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튜바 4대로 만든 서정미와 숭고미...서울시향 ‘브루크너 교향곡 7번’ 연주

탄생 200주년 기념해 얍 판 츠베덴 새로운 해석
바그너에게 바치는 2악장 아다지오 가장 유명

신동에서 중견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콘래드 타오
​​​​​​​모차르트 협주곡 23번으로 서울시향 데뷔 무대

박정옥 기자 승인 2024.12.05 10:01 의견 0
신동 음악가에서 중견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한 콘래드 타오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으로 서울시향 무대에 데뷔한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얍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서정미와 숭고미의 백미로 불리는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또한 천재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콘래드 타오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으로 서울시향 무대에 데뷔한다.

서울시향은 12월 12일(목)과 13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얍 판 츠베덴의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연다. 10월과 11월 국내 순회공연과 ‘아부다비 클래식스 2024’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얍 판 츠베덴이 브루크너(1824~1896) 탄생 200주년을 맞아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들려주며, 신동 음악가에서 중견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한 콘래드 타오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으로 한국 관객에게 첫 선을 보인다.

콘래드 타오가 협연하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과 동시에 작곡돼 오페라의 연극성과 성악적 특성이 투영돼 있으며, 그가 남긴 27개 피아노 협주곡의 정수라 할 만큼 완성도가 높다. 특히 웃음과 눈물의 절묘한 역설, 장난기와 유머를 연상시키는 악상으로 밀도 높은 감정을 표현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선율과 감명 깊은 아다지오로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곡이다.

서울시향 데뷔 무대를 갖는 타오는 8세에 유타 실내악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2번을 협연하며 두각을 나타냈으며, 2011년 포브스가 선정한 음악 부문 ‘30세 이하 30인’ 중 클래식 음악 연주자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타오는 2023/24시즌 시카고 심포니와 데뷔, 뉴욕 필하모닉의 아티스트 스포트라이트 시리즈에 출연하며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형성해 가는 연주가’로 불리고 있다. 타오는 댈러스 심포니, 뉴욕 필에서 얍 판 츠베덴과 두 번의 인연이 있으며, 서울시향과는 첫 만남이다. 타고난 스토리텔링으로 풍부한 매혹, 우아함과 생동감을 만들어내는 타오의 모차르트 협주곡 23번이 기대된다.

얍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이 12월 12일과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서울시향 제공


공연의 대미는 얍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브루크너 교향곡 7번으로 장식한다. 교향곡 7번은 다른 작품에 비해 덜 난해하고 명료하며, 선율미가 뛰어나 교향곡 4번과 함께 브루크너 교향곡 입문자에게 가장 먼저 추천되는 작품이다. 특히 브루크너가 존경한 바그너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은 2악장 아다지오가 전 악장 가운데서 가장 유명하며, 바그너의 작품 ‘니벨룽의 반지’에서 사용한 ‘바그너 튜바’를 4대나 등장시켜 바그너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을 어두운 음색으로 표현해 더욱 신성한 느낌을 준다.

● 실내악 시리즈 마지막 무대는 베토벤과 스메타나

서울시향은 12월 14일(토) 오후 5시 세종체임버홀에서 ‘2024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Ⅶ: 베토벤과 스메타나’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향이 올해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실내악 정기공연으로 서울시향 단원들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대표적 작곡가 베토벤과 스메타나의 현악 사중주로 무대를 채운다.

1부는 베토벤 현악 사중주 12번으로 무대를 꾸민다. 베토벤이 작곡한 16곡의 현악 사중주 중 말년에 작곡한 후기 사중주며 구석구석 깊은 사색과 환상으로 가득 차 있다. 베토벤이 청력을 완전히 잃은 이후 작곡된 곡으로 그의 예술적 성숙과 고뇌가 짙게 배어 있으며, 베토벤 특유의 힘찬 리듬감과 독창적인 표현,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이 변주를 거듭하며 깊은 울림과 진한 여운을 준다.

2부에는 스메타나의 현악 사중주 1번이 준비돼 있다. 이 작품은 스메타나가 청력을 상실한 후에 쓴 곡으로 스메타나의 내적 갈등과 고통, 절망, 열정 등의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나의 생애로부터’라는 부제처럼 그의 인생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빠른 템포와 불규칙적인 리듬은 젊은 시절의 열정과 이상을, 유쾌한 폴카는 행복하고 즐거운 젊은 날의 추억을, 느리고 장중한 선율로 스메타나의 고독과 절망, 슬픔과 회한을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 서사와 양극단을 오고 가는 감정의 변화를 음악으로 승화시킨 스메타나의 작품을 서울시향 단원들이 어떻게 연주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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