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국립오페라단이 2024 하반기 정기공연으로 바그너의 ‘탄호이저’와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를 선보인다. 특히 ‘탄호이저’는 2025년 ‘트리스탄과 이졸데’, 2027년 ‘니벨룽의 반지’로 이어지는 국립오페라단 ‘바그너 시리즈’의 신호탄이 될 작품으로 올 하반기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공연이다.
‘탄호이저’는 오는 10월 17일(목)부터 20일(일)까지, ‘서부의 아가씨’는 12월 5일(목)부터 8일(일)까지 모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 바그네리안의 갈증 해소를 위한 전막 공연
국립오페라단이 준비한 ‘탄호이저’는 1979년 중앙국립극장에서 한국 초연 이후 전막 오페라로는 45년 만이다. 초연 당시 한국어로 번역해 무대를 꾸몄던 것을 고려하면 국립오페라단이 원어로 선보이는 첫 ‘탄호이저’인 셈이다.
주로 갈라와 콘서트오페라 형식으로 국립오페라단의 ‘탄호이저’를 관람했던 바그네리안(바그너 팬)에겐 오랜 갈증을 풀어줄 공연이다. 또 바그너 오페라 중 가장 심플한 작품으로 꼽히기에 오랜 바그너 팬뿐만 아니라 바그너 오페라 세계에 처음 발을 내딛는 초심자들에게도 좋은 입문작이다.
‘탄호이저’는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서 실제로 있었던 노래 경연대회라는 소재를 결합해 바그너가 작곡은 물론 직접 대본을 썼다. 바그너가 지속적으로 개정하고 스스로 부제를 ‘낭만적인 오페라’로 붙일 만큼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탄호이저’는 사랑의 신 베누스와 쾌락에 빠져있던 탄호이저가 옛 연인이자 정숙한 여인 엘리자베트와 재회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마을에서 노래 경연대회가 열리고 탄호이저는 베누스를 찬양하는 노래를 불러 질타를 받게 되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 순례길을 떠나게 된다. 순례길의 끝에 만난 교황은 나무 지팡이에 잎이 돋고 꽃이 피어야만 용서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절망한 탄호이저는 다시 쾌락의 세계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엘리자베트의 헌신으로 구원받게 된다.
● ‘탄호이저’를 위한 바그너 스페셜리스트 군단 결성
이번 ‘탄호이저’를 위해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들이 뭉쳤다. ‘유려한 현과 당당한 금관’으로 2016년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을 이끌었던 지휘자 필립 오갱이 다시 한국을 찾는다. 그는 ‘로엔그린’은 물론이고 베이징 국제 음악제에서 중국 최초로 ‘니겔룽의 반지’ 전막을 연주해 주목받았다.
연출은 유럽 오페라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이 맡았다. 독일 최고 권위의 극예술상인 ‘파우스트상’에 2010년, 2020년 두 차례 노미네이트 됐으며 2021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니벨룽의 반지’를 일주일간 선보이는 도전을 이끌었다.
탄호이저 역에는 테너 하이코 뵈르너와 애런 코울리가 출연한다. 하이코 뵈르너는 올 3월과 4월에 이미 독일 슈베른의 베클렌부르크 주립극장에서 ‘탄호이저’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특히나 2022년부터 올해까지 ‘로엔그린’ ‘탄호이저’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으로 레퍼토리의 대부분을 채우며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테너다. 애런 코울리 역시 2023년 이탈리아 페트루첼리극장에서 ‘탄호이저’를, 독일 헤센주립극장에서 ‘니벨룽의 반지’를 선보이며 물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르는 ‘서부의 아가씨’는 2021년 한국 초연 당시의 감동을 재연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재즈, 민속 음악 등을 적절히 조합한 푸치니의 실험작인 ‘서부의 아가씨’는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회화작품처럼 아름다운 무대” 등 큰 호응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 6월 오페라 ‘처용’의 유럽 3개국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던 지휘자 홍석원이 포디움에 서며, 연출가 니콜라 베를로파가 다시 연출을 맡아 푸치니의 광활한 서부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은 현장 공연의 생생한 감동을 온라인을 통해서도 선보인다. ‘탄호이저’는 10월 19일(토) 오후 3시, ‘서부의 아가씨’는 12월 7일(토) 오후 3시에 국립오페라단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와 네이버tv를 통해서 랜선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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