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 첼로 신동 김정아 “심포니송과 연주...왜 음악이 따뜻해야 하는지 알려줘”

영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14일 협연
​​​​​​​‘도전에 주저하지 말자’ 큰 교훈 얻어 뿌듯

박정옥 기자 승인 2023.12.11 16:03 의견 0
11세 첼로 신동 김정아 양이 함신익 지휘자가 이끄는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와 12월 14일 협연한다. ⓒ심포니송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처음 협연 제안을 받았을 때에는 단기적인 프로그램으로 알았어요. 아직 어려서 협연 무대 기회가 많지 않은데 심포니 송의 집중 육성 아티스트로 계속 함께 연주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쁩니다. 협연은 독주와는 다른 부분들이 많아요. 심포니 송의 다른 악기와 지휘자님과 소통하는 법, 큰 무대에서의 자신감 키우기 등을 배우고 싶어요.”

11세 첼로 신동 김정아(청목초교 6년) 양이 함신익 지휘자가 이끄는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앞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는 14일(목) 롯데콘서트홀에서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으로 호흡을 맞춘다.

김정아는 지난 1월 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11회 영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첼로 부문 결선에서 한국, 러시아, 중국, 미국 등 파이널 라운드에 오른 8명의 첼리스트와 경쟁해 1등을 차지했다. 최연소 1위였고 4개의 특별상도 수상했다. 이 콩쿠르는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를 기념하는 무대로 만 17세 미만 연주자들이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부문으로 나뉘어 매년 경연을 벌인다.

‘영 차이콥스키 콩쿠르’ 도전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코로나 때문에 계속 연기됐던 콩쿠르가 다시 열린다는 정보를 받았을 때는 이미 독일 돗자우어 국제 첼로 콩쿠르 직전이었다. 결국 두 콩쿠르를 동시에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1차를 통과했을 때 ‘2차는 안 될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2차도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귀를 의심했어요. 결국 파이널 무대까지 가게 됐는데 너무 추운 러시아 날씨 탓에 몸 상태가 안 좋았어요. 경연무대 전 긴장을 풀기 위해 인터넷 게임을 했는데 완패했어요.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냥 최선을 다해 즐기고 내려오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어요. 결과는 놀라웠어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우승이라니. 사실 두 콩쿠르를 준비하는 게 부담스러워 영 차이콥스키는 다음에 나갈까 고민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직 어리고 잃을 게 없으니 편하게 생각하고 나가보라’던 선생님 말씀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저는 ‘도전에 주저하지말자’라는 큰 교훈을 얻게 됐어요.”

김정아는 될성부른 떡잎이다. 2018 음악교육신문사 콩쿠르 1위, 2019년 스트라드 콩쿠르 1위, 2020년 성정전국음악콩쿠르 1위·음연콩쿠르 1위, 2021년 다비드 포퍼 국제 첼로 콩쿠르 영 첼리스트 부문 1위·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1위, 2022년 이화경향음악콩쿠르 1위를 수상하는 등 국내외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누군가와 겨룬다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음을 내비쳤다.

“콩쿠르도 일반 연주처럼 누군가에게 제 음악을 들려준다는 데에서 설렘, 긴장, 기쁨을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결과가 등수로 매겨진다는 게 부담이 큽니다. 어릴 때부터 국내외 콩쿠르를 많이 경험해봤지만 각기 다른 특징이 있어요. 국내 콩쿠르는 단시간에 연주를 들려주고 결과를 기다리는 반면에 국제 콩쿠르는 본인 경연만이 아닌 다른 참가자들의 연주를 보고 들으며 응원해줍니다. 비록 예선에서 탈락한 참가자들일지라도 콩쿠르 기간 내내 함께 즐기는 모습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평소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곡들도 많이 알게 됐는데 그 대표적인 곡이 저를 많이 알릴 수 있었던 조반니 솔리마의 ‘Lamentatio’입니다.”

이번 심포니 송과의 협연은 김정아의 음악 세계를 더 깊고 넓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력을 향상시켜주는 찬스도 되겠지만 ‘나는 왜 음악을 하는가’에 대한 해답도 살짝 얻었음을 밝혔다.

“협연을 준비하면서 심포니 송이 소중한 마음으로 착한 음악을 하는 귀한 단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더 윙’이라는 트럭무대를 통해 문화예술로부터 소외된 지역을 찾아가 사람들에게 연주를 들려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심포니 송과 함께하면서 따뜻한 마음으로 많은 분들께 사랑을 전하는 음악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오미선·김선정·윤정수·김정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연주

소프라노 오미선·메조소프라노 김선정·테너 윤정수·바리톤 김정래(왼쪽부터)가 함신익 지휘자가 이끄는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한다. ⓒ심포니송 제공


한편 14일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의 송년음악회에서는 김정아의 하이든 첼로 협주곡뿐만 아니라, 솔리스트들과 국립합창단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들려준다. 4명의 솔리스트는 소프라노 오미선,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윤정수, 바리톤 김정래다.

국립합창단은 우리나라 합창음악의 전문성과 예술성 추구를 위해 1973년에 창단된 전문합창단으로 본격적인 합창 예술운동의 선두주자이자 합창음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선도하고 있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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