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리스트 장희진이 오는 11월 2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고풍스러운 바로크 비올라로 바흐 패밀리의 비올라 다 감바 작품들을 선보인다. ⓒ진클래식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비올리스트 장희진이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를 위해 만든 작품들을 ‘바로크 비올라(Baroque Viola)’로 연주하는 뜻 깊은 독주회를 연다. ‘아버지’ 바흐와 ‘아들’ 바흐가 만든 곡들을 오는 11월 2일(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고풍스러운 바로크 비올라로 선보인다.

장희진은 2021년 죄르지 리게티의 비올라 소나타 전곡 연주로 주목을 받았으며, 한국인 비올리스트 최초로 맨해튼 음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번 리사이틀은 ‘바흐 패밀리(Bach Family)’를 주제로,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담은 부자(父子)의 비올라 다 감바 작품을 한데 모았다. 비올라 다 감바는 ‘다리의 비올라’라는 뜻으로, 16~18세기 유럽에서 두 다리에 끼고 연주하던 저음 현악기다. 첼로와 크기와 형태가 비슷하지만 현의 개수가 6~7개로 4개인 첼로보다 많다.

현재 상영 중인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에 삽입된 프랑스 작곡가 마랭 마레의 ‘르 바디나주(Le Badinage)’도 원래는 비올라 다 감바로 연주하는 곡이지마, 요즘은 첼로로 더 많이 연주된다.

장희진은 바흐의 가족들이 만든 비올라 다 감바를 위한 곡들을 바로크 비올라로 연주함으로써 역사적 연주 관습과 현대적 감각이 교차하는 독특한 해석을 선보인다.

‘아버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비올라 다 감바 소나타를 세곡 남겼다. 1번 G장조(BWV 1027), 2번 D장조(BWV 1028), 3번 g단조(BWV 1029)는 모두 섬세한 대화적 구조와 절제된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쾨텐 궁정 시절에 남긴 걸작이다.

또한 ‘아들’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의 소나타 G장조(Wq 88)는 ‘감정양식(Empfindsamer Stil)’을 창시한 작곡가답게 격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음악 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무대에는 작곡가 손일훈의 신작 ‘Caglia for Solo Baroque Viola’를 세계 초연해 고음악 중심의 프로그램에 현대적 긴장감과 실험적 색채를 더한다.

전통 악기인 바로크 비올라가 지닌 뿌리와 예술적 가능성을 집중 조명하는, 보기 드문 무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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