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편곡한 바그너 오페라곡도 연주...니콜라이 루간스키 5년만의 내한 리사이틀

‘러시아 피아니즘의 교과서’ 11월5일 공연
라흐마니노프 곡 등으로 자신의 컬러 어필

박정옥 기자 승인 2024.05.30 14:41 의견 0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오는 11월 5일 5년만에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음악을 사랑하고, 가능한 많이 듣고, 언제나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아라.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다.”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1972년생)는 늘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한다. 그는 모교인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교육자로 활동하며 러시아 피아니즘의 전통을 잇고 있는 후계자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많이 듣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스승인 타티아나 니콜라예바(1924~1993)로부터 얻은 가르침에서 비롯됐다. 니콜라예바의 모습을 오랫동안 보아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스승의 사상을 몸에 익혔다.

이 마음가짐은 즐겁게 음악을 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에 대한 실천은 그가 재학시절 무수히 많은 연주를 할 수 있었던 모스크바 음악원이 지닌 최상의 환경 덕에 가능했다. 루간스키 또한 그의 제자들에게 이러한 환경을 충분히 제공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 피아니즘의 교과서’로서 많은 후배 피아니스트들에게 예술적 귀감이 되고 있다.

루간스키는 7세에 모스크바 중앙 음악학교에 진학, 이후 모스크바 음악원까지 졸업하며 러시아 본토에서 공부하고 자리를 잡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1위없는 2위)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음과 동시에 러시아 음반 제작사인 멜로디야와 뱅가드 클래식과 계약하여 음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워너클래식, 도이치 그라모폰, 나이브 등 세계 유명음반 제작사와 협업했고 2018년부터는 프랑스 제작사인 아르모니아 문디와 독점 계약을 맺으며 현재까지 최고 수준의 음반을 선보이고 있다.

루간스키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러시아 레퍼토리는 특히 많은 영광을 가져다줬다.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예프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음반으로 발매했다. 이를 통해 디아파종 황금상, 에코 클래식 어워드 등 각종 상을 수상했으며,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에도 선정됐다.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오는 11월 5일 5년만에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자신보다 음악을 앞세우는 압도적인 감수성의 피아니스트다.”(데일리 텔레그래프) “피아노를 지배하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 템포와 구조, 음악적 표현에 정통한 연주자다.”(바흐트랙) 등 무수히 많은 평단의 찬사를 받는 ‘러시안 스페셜리스트’가 5년 만에 한국애서 리사이틀을 연다. 오는 11월 5일(화)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1부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작품들이 펼쳐진다. ‘네 개의 회화적 연습곡(Op.33)’ ‘두 개의 회화적 연습곡(Op.39)’ ‘여섯 개의 전주곡(Op.23)’을 통해 다채로운 형식의 음악을 단단하고 정확한 타건 속 섬세하고 진중한 해석이 돋보이는 러시아 정통 피아니즘으로 선사한다. 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루간스키의 빼어난 기교와 음악성은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음악적 깊이를 증명해준다.

2부에서는 루간스키의 편곡 능력을 엿볼 수 있다. 바그너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품 중 일부를 발췌해 피아노 편곡 버전으로 연주한다. 첫 곡으로 연주되는 ‘신들의 황혼’ 중 네 개의 장은 루간스키가 직접 편곡한 만큼, 그만의 해석을 더해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의 음악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어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을 리스트가 편곡한 피아노 독주 버전으로 연주한다. 사랑의 애절함이 증폭되는 신비로운 화성과 끝나지 않는 느낌의 자유로운 선율, 그리고 바그너의 ‘무한선율’ 기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루간스키가 보여줄 낭만 음악의 짙은 색채와 진중한 해석에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니콜라이 루간스키 피아노 리사이틀’의 티켓은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가격은 R석 12만원, S석 9만원, A석 7만원, B석 5만원.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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