티플마인드 총괄이사이자 김민주의 스승인 배일환 첼리스트(이화여대 교수)는 “첼로는 미묘한 손가락의 움직임에도 음정 차이가 많이 나서 시각장애인이 연주하려면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어려운 악기다”라며 “장애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넘어, 눈으로 보는 대신 마음으로 내면의 노래를 연주하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독주회는 무료며, 예매 및 자세한 내용은 뷰티플마인드 홈페이지 또는 사무국을 통해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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