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반영한 AI 작곡 ‘사계-봄’ 연주...서울시향 5월 28·30일 퇴근길 콘서트

‘과거와 미래의 교향곡: AI의 선율’ 주제로 두차례 공연
베토벤·슈베르트 미완성작도 AI 협업작품으로 선보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의 해설도 기대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5.22 11:21 의견 0
서울시립교향악단은 5월 28일 정동제일교회, 30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2024 서울시향 퇴근길 토크 콘서트 Ⅰ ‘과거와 미래의 교향곡: AI의 선율’을 선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퇴근길 콘서트 모습.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은 5월 28일(화) 정동제일교회, 30일(목)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2024 서울시향 퇴근길 토크 콘서트 Ⅰ ‘과거와 미래의 교향곡: AI의 선율’을 선보인다.

서울시향은 특별한 주제와 해설이 있는 클래식 연주와 인문학 토크를 결합한 퇴근길 토크 콘서트를 시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개최해 왔다. 시민의 문화 접근성과 클래식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시청역 인근 역사적 의미를 지닌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을 시작으로 정동제일교회, 경동교회, 남대문교회 등으로 공연 장소를 확대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KDB산업은행이 퇴근길 토크 콘서트를 협찬해 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향 부지휘자 데이비드 이의 지휘로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원곡과 AI가 편곡한 버전을 선보이며,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과 슈베르트가 남긴 미완의 작품을 인간과 AI의 협업으로 재탄생시킨 곡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의 해설과 함께 만나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해설을 맡은 박주용 교수는 네트워크 과학과 복합계 물리학 전문가로서 카이스트 포스트AI 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인간의 창의성을 통해 과학과 문화예술의 미래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AI 기반의 클래식 음악 감상뿐만 아니라 최근 AI 기술의 발전이 사회 전반에 가져온 변화와 데이터 기반의 음악 작·편곡, 알고리즘 개발 및 인공지능 기술 활용 등 AI의 음악 활동이 다각적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공연은 완연한 봄의 정취가 느껴지는 비발디의 ‘사계’ 중 ‘봄’ 1악장으로 시작한다. 이탈리아 천재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가 ‘사계’를 선보인지 약 300년이 지났지만 봄이 되면 더 듣고 싶어지는 곡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5월 28일 정동제일교회, 30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2024 서울시향 퇴근길 토크 콘서트 Ⅰ ‘과거와 미래의 교향곡: AI의 선율’을 선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퇴근길 콘서트 모습. ⓒ서울시향 제공


이어 ‘사계 2050’ 프로젝트를 통해 재탄생한 비발디의 사계, 서울 변주곡 ‘봄’ 1악장을 들려준다. 세계적 디지털 디자인 혁신 기업 AKQA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주도한 ‘사계 2050’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예측된 2050년의 전 세계 각 지역 기후 데이터를 반영해 AI가 재창조한 사계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클래식 음악을 통해 생명체는 사라지고 기온은 점점 올라가는 지구를 보여주려는 색다른 시도다. 서울시향 제2바이올린 임가진 수석의 협연으로 비발디의 원곡과 함께 AI가 편곡한 작품을 비교하며 들어볼 수 있다.

또한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1악장과 루카스 캔터가 AI를 사용해 완성한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 3악장을 들려준다. 이 곡은 미완성 교향곡에도 불구하고 슈베르트가 작곡한 교향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2악장까지 완성돼 있었다. 미국 작곡가 루카스 캔터는 슈베르트가 남긴 스케치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AI 시스템을 활용해 3, 4악장을 완성했으며, 2019년 AI로 작곡된 슈베르트 완성 교향곡이 런던 카도건 홀에서 초연됐다.

후반부에는 AI가 완성한 베토벤의 미완성 교향곡 10번 3악장, 베토벤의 교향곡 제2번 3악장을 연주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1817년 베토벤은 영국 런던 왕립필하모닉협회로부터 교향곡 9번과 10번을 함께 의뢰받았고, 9번을 완성한 후 10번 작업에 착수했으나 건강이 악화되면서 생을 마감했다.

1980년대 후반 베토벤 전문가로 알려진 영국 음악학자 배리 쿠퍼가 1악장을 복원했으나 단편적인 스케치와 악보만 분절적으로 남아 있어 완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독일 도이치텔레콤이 카라얀 연구소 마티아스 뢰더 소장에게 복원 작업을 의뢰했고 음악사가, 음악학자, 작곡가, AI 전문가들로 꾸려진 팀이 AI를 이용해 10번 교향곡을 완성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AI로 되살려낸 베토벤 10번 교향곡 3악장과 베토벤이 청력을 상실하는 고통스러운 절망 속에서 쓰여진 그의 가장 밝은 작품 교향곡 2번 3악장 연주로 따스한 봄날의 음색과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공연 티켓은 서울시향 누리집과 인터파크 누리집, 콜센터를 통해 전석 1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의사상자는 동반 1인 2매까지 50% 할인, 국가유공자·의사자 유족 본인에 한해 50% 할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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