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가 영국 왕립음악대학의 현악과 교수로 임용됐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학생 시절을 보냈던 학교에 교수로 돌아오게 돼 매우 뜻 깊고 영광스럽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 이름 앞에 ‘프로페서(professor)’가 붙었다. 마스트미디어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1994년 출생)가 영국 왕립음악대학(The Royal College of Music·이하 RCM)의 현악과 교수로 임용됐다고 9일 밝혔다.
1883년 설립된 RCM은 왕실 후원 아래 수많은 세계적 연주자를 배출한 명문 음악 대학으로, 에스더 유의 이번 임용은 한국계 음악가로는 RCM 교수 합류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특히 에스더 유는 2018년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영국 음악계와 깊은 인연을 이어왔으며, 도이치 그라모폰에 함께 소속된 김봄소리 등 다른 한국계 연주자들과 함께 국제적 무대에서 활약하며 한국계 음악가로서 위상을 높여온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K클래식이 연주를 넘어 세계적 교육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에스더 유는 2010년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와 201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최연소 입상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뉴욕 필하모닉, 로열 필하모닉, 뮌헨 필하모닉, KBS교향악단, 서울시향,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 세계 각지의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폭넓은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가 영국 왕립음악대학의 현악과 교수로 임용됐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피아니스트 장 주오와 첼리스트 나렉 하크나자리안과 함께 결성한 ‘Z.E.N. 트리오’로 북미, 유럽, 아시아, 호주를 아우르는 투어를 진행하며 앙상블 활동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도이치 그라모폰 아티스트로서 시벨리우스, 차이콥스키, 글라주노프, 브루흐 등의 협주곡 음반을 발매하고 영화 사운드트랙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RCM 현악과 학과장 게리 라이언은 “에스더 유의 폭넓은 솔로 커리어와 다채로운 녹음 경험은 RCM 현악과 교수진의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다”라며 임용을 환영했다.
이번 임용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음악가들이 연주자에서 교육자, 멘토, 리더로서의 역할까지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에스더 유는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국제 솔로 활동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며 “RCM에서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에 힘쓰면서 무대 경험과 음악적 비전을 교육 현장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임용은 한국 음악가가 세계 음악 교육계에서의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에스더 유는 2021년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함께 오는 12월 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연주자로서의 탁월한 기량을 국내 무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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