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현종·강신구·김신기·이지하(왼쪽부터)가 고선웅 연출이 14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창작극 ‘유령’에 출연한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배명순은 남편의 폭력을 피해 가출한다. 새로운 인생을 위해 주민등록도 포기하고 정순임이란 이름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떠돈다. 16년 후, 원래의 이름을 찾지만 말기 암 진단을 받고 무연고자로 쓸쓸히 죽는다. 시신 안치실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화장되지 못한 채 떠도는 유령들을 만나는데...
고선웅 연출이 새로운 창작극 ‘유령’을 발표한다. ‘늙어가는 기술’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사람’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은 2025년 시즌 두 번째 작품으로 고선웅 극작·연출의 ‘유령’을 선보인다. 5월 30일(금)부터 6월 22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고선웅 단장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원숙한 매력과 특유의 코미디, 그리고 재기발랄함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또한 직접 연출을 맡아 유연한 드라마의 완급 조절과 다채로운 음악 활용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끝까지 몰입하게 만든다.
무대는 분장실이자 시신 안치실이기도 한 공간으로 설정돼 배우들이 역할과 현실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각각의 역을 맡은 배우들을 통해 연극 무대의 생생함과 그들의 애환을 전하며 자신이 선택한 삶이지만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사라지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로 우리 주변 무연고자들의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또한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블랙박스 무대를 십분 활용해 현실과 무대 그리고 마지막의 판타지 장면을 인상적으로 구현한다.
작품에는 드라마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이지하(배명순 역)가 6년 만에 무대로 복귀하며 서울시극단 단원 강신구(오상필 역), 김신기(공배우 역), 최나라(강사분 역), 이승우(무대감독 역)가 출연한다. 아울러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신현종(우점수 역)과 주목받는 배우 홍의준(황종배 역)이 함께한다.
무대디자인은 ‘명동로망스’ ‘인당수 사랑가’의 심재욱, 조명디자인은 ‘조씨고아’ ‘욘’의 류백희, 의상디자인은 ‘스카팽’ ‘벚꽃동산’의 유미양, 분장디자인은 ‘신과 함께’ ‘잃어버린 얼굴1895’의 강대영이 참여해 완성도 높은 무대 미학을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유령’은 고선웅 연출 특유의 감성과 통찰이 빛나는 작품으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새로운 질문을 던질 것이다”라며 “세종문화회관은 앞으로도 동시대적 가치를 담은 창작극을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연극 ‘유령’의 정보는 세종문화회관 및 서울시극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세종문화티켓 또는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관람료는 R석 5만원, S석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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