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남희와 강승호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 ‘테베랜드’에서 연기하고 있다. ⓒ쇼노트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텍스트가 살이 숨 쉰 공연이었다.” 쇼노트가 기획·제작한 연극 ‘테베랜드(Tebas Land)’가 지난 9일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성원 속에 평점 9.8점을 받으며 두 번째 시즌의 막을 내렸다.
‘테베랜드’는 2023년 초연 당시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다시 공연됐다.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올 2월 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팬들을 만났다.
재연으로 찾아온 ‘테베랜드’에는 초연을 함께했던 6명의 배우 이석준, 정희태, 길은성, 이주승, 손우현, 정택운이 다시 한 번 뭉쳤다. 또한 뉴캐스트로 김남희, 강승호가 합류해 환상의 시너지로 무대를 완성했다.
연극 ‘테베랜드’는 아버지를 죽이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수감 중인 마르틴, 마르틴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준비하는 극작가 S, 마르틴을 대신해 무대에 오르는 배우 페데리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작가 S 역에는 이석준, 정희태, 길은성, 김남희가 낙점됐다. 마르틴 역에는 이주승, 손우현, 정택운, 강승호가 캐스팅됐다. 마르틴 역은 페데리코 역도 겸했다.
배우 길은성과 정택운이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 ‘테베랜드’에서 연기하고 있다. ⓒ쇼노트 제공
배우 이석준과 이주승이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 ‘테베랜드’에서 연기하고 있다. ⓒ쇼노트 제공
배우 정희태와 손우현이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 ‘테베랜드’에서 연기하고 있다. ⓒ쇼노트 제공
신유청 연출이 초연에 이어 또 연출을 맡았다. 백상예술대상 백상 연극상, 동아 연극상 연출상 등을 받은 신유청은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 ‘그을린 사랑’ 등을 통해 탁월한 연출로 주목받고 있는 연출가다.
‘테베랜드’는 현재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우루과이 출신의 극작가 세르히오 블랑코가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 오이디푸스 왕은 신탁에 따라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뒤,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눈을 찌른 비극적인 운명을 지닌 인물이다.
2013년 우루과이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10여년간 영국, 미국, 이탈리아, 브라질, 인도 등 전 세계 관객과 두루 만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7년 오프-웨스트엔드 어워즈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작품 속 세 인물의 대화는 존속 살인, 신화, 문학, 음악, 극예술, 스포츠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오간다. 그리고 관객에게 명확한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자신만의 해석을 찾을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며 묵직한 감정적 울림과 여운을 전한다.
또한 CCTV와 철창을 활용한 독특한 무대는 이야기에 흐름에 따라 교도소의 농구장, 무대 위의 철창, 연극의 연습실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며 작품 속 또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매김해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 없는 시간을 선사하며 호평을 얻었다.
작품을 본 관객들은 “괴물 같은 연극. 극적인 스토리와 대사, 연기, 음악, 연출... 무엇 하나 아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이런 텍스트의 연극이 지속되길. 너무너무 짜릿하고 흥미롭게 봤어요” “탄탄하고 함축적인 텍스트와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여러 번 보게 되는 연극. 볼 때마다 새로운 감정과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극” “방대한 텍스트, 깨지지 않는 몰입감, 최고입니다” “쏟아지는 텍스트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단 두 명의 배우의 텍스트와 움직임 만으로 가득 채워지는 공연장. 너무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등의 후기와 함께 관객 평점 9.8을 기록하며 작품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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