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팩토리는 ‘2025 더 오페라 르네상스 프로젝트’ 세 번째 작품으로 피아졸라의 탱고오페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를 국내 초연한다. ⓒ오페라팩토리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반도네온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아스토르 피아졸라는 ‘춤음악’이었던 탱고에 재즈와 클래식을 덧입혀 콘서트장에서 들을 수 있는 새로운 탱고를 만들었다. 이것이 ‘누에보탱고’다. ‘리베르탱고’ ‘아디오스 노니노’ ‘망각’ ‘나이트클럽 1960’ 등의 히트곡이 바로 누에보(새로운) 탱고들이다.

그런데 피아졸라가 오페라를 작곡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피아졸라가 1972년에 만든 유일한 오페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Maria de Buenos Aires)’는 아름다운 탱고 음악을 기반으로 오라시오 페레르의 철학적인 대본이 더해져 작품성이 높다.

박경태 예술감독이 이끌고 있는 오페라팩토리는 ‘2025 더 오페라 르네상스 프로젝트’ 세 번째 작품으로 피아졸라의 탱고오페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를 선보인다. 오는 11월 27일(목)부터 29일(토)까지 사흘간 4회 공연으로 서울 구로 창의아트홀에서 국내 초연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우수 공연단체를 발굴하는 지원사업인 ‘공연예술 창작주체’에 선정돼 이번에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강렬한 탱고 리듬과 독특한 극적 구성을 통해 한 가련한 여인 마리아의 가혹한 운명과 삶의 순환,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도와주려는 파샤도르, 그리고 관조적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두엔데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이 세 명의 치밀한 관계로 내용이 이루어지며 현대무용으로 새롭게 해석한 탱고의 춤으로 그 아픔을 그려낸다.

전통적인 서사적 스토리라인의 진행이라기보다는 장면마다 강렬한 이미지와 노래 가사가 조화를 이루며 전개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는 현실과 초현실,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무대를 통해 운명과 인간의 나약함, 그리고 사회의 어두운 면을 강렬하게 조명한다.

연출을 맡은 임선경은 제3회 PADAF 대상을 수상하며 발레, 음악극, 오페라, 미디어 아트를 이용한 총체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창작산실 창작오페라 ‘이상의 날개’를 비롯해 ‘나비부인’ ‘라보엠’ 등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각색을 맡은 김민정은 이미 연극 ‘해무’ ‘미궁의 설계자’ 등으로 각종 상을 받으며 최고의 극작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안무는 김봉수, 음악코치·피아노는 안희정이 맡았다.

마리아로 변신하는 소프라노 정소영은 대구오페라하우스 제작 오페라 ‘아이다’, 대전 예술의전당 제작 오페라 ‘운명의 힘’에서 주역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마리아 역에 동시 캐스팅 된 소프라노 박현진 역시 ‘라보엠’ ‘돈 조반니’ ‘마술피리’ 등을 통해 눈에 띄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파샤도르 역은 바리톤 김광현과 김동현이 번갈아 맡으며, 특히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맡아왔던 정령 두엔데 역활에는 독특하게 여성배우 한이올이 출연한다. 한이올은 연극 ‘진짜나쁜소녀’ ‘갈매기’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등에 출연했다.

연하늘(반도네온), 김상균(바이올린), 오승규(첼로), 오하라(플루트)가 귀로 듣는 탱고 음악을 연주해 오페라의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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