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4월 22일 시작해 5월 4일 막을 내릴 때까지 모두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가족음악회 모습.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올해 스무 살 성인이 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eoul Spring Festival of Chamber Music)가 ‘20’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무대를 준비한다. 20회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20인의 음악가들을 하루에 모두 만나는 공연, 작품번호(Opus) 20으로만 이뤄진 공연, 지난 20년간 관객의 사랑을 받아 자주 무대에 올랐던 작품만 모은 공연, 작곡가들이 20대에 쓴 곡들을 주로 20대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공연 등 20년의 역사성에 의미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4월 22일(개막공연) 출발해 5월 4일(폐막공연)에 막을 내린다.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9회),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4회), 윤보선 고택(1회)에서 모두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올해 SSF의 메인 타이틀은 ‘20 Candles(스무 개의 촛불)’다. 한 해 한 해 자축의 의미로 켰던 촛불의 숫자를 의미한다.
20회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20인의 음악가를 하루에 만나는 무대(4월 23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1회 축제와 2회 축제에서 연주됐던 곡들을 다시 들어보는 무대(4월 25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작품번호(Opus) 20으로만 이뤄진 무대(4월 27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지난 20년간 관객의 사랑을 받아 자주 공연했던 작품만 모은 무대(4월 29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작곡가들이 20대에 쓴 곡들을 주로 20대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무대(5월 3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등 20년 역사성에 의미를 부여한 공연이 이어진다.
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4월 22일 시작해 5월 4일 막을 내릴 때까지 모두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개막공연 모습.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아울러 ‘콘체르탄테’(4월 22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판타지아’(5월 2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엘레지’(4월 28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등 다른 음악 축제에서는 집중 조명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기획으로 묶었다.
매년 사적 438호인 윤보선 전 대통령의 집에서 열리는 고택음악회(4월 26일)는 영성과 종교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모았다. 20주년을 축하하는 해인만큼 가족음악회(4월 26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는 2008년과 2010년 내한했던 프랑스의 클라리넷 앙상블 레봉벡이 15년 만에 무대에 선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밖에도 현악사중주팀이 게스트를 초대해 다양한 오중주를 연주하는 공연(4월 24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매우 흥미롭지만 그동안 간과되었던 작품 가운데 더 잘 알려지고 더 자주 연주될 가치가 있는 작품을 소개하는 공연(4월 30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지난 19년 동안 SSF에서 연주되지 않았던 작품들 중 훨씬 더 일찍 소개 되었어야 했던 작품을 모은 공연(5월 1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SSF의 20번째 축제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공연(5월 4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이 펼쳐진다.
총 13일간 이어지는 14회의 공연을 위해 세계에서 활약하는 69인의 예술가들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2024년 아트실비아 실내악 콩쿠르 우승팀인 리수스 콰르텟, 동양인 최초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성악 강사를 역임한 베이스 바리톤 안민수, 2025년도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던 존 아담스의 ‘Girls of the Golden West’ 앨범에서 활약한 소프라노 이혜정이 올 해의 새로운 얼굴이다.
2024년 벤투스 브라스 멤버로 SSF를 찾았던 전 독일 아헨 심포니 오케스트라 트롬본 수석 주인혜는 트롬보니스트로 호흡을 맞추며 한 번 더 축제를 찾는다.
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4월 22일 시작해 5월 4일 막을 내릴 때까지 모두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고택음악회 모습.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SSF의 예술감독인 강동석 바이올리니스트와 축제 원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자리를 지켜온 피아니스트 김영호(연세대학교 명예교수), 비올리스트 김상진(연세대학교 교수)이 올해도 전회 참여의 기쁨을 나눈다.
실내악에 다채로운 색채를 부여하는 관악 연주자인 마티어 듀푸르(플루트, 베를린 필 플루트 수석 역임), 올리비에 두아즈(오보에, 라디오 프랑스 필 수석 역임), 로망 귀요(클라리넷,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 수석 역임), 로랭 르퓌브레(바순, 파리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및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수석 역임), 에르베 줄랭(호른,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및 라디오 프랑스 필 수석 역임)도 변함없이 한국행을 결정했다.
예능과 클래식, 대중 공연까지 균형 잡힌 전방위 활약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도 함께한다. 그는 2020년부터 SSF의 무대에 오르고 있다. 아벨 콰르텟, 아레테 콰르텟 등 한국을 대표하는 현악사중주단도 SSF의 자리를 지킨다.
매년 유명 미술 작품을 포스터에 사용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SSF 포스터는 올해 오천룡 화백(1941년생)의 작품 ‘Pin de Saclas(사클라의 소나무·1999·캔버스에 유채)’가 자리했다. 2023년 대규모로 진행됐던 오 작가의 회고전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이다. 프랑스 사클라스 지방의 소나무를 그린 작품으로 꾸준히 봄의 푸름을 축제에 담아낸 역사를 대변한다.
SSF의 오랜 전통인 프린지 페스티벌 역시 올해도 계속된다. 축제 개막 이전인 4월 5일부터 시작돼 19일까지 총 7회 진행된다. 주말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에 남산 YTN 타워, 세브란스 병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공예박물관서 펼쳐진다. 미래의 거장을 꿈꾸는 젊은 음악가들과 아마추어 시민 실내악단이 무대를 꾸미고 SSF의 매력을 홍보한다.
축제 모든 일정의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예스24티켓,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을 통해 가능하다. 초중고교학생에게는 R석과 S석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고택음악회는 모든 할인 혜택에서 제외된다. 전 공연은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2만원이며 고택음악회는 15만원이다.
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4월 22일 시작해 5월 4일 막을 내릴 때까지 모두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폐막음악회 모습.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베르비에 페스티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에든버러 페스티벌’ ‘아비뇽 페스티벌’처럼 한 도시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유명 예술축제를 만들기 위해 탄생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예술감독과 서울시가 뜻을 같이 해 ‘서울’이란 타이틀을 전면에 걸고 해마다 4~5월, 약 2주간에 걸쳐 SSF를 열고 있다.
‘음악을 통한 우정’이라는 모토로 2006년 시작된 SSF는 “실내악은 어렵다”라는 편견을 깨고 관객들의 지평을 넓혀 서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 축제가 됐다. SSF의 성공적 개최를 본보기 삼아 지역이나 단체를 대표하는 실내악 축제가 속속 생겨났다. SSF는 현재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이 선정한 ‘서울대표예술축제’다.
지난 20년간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총 289회의 공연을 서울시민들에게 선보였다(2025년 예정 공연 포함). 연평균 14.5회로서 20년간 공연의 양적인 수준을 균일하게 이어왔다.
지금까지 축제 무대에 오른 아티스트는 총 403인으로 연평균 56인의 음악가들이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그룹, 앙상블, 오케스트라의 경우도 1명으로 카운트했기 때문에 실제 참여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