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오보에 콰르텟이 오는 9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창단연주회를 개최한다. ⓒ코리안오보에콰르텟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 기자] 영화 ‘미션’에서 가장 인상적인 신(scene)은 가브리엘 신부가 원주민 과라니족과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낯선 사람을 본 과라니족은 잔뜩 경계하지만, 신부의 오보에 연주 소리를 듣고는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아름다운 선율이 밀림에 퍼져 나가자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모습이 된다. 이 음악이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가브리엘 오보에(Gabriel’s Oboe)’다.

이렇게 황홀한 오보에 4대가 뭉쳤다. 곽나영, 박지현, 송영현, 함정준으로 구성된 오보에 콰르텟이 탄생한다. “단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이전에는 없던 소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로 의기투합했다. 한국 실내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코리안 오보에 콰르텟(Korean Oboe Quartet)이’ 첫 선을 보인다. 오는 9월 19일(금)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창단연주회를 개최한다.

창단연주회 포스터도 멋지다. 멤버 얼굴 사진 대신에 오보에를 의안화한 그림을 넣었다. 파티를 즐기듯 편안한 음악을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오보이스트 네 명은 오보에뿐만 아니라 오보에 다모레(Oboe d’amore), 잉글리시 호른(English Horn), 바리톤 오보에(Baritone Oboe) 등 다양한 오보에족 악기를 활용해 전에 없던 음향적 스펙트럼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한국 청중에게 오보에 중심의 실내악 편성을 선보이며, 오보에가 가진 풍부한 표현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전달한다.

창단 연주회 프로그램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기대를 모은다.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의 ‘시바 여왕의 도착’'으로 화려한 시작을 알린다. 또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잉글리시 모음곡 3번’, 조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의 ‘2대의 오보에와 잉글리시 호른을 위한 트리오’ 등 고전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특히 4대의 잉글리시 호른으로 연주되는 그레이엄 포우닝의 ‘4중주’와 함께 로베르트 그레텐의 ‘오보에 파티’, 르네 물라에르의 ‘안단테, 푸가와 피날레’ 등 독창적인 레퍼토리를 통해 오보에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네 명의 멤버는 각자 유학과 콩쿠르, 해외 오케스트라 활동 등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연주자들로 현재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와 대학 강단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들은 풍부한 앙상블 경험과 솔리스트로서의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실내악계에 새로운 색채를 더할 예정이다.

코리안 오보에 콰르텟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꾸준한 레퍼토리 발굴과 실험적인 무대를 통해 예술적 깊이와 대중적 확산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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