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클래식 부문에서 조성진(사진), 손열음, 임동혁 세 사람의 피아니스트가 압도적인 티켓파워를 자랑했다. 조성진의 경우엔 서울 2위, 여수 4위, 성남 7위, 수원 9위 등 4개의 공연을 톱10에 올렸다.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지난해 공연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 탓에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75%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무려 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클래식 부문에선 조성진, 손열음, 임동혁 세 사람의 피아니스트가 압도적인 티켓파워를 자랑했다. 조성진의 경우엔 서울 2위, 여수 4위, 성남 7위, 수원 9위 등 4개의 공연을 톱10에 올렸다.
24일 국내 최대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작년 이 회사의 전체 공연 티켓 판매금액은 1303억5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2019년 대비 75.3% 감소한 숫자다. 장르별로는 콘서트의 판매 금액이 전년 대비 약 2085억원이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뮤지컬이 약 1372억원, 클래식·오페라는 전년 대비 221억원 감소했다. 연극은 전년 대비 203억원, 무용·전통예술은 92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뮤지컬과 더불어 공연 시장을 양분하던 콘서트가 코로나19로 인해 개최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전체 공연 판매금액에서 차지하던 비중도 2019년 47%에서 2020년은 30%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뮤지컬이 전체 공연 판매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에서 2020년은 59%까지 높아졌다. 다음으로 연극은 7%, 클래식·오페라는 3%, 무용·전통예술은 1%의 판매 비중을 나타냈다.
인터파크에서 판매된 전체 공연 편수는 총 4310편이다. 전년 1만3305편 대비 67.6% 감소했다. 장르별로는 콘서트가 전년 대비 82.1% 줄어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뮤지컬도 전년 대비 76.7% 감소한 715편이 판매됐다. 편수로는 클래식·오페라 장르가 1794편으로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가장 많은 공연 수를 기록했다.
공연 장르별로 살펴보면 뮤지컬은 흥행을 검증받은 라이선스 작품과 내한공연이 주를 이뤘다. 배우들이 코로나19에 걸려 한동안 공연이 중단됐던 ‘오페라의 유령’이 1위에 올랐고 ‘모차르트!’ ‘드라큘라’ ‘킹키부츠’ ‘브로드웨이42번가’ ‘렌트’ ‘아이다’ ‘레베카’가 뒤를 이었다. 내한공연인 ‘캣츠’는 10위, ‘노트르담 드 파리’는 11위에 올랐다.
연극 부문에서는 스테디셀러 공연인 ‘옥탑방 고양이’가 10년 연속 1위를 지켰고, 오픈런 작품보다 리미티드런 작품이 상위권에 더 많이 오른 경향을 보였다. 10위권 작품을 보면 리미티드런 작품인 ‘어나더 컨트리’(2위), ‘렁스’(5위), ‘아트’(6위), ‘데스트랩’(7위), ‘환상동화’(8위),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10위)이 이름을 올렸다.
클래식 부문 1위는 ‘2020 디즈니 인 콘서트’였다.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중단되면서 그 빈자리를 클래식계의 스타 솔리스트들이 채웠다. 전국 6개 도시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개최한 조성진은 서울 공연 2위, 여수 4위, 성남 7위, 수원 9위까지 4개의 공연을 10위 안에 올리며 압도적인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이 밖에 ‘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은 3위, ‘2020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은 10위에 올랐다.
무용 장르에서는 10위 이내 상위권을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공연이 양분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오네긴’이 1위에 올랐고, 국립발레단의 ‘해적’은 3위에 올랐다. 스테디셀러인 ‘션윈 2020 월드투어’는 창원 공연이 2위, 울산 공연이 4위를 차지했다.
콘서트 부문에서는 트로트 강세가 이어졌다. 10위권 중 6개가 ‘미스터트롯’ 전국투어 콘서트였다.
전체 공연 중 서울에서 올려진 공연이 2690편으로 62.4%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경기도가 359편으로 8.3%를 차지했다. 서울과 경기를 합치면 전국 공연수의 70.7%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역 문화 행사가 더욱 움츠러들면서 2019년 63.1% 대비 서울 경기권의 쏠림이 더 심화됐다.
광역시 중에서는 대전(239편), 대구(215편), 부산(199편), 인천(125편), 광주(49편), 울산(20편)의 순으로 공연 편수가 많았다. 특히 대전시의 약진이 두드러져 2019년 전국 분포에서 차지하던 4.7% 비중 대비 0.8%포인트 상승하며 처음으로 광역시들 가운데 가장 높은 공연 편수를 기록했다.
대구시도 전년도 3.8%에서 5.0%로 상승해 대전에 이어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반면 2019년 5.7% 비중이었던 부산시는 4.6%로 내려갔고 인천시도 4.0%에서 2.9%로 내려가 대구시와 순위가 바뀌는 현상을 보였다.
공연 티켓을 구매한 예매자 중 성별을 살펴보면 또 여성이 늘었다. 여성이 77%, 남성이 23%의 비중으로 2019년 여성, 남성 성비가 각각 72%와 28%였던 것에 비해 여성 관객 비중이 5% 포인트 증가했다. 여성 예매자는 2016년 69%, 2017년 71%, 2018년 72%, 2019년 72%로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들 중에서는 20대(28%), 30대(24%), 40대(13%) 순으로 높은 예매자 비중을 보였는데 특히 20대 여성에서 전년 대비 3% 포인트, 50대 여성 관객이 2%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30대(8%), 20대(7%), 40대(5%)의 순으로 높은 예매자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인터파크는 “전체 예매자 중에서는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이 52%로 공연 시장의 주축을 이루는 핵심 고객층임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작년 공연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공연이 본격화된 원년이기도 하다. 지난해 인터파크에서 판매된 온라인 공연은 58편이었다. 콘서트가 36편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뮤지컬이 12편, 클래식 8편, 연극 2편으로 집계됐다. 공연들의 판매 금액은 66억6000만원으로 2020년 전체 공연 티켓 판매금액 중 5.1%의 비중을 차지했다.
온라인 공연 티켓을 구매한 예매자 성비 역시 여성이 78%, 남성 22%로 전체 공연 예매자 성비 분포와 거의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연령대 별로 분석한 결과 10대와 20대의 비중이 온라인 관객에서는 훨씬 높아졌다. 10대가 14%, 20대가 51%로 두 연령대를 합하면 65%에 달한다. 특히 20대 여성 관객이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인터파크는 “온라인 공연의 80.5%가 콘서트 장르고 아이돌 가수들의 공연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온라인 공연에서도 서울 거주가 28.9%로 가장 높았고 경기 27.2%, 기타 지역 13.4%로 뒤를 이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한 해 동안 공연의 62.4%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에 비하면 온라인 공연에서는 상대적으로 지방 거주 관객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온라인 공연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지역과 수도권의 문화 격차를 줄이고 지방 관객들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온라인 공연에서도 같은 공연을 회차별로 여러 번 관람하는 N차 관객이 존재했다. 같은 공연을 2번 이상 관람한 관객은 모두 2787명이 있었다. 2번 관람한 관객이 2549명으로 가장 많았고, 3번씩 관람한 인원은 205명, 4번씩 관람한 인원도 33명이 있었다. 온라인 공연은 동일 공연의 최다 공연 횟수가 4회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인터파크에서 판매된 공연 티켓을 대상으로 했다. 인터파크 웹, 모바일, 글로벌, 제휴처 등을 통합한 판매금액을 집계했다. 초대권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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