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TIMF앙상블이 오는 9월 18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윤이상 타계 30주년 기념: 이상을 바라보다’를 선보인다. ⓒSihoonKim/TIMF앙상블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한국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TIMF앙상블이 오는 9월 18일(목)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윤이상 타계 30주년 기념: 이상을 바라보다’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윤이상의 정신을 기리는 동시에 한국 현대음악의 역사와 미래를 잇는 의미 있는 자리다.
공연에서는 윤이상의 후기 실내악 작품 ‘만남’(1986)과 ‘거리’(1988)를 중심으로, 진은숙의 ‘구갈론’(2009/2011)과 신동훈의 ‘사냥꾼의 장례식’(2017)이 함께 연주된다.
특히 TIMF앙상블은 ‘구갈론’의 국내외 최고 연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2023년 파리 프레장스 페스티벌에서 연주했을 당시 프랑스 현지의 호평을 받으며 큰 화제를 모았고, 2024년 예술의전당 기획시리즈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에서도 뜨거운 반응과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특히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린 LA필하모닉 ‘서울 페스티벌’ 무대에서도 ‘구갈론’을 연주해 다시 한 번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다.
한국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TIMF앙상블이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린 LA필하모닉 ‘서울 페스티벌’ 무대에서 ‘구갈론’을 연주한 뒤, 작곡가 진은숙과 함께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Farah Sosa, provided courtesy of the LA Phil/TIMF앙상블 제공
LA 타임즈는 “언어를 초월한 환희의 소리”라고 평했으며, 샌프란시스코 클래시컬 보이스는 “심장을 뛰게 만드는 다채로운 음악적 경험을 선사했다”며 TIMF앙상블의 세계적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옛 독일어에서 유래한 ‘구갈론(Gougalōn)’은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하거나 그럴듯하게 남을 속이는 행위를 뜻한다. ‘구갈론’은 진은숙이 홍콩과 광저우를 여행하던 중 떠올린 ‘프루스트적인 기억(현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ʻ프루스트적 기억’이란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장편 ʻ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의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일화에서 유래했다. 홍콩과 광저우의 풍경이 진은숙에겐 마치 마들렌과 같은 역할을 했다.
낡은 골목과 시장 풍경은 그에게 1960년대 서울의 유랑극단을 환기시켰고, 그 이미지가 여섯 개의 음악적 장면으로 이어졌다. ‘대머리 여가수의 비가’ ‘틀니 낀 점쟁이의 비죽거림’과 같은 익살스럽고 풍자적인 장면들이 교차하며 흥겨운 ‘가상의 민속음악’을 빚어낸다. 지휘는 2022년 게오르그 솔티 지휘상을 수상한 이얼이 맡아 완성도를 높인다.
동양과 서양의 음악적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 선구자, 윤이상. 이번 무대는 이러한 윤이상의 창조적 정신이 오늘날 한국 현대음악 속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다.
한국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TIMF앙상블이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린 LA필하모닉 ‘서울 페스티벌’ 무대에서 진은숙의 ‘구갈론’을 연주하고 있다. ⓒFarah Sosa, provided courtesy of the LA Phil/TIMF앙상블 제공
TIMF앙상블은 2001년 통영국제음악제 홍보대사 역할을 위해 창단된 이후, 국내외를 아우르는 활발한 활동으로 한국 현대음악의 지평을 넓혀왔다.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과 높은 연주 수준으로 현대음악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2005년부터는 ‘TIMF 아카데미’를 통해 세계적 음악가들을 초청해 마스터클래스, 워크숍, 콘서트 등 차세대 음악가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프레장스 페스티벌, 다름슈타트 음악제, 베니스 비엔날레, 바르샤바 가을축제 등 세계 유수의 음악 축제에서 한국과 아시아 현대음악의 우수성을 알리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발레메카닉’ ‘마우리치오 카겔 Rrrrrrr...’ ‘행복의 파랑새’ 등 다양한 장르와 융합한 현대음악 공연을 혁신적으로 선보이며 활동 영역을 확장 중이며, 지난 6월 LA필 뉴 뮤직 그룹의 초청을 받아 성황리에 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자세한 공연 정보는 예매처와 TIMF앙상블 홈페이지 및 소셜 미디어 계정(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톡, 뉴스레터 SPICE UP)에서 확인할 수 있다.
/kim67@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