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 “메이드 인 러시아 피아니즘 보여줄 것”...프로코피예프·라흐마니노프로 리사이틀

10대 때 러시아 이주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서 공부
​​​​​​​2월13일 롯데콘서트홀서 음악적 뿌리 선보일 기회

김일환 기자 승인 2023.12.26 10:34 의견 0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내년 2월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의 곡으로 리사이틀을 연다. ⓒ크레디아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어린 시절 10여년의 유학 생활을 포함해 오랫동안 많은 영향을 받아서 러시아 레퍼토리는 저에게 고향과도 같습니다. 언제나 주위 사람에게 말합니다. 저는 ‘Made in Russia’라고.”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새해 2월과 3월 리사이틀을 연다. 러시아 피아니즘은 임동혁의 음악적 뿌리다. 10세 때 러시아로 이주해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공부하며 누구보다 깊숙이 러시아 음악을 습득했다. 임동혁을 가르쳤던 레프 나우모프 교수는 “황금 손을 가졌다”라고 극찬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노래하듯 연주하며 감정을 깊고 진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고 그 음악을 관객에게 오롯이 전하는 무대를 선보여 왔다.

임동혁의 음악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던 러시아의 정서를 보여줄 의미 있는 공연을 앞두고 그는 “고유한 저만의 성향이나 정서, 더 나아가 습관까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자유로움을 느끼는 레퍼토리가 바로 이번에 선보이는 러시아 작품들이다”고 밝혔다.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전쟁’ 소나타로 불리는 3개의 소나타 중 6번과 7번을 연주한다. 소나타 6번은 1940년 모스크바에서 작곡가의 초연으로 세상에 나왔는데 불협화음적, 전투적 색채가 짙은 곡이다. 독일·소련 불가침 조약이 체결된 해에 작곡돼 불안한 상황과 전쟁, 그리고 전쟁 속의 인간에 대한 표현이 담겨있다.

1939년부터 1942년 사이에 작곡된 소나타 7번은 파괴적 모더니즘과 전쟁 상황을 음악에 반영한 20세기 최고의 피아노 소나타다. 초연은 1943년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의 연주로 이루어졌다. 이 곡은 특히 임동혁이 어린 시절 여러 콩쿠르에서 연주하며 화제를 일으킨 곡이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내년 2월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의 곡으로 리사이틀을 연다. ⓒ크레디아 제공


2부에서 연주할 곡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두 번째 피아노 소나타로,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가 자신의 비르투오소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곡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과도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협주곡 2번의 탁월한 해석과 연주로 알려져 있는 임동혁에게 잘 어울리는 곡이다.

임동혁은 “예전에 패기만만했던 시절 연주했던 곡들은,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그렇고, 이번에 연주하는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 또한 그렇다. 이번에는 무언가 그때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담아서, 또 다른 스토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저도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며 소감을 전했다.

지금까지 쇼팽, 슈베르트 등 낭만 작곡가의 곡 해석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 왔던 임동혁은 이번 무대에서 그의 음악적 뿌리인 러시아 작곡가들의 프로그램을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며, 특히 그만의 짙은 러시아 감수성으로 다시 한번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 ‘러시아니즘’은 2월 15일(목)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며, 티켓 판매는 27일(수)에 시작된다. 가격은 5만~11만원. 울산 현대예술관(2월 16일)과 부산문화회관(3월 5일)에서도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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