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악 거장’이 해석하는 모차르트 39번·하이든 101번...서울시향 지휘하는 리처드 이가

9월13일 롯데콘서트홀서 교향곡 2곡 선사
​​​​​​​플루티스트 김유빈은 서울시향과 첫 협연

김일환 기자 승인 2024.09.03 15:28 의견 0
영국 고음악의 거장 리처드 이가는 오는 9월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을 지휘해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교향곡을 들려준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은 9월 13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2024 서울시향 리처드 이가의 모차르트와 하이든’으로 관객을 만난다. 고음악 아카데미(AAM)의 음악감독을 역임하고, 필하모니아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인 영국 고음악의 거장 리처드 이가와 미국 명문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플루트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유빈이 가을 낭만의 밤을 선사한다.

1부는 모차르트의 후기 3대 교향곡으로 손꼽히는 39번으로 시작한다. 이 곡은 1788년 여름에 작곡된 모차르트 ‘3대 교향곡’ 중 첫 작품으로 고전주의 교향곡의 정점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9번은 40번과 41번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세 곡 가운데 가장 고전적이고 우아한 기품을 지닌 작품이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우아하고 유려한 선율과 정연한 리듬, 다채로운 음색과 풍부한 울림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절묘하고 아름답다.

이어 2022년 ARD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고, 제네바 콩쿠르 1위없는 2위, 프라하의 봄 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 2번’으로 서울시향과 첫 호흡을 맞춘다. 김유빈은 2016년부터 7년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수석을 역임했으며, 2023년부터 에사페카 살로넨이 이끄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플루트 수석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2021년, 2002년 베를린 필의 객원 수석으로 참여하는 등 국내외 저명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선보이고 있다.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오는 9월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처드 이가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서울시향 제공


김유빈이 협연하는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 2번은 1778년 모차르트가 만하임에 머물던 때 네덜란드의 부유한 음악애호가 페르디난트 드장의 의뢰로 작곡됐고, 마감일에 쫓겨 자신의 ‘오보에 협주곡 C장조’를 개작해 내놓은 작품이다. C장조를 D장조로 한 음 높게 올리고, 독주부에서 플루트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을 바꾼 정도지만 플루트 악기에서 최상의 가능성을 끌어낸 작품으로 꼽히며, 화려하고 생기 있는 음형들이 돋보인다.

1악장은 두 날개를 활짝 펼치고 너른 들판 위를 날아오르는 새를 연상시키며, 2악장은 산들바람 불어오는 전원에서 휴식을 즐기며 달콤한 꿈에 젖어 있는 듯한 서정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3악장에서는 모차르트 특유의 유쾌하고 재기 넘치는 선율을 엿볼 수 있다.

2부는 하이든 교향곡 101번 ‘시계’로 이어진다.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은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교향곡 93번에서 104번까지 열두 편의 교향곡을 썼으며, 그를 런던으로 초청한 잘로몬의 이름을 따서 ‘잘로몬 교향곡’ 또는 ‘런던 교향곡’으로 불린다.

이 곡은 1794년에 쓰여진 곡으로 ‘시계’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2악장에서 바순의 스타카토와 현악의 피치카토 리듬이 시계가 똑딱거리는 소리와 모양을 연상시켜 ‘시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양한 표정과 색채로 변주돼 마치 여러 개의 시계가 똑딱거리고 있는 듯한 인상을 자아내는 곡이다.

● 하프시코드 연주하는 리처드 이가...헨델의 트리오 소나타 선사

한편 서울시향은 다음날인 9월 14일(토)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2024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Ⅵ: 리처드 이가’를 개최한다. 지휘자뿐만 아니라 하프시코드, 오르간,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하는 리처드 이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무대다. 고음악의 거장 리처드 이가는 바로크 음악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히프시코드를 연주해 서울시향 단원들(바이올린 허상미·조은주, 첼로 장소희)과 헨델의 음악을 생생히 재현한다.

리처드 이가는 15년간 고음악 아카데미를 이끌었으며, 고음악 아카데미와 녹음한 헨델 음반으로 2007년 그래머폰상과 2009년 MIDEM 클래식상, 에디슨 상을 받았다. 2021년에는 두세크의 ‘장엄 미사’로 그래머폰 최고의 합창 음반상을 받는 등 오페라와 헨델의 오라토리오는 그의 레퍼토리에서 중심을 이룬다.

이번 공연에서 서울시향과 리처드 이가가 선보이는 헨델의 트리오 소나타는 6개의 트리오 소나타로 구성된 작품집 2와 7개의 트리오 소나타로 구성된 작품집 5가 있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열세 곡 가운데 다섯 곡을 발췌해 연주한다. 리처드 이가가 헨델 실내악 작품의 아기자기한 변화와 넘치는 에너지, 유연한 리듬을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된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연 전 리처드 이가의 해설도 진행된다.

헨델의 트리오 소나타 작품번호2 제2번으로 서막이 오른다. 헨델은 극장의 음악가이자 성악 작곡가로 트리오 소나타의 많은 개별 악장을 자신이나 다른 작곡가의 기존 오페라와 오라토리오에서 가져왔다. 이 곡은 헨델의 첫 번째 트리오 소나타로 전체적으로 고전적인 코렐리 모델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3악장은 이례적으로 다 카포 형식으로 되어 있다. 훗날 거듭 사용할 음형이 마지막 악장 도입부에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어, 작품번호 5 제4번, 제3번, 제2번을 차례로 들려준다. 작품번호 5의 일곱 곡은 대체로 자유롭고 느슨하게 연결된 춤곡 모음곡의 형태를 취하며, 전체적으로 프랑스 양식이 두드러진다. 제4번은 전반적으로 헨델 애호가들에게 익숙한 선율이 많으며, 두 대의 선율악기와 베이스가 빚어내는 음악적 대화를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제3번은 극적이고 우울한 1악장, 애원하는 듯한 선율이 2악장이 인상적이며 다소 어두운 분위기가 흐르는 작품이다. 제2번은 부점 리듬이 돋보이는 서곡을 비롯해 유독 프랑스풍 춤곡이 돋보이며, 리처드 이가가 작품집 5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작품번호 2 제6번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 곡은 첫 곡으로 연주된 제2번과 더불어 헨델의 초기작에 속하는 작품으로 기존의 다른 작품에서 가져온 편곡이 거의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오페라 아리아처럼 섬세하고 우아한 선율과 셋잇단음표와 반음계가 결합하며 힘찬 푸가가 인상적이다.

/kim67@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