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발레의 현대적 발전 지향점을 보여주는 새로운 공연.” “무용수들의 열정과 역동성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어 좋았고, 낯설고 생소했지만 새로운 무용언어를 경험한 것 같아서 더없이 좋았던 관람.”
1500여명의 관객들이 대한민국 발레의 확장과 성장에 대한 기대평을 쏟아내며 서울시발레단의 창단을 반겼다.
세종문화회관은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세종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사전공연 ‘봄의 제전’을 마무리했다. 48년 만에 창단되는 공공 발레단, 그리고 컨템퍼러리 발레라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 덕분에 전석 매진돼 사흘간 1548명의 관객이 세종문화회관을 찾았다.
서울시발레단이 관객과 만난 첫 무대인 이번 공연에서는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3명의 안무가가 대한민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오늘’을 보여주는 트리플 빌 무대를 선보였다. 세 안무가는 각자의 문법과 언어를 안무에 아로새기고, 무용수들은 폭발적인 에너지와 테크닉으로 무대를 이끌었으며, 관객들은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서울시발레단의 탄생을 축하하고 제작·운영시스템을 사전 점검하는 의미를 지닌 이번 창단 사전공연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시발레단은 8월 창단공연 ‘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유쾌함을 바탕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유회웅 안무가의 신작 ‘노 모어(NO MORE)’는 라이브 드럼 비트와 만나 시종일관 심장이 터질 듯 질주하는 무한 경쟁사회를 표현했다. 남성 무용수가 포인트 슈즈를 신고 여성 무용수들 속에 섞여드는 등 발레를 통해 표현한 우리의 ‘오늘’은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이루다 안무가의 ‘볼레로 24(Bolero 24)’는 미디어 아트를 더해 작품의 깊이와 폭을 확장했다. 세종문화회관의 제작 시스템과 만난 작품은 보다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재탄생했다. 다각도로 구현되는 영상과 무용수들의 합은 무대를 빈틈없이 장식하며 2024년 ‘오늘’의 볼레로를 완성했다.
안성수의 ‘로즈(ROSE)’는 2009년 초연작으로 서울시발레단을 만나 15년 만에 재탄생했다. 컨템퍼러리 발레로 재구성돼 새롭고 다이내믹했다. 30여 분간 쏟아지는 동작들의 물량공세 속에서 무용수들은 쉼 없이 움직였다. 현대무용에 발레가 완벽하게 스며들어 원초적인 박력, 야만과 젊음, 그 속의 불안과 염원을 표현하며 새롭게 맞이하는 서울시발레단의 봄, 서울시발레단의 ‘오늘’을 담았다.
이번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사전공연에 대해 정옥희 무용비평가는 “무용수도, 안무가도 모두 기다렸다는 듯 에너지를 분출한 무대였다”며 “한국 발레는 다음 단계로 도약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했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참신하면서도 흥미로울 뿐 아니라 무용수들의 기량도 드러난 공연” “연극적 연출과 파워풀한 전개” “클래식 발레만 보다가 컨템퍼러리 발레는 처음 봤는데 이렇게 집중해서 공연 본 것은 오랜만” 등의 작품에 대한 관람평을 쏟아냈다.
또한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이번 세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다 다르고, 작품에 대한 해석도 모두 달랐다. 이것이 바로 컨템퍼러리 발레의 본질이다”라며 “서울시발레단의 새로운 발레와 함께 관객들의 취향은 한 차원 더 넓어질 것이다”라고 서울시발레단의 지향점을 밝혔다.
48년 만에 창단하는 공공발레단으로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표방하며 출발하는 서울시발레단은 오는 8월 정식 창단을 앞두고 있다. 안무가와 무용수, 작품을 중심에 두고 전문성과 유연함에 기반을 둔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운영될 계획이며, 콘텐츠와 운영방식 모두 기존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발레단이다. 창단공연은 오는 8월, 세계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재미 안무가 주재만이 총연출·안무하는 ‘한여름 밤의 꿈’ 세계 초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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