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도에, 100도에, 0도에, 36.5도에 어울리는 바이올린 소리 들려준다

올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김동현 ‘온도’ 주제로 총 4회 공연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1.11 09:06 의견 0
2022년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이 10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금호문화재단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음악을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색채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의 색채를 어떤 갈래로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고, 색채를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온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양한 온도의 음악을 들려줍니다.”

스물두 살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이 섭씨 22도에, 100도에, 0도에, 그리고 36.5도에 각각 어울리는 음악을 선사한다.

그는 10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돼 활동하게 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김동현은 “올해로 데뷔한 지 10년이 됐다.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서의 활동은 그동안의 저를 돌아보고, 또 앞으로 음악가로서 삶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그는 차세대 한국 바이올리니스트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만 17세인 2016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만 19세인 2019년에는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7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해 예원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현재 독일 뮌헨국립음악대학에서 크리스토프 포펜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김동현은 상주음악가로서 올해 네 차례 금호아트홀 연세 무대에 오른다. 4회의 공연을 관통하는 주제는 ‘온도’다.

그는 “직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100℃의 뜨거움은 붉은 계열의 색이, 0℃의 차가움은 푸른 계열의 색이 떠오를 것 같다. 이것을 음악에 녹여낸다면 관객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떠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첫 무대는 오는 13일 열리는 신년음악회. ‘22℃의 산뜻함’을 서브 타이틀로 달았다. 밝고 긍정적이고 힘찬 에너지를 전할 프로그램을 들려준다.

1부에서는 산뜻하고 청량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와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후버이의 카르멘 환상곡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시벨리우스의 6개의 소품과 R.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선사한다. 2019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였던 피아니스트 박종해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그는 “2년 넘게 코로나로 일상을 빼앗긴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일상을 되찾길 바라는 소망을 신년음악회 프로그램에 담았다”고 밝혔다.

두 번째 무대인 4월 14일 ‘100℃의 뜨거움’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호흡을 맞춘다. 헝가리, 스페인, 러시아 작곡가들의 음악을 통해 화려하고 이국적인 매력의 뜨거운 음악을 선사한다.

8월 25일에는 ‘0℃의 차가움’을 선보인다. 이자이, 베리오, 바흐, 힌데미트의 무반주 바이올린 프로그램을 통해 냉정하고 날카로운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12월 15일 마지막 무대는 ‘36.5℃의 포근함’을 부제로 선배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들인 피아니스트 김다솔, 첼리스트 문태국과 함께 꾸민다. 체온이 주는 포근함을 담은 낭만적인 연말을 선물할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피아노 삼중주를 연주한다.

금호문화재단은 2013년부터 실력과 재능을 갖춘 참신한 한국의 젊은 음악가를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그간 피아니스트 김다솔·선우예권·박종해,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조진주·양인모·이지윤, 첼리스트 문태국,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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