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 ‘제1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의 8중주

김일환 기자 승인 2024.07.27 09:35 | 최종 수정 2024.07.27 09:39 의견 0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4월 27일 ‘제1 바이올리니스트’를 맡아 멘델스존의 현악 팔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서울시향이 4월 27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2024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II: 아우구스틴 하델리히’를 열었다. 올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실내악 정기공연으로 젊은 거장 하델리히가 합류해 더욱 주목받았다.

하델리히는 이날 공연에 앞서 25일과 2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유카페카 사라스테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춰 장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줬다.

서울시향 단원들이 4월 27일 열린 실내악 시리즈 III에서 슈베르트의 현악 사중주 12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 단원들이 4월 27일 열린 실내악 시리즈 III에서 슈베르트의 현악 사중주 12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 단원들이 4월 27일 열린 실내악 시리즈 III에서 슈베르트의 현악 사중주 12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첫 곡은 슈베르트의 현악 사중주 12번. ‘단악장 사중주’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작품은 슈베르트가 전에 작곡했던 현악 사중주곡들 같은 고전적인 단아함보다는 격정적인 감정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긍정과 부정, 부드러운 선율과 날카로운 소리의 대비가 자아내는 음악적 드라마가 귀를 사로잡았다.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4월 27일 열린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II에서 독주곡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4월 27일 열린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II에서 독주곡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이어 하델리히가 바이올린 독주곡 두 곡을 선보였다. 하나는 미국 작곡가 데이비드 랭의 ‘미스터리 소나타’ 전 일곱 악장 가운데 3악장 ‘슬픔 이전’을 연주했다. 이 곡은 바로크 시대 작곡가 하인리히 비버의 ‘미스터리 소나타’를 바탕으로 ‘환희’ ‘슬픔’ ‘영광’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데이비드 랭의 미스터리 소나타 전곡은 지난 2014년 4월 카네기홀에서 하델리히의 연주로 초연됐다. 당시 ‘뉴욕 타임즈’는 “권위가 있는 침착함, 고요한 통제”를 보여 줬다는 찬사를 보냈다.

나머지 한 곡은 외젠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발라드’다. 소나타 3번에는 ‘발라드’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단 하나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곡은 제오르제 에네스쿠에게 헌정됐으며,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를 만끽할 수 있어 이자이가 남긴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6곡 중 가장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4월 27일 열린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II에서 멘델스존의 현악 팔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4월 27일 열린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II에서 멘델스존의 현악 팔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4월 27일 열린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II에서 멘델스존의 현악 팔중주를 연주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마지막으로 펠릭스 멘델스존의 현악 팔중주로 대미를 장식했다. 재작년 차이콥스키 ‘피렌체의 추억’으로 서울시향 단원들과 인상적인 호흡을 보여준 하델리히가 함께 참여했다.

멘델스존이 16세에 작곡한 이 곡은 현악 사중주를 두 배 늘린 현악 팔중주로서 확고한 균형 감각으로 교향곡을 지향하고 있다. 현악 팔중주라는 특이한 편성에서만 가능한 풍부한 울림, 귀에 쏙 들어오는 주제 선율, 가볍고 묘사적인 스케르초에 이르기까지 다이나믹의 표현 범위가 매우 넓다. 제1바이올린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하델리히가 중심을 잡아 서울시향의 풍부한 선율을 이끌어 냈다.

앙코르는 멘델스존의 현악 팔중주 3악장을 한 번 더 연주했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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