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는 ENTP·차이콥스키는 ISTP...콰르텟이즈 ‘MBTI 클래식’ 이색 음악회

10월19일 세종예술의전당서 제7회 정기연주회
​​​​​​​셩격 차이에 따른 음악의 차이 비교분석 공연

김일환 기자 승인 2024.10.03 21:22 | 최종 수정 2024.10.04 17:40 의견 0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이즈’가 오는 10월 19일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일곱 번째 정기연주회로 ‘MBTI 클래식’을 연다. 왼쪽부터 박유나(바이올린), 이다현(바이올린), 진원별(비올라), 전예린(첼로). ⓒ콰르텟이즈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모차르트는 지적 도전을 즐기는 영리하고 호기심 많은 사색가 스타일의 ‘ENTP’, 차이콥스키는 대담하면서도 현실적이며 모든 종류의 도구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스타일의 ‘ISTP’. 모차르트와 차이콥스키는 자신들의 MBTI를 검사해본 적은 없지만, 그들의 일생을 찬찬히 되짚어보면 어느 정도 이런 성격 유형을 가지고 있었음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이즈(Quartet Ease)’는 이런 점에서 힌트를 얻어 이색 콘서트를 준비했다. 오는 10월 19일(토) 오후 3시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일곱 번째 정기연주회를 여는데, 타이틀이 ‘MBTI 클래식’이다. 관객에게 작곡가 5명의 가상의 MBTI를 알려주고, 그들의 성격 차이에서 오는 음악 차이를 콰르텟이즈의 매력적이고 깊이 있는 선율로 재해석해 선사하는 무대다. MBTI 유행 트렌드를 꿰뚫은 아이디어가 빛난다.

콰르텟이즈는 먼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현악사중주 17번 내림B장조(K.458) ‘사냥’을 연주한다. 밝고 우아한 분위기로 시작하는 앞부분의 음악이 마치 사냥을 떠나는 무리들의 분위기와 닮아 있어 이런 애칭이 붙었다. 음악신동의 유쾌하고 쾌활한 ‘ENTP’ 성향이 1악장부터 4악장까지 고르게 흐른다.

알렉산드르 보로딘은 ‘INTJ’다.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는 상상력이 풍부한 전략가다. 그의 현악사중주 2번 D장조는 결혼 20주년을 맞아 아내 예카테리나에게 헌정됐다. 평생의 짝을 처음 만났을 때의 두근두근 설렘이 가득하다. 아내를 제1바이올린으로 자신을 첼로로 설정해 흐르는 1악장 선율은 점점 커지고 깊어지는 사랑의 크기를 표현하고 있다.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C장조(Op.76)는 2악장 때문에 ‘황제’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오스트리아의 옛 국가인 ‘신이여 황제를 보호하소서’의 선율을 사용했다. 주변 사람을 보호할 준비가 되어있는 따뜻하고 헌신적인 ‘ISFJ’의 마음이 읽힌다.

‘ISTP’ 성향을 가진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의 현악사중주 1번 D장조(Op.11)는 러시아의 색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가 유명하지만 쾨르텟이즈는 매력 넘치는 3악장 스케르초를 들려준다.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현악사중주 12번(Op.96)은 뉴욕 국립음악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 작곡해 ‘아메리카’라는 별명이 붙었다. 4악장 피날레에는 ‘ESFP’(즉흥적이면서도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으로 주변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스타일)의 성향을 발견할 수 있다.

2018년 결성된 콰르텟이즈는 박유나(바이올린), 이다현(바이올린), 진원별(비올라), 전예린(첼로)으로 구성돼 있다. ‘이즈(Ease)’는 ‘Enjoy Art music! Satisfy your soul, Elevate your life!’의 약자다. “클래식 음악을 통해 우리의 영혼을 채우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또한 ‘쉬움’ ‘편안함’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 ‘ease’처럼 대중들이 클래식 음악을 보다 쉽게 접하고 음악을 통해 마음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주하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

/kim67@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