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후드 보며 키운 아홉살 꿈’ 이룬 플루티스트 조성현...손열음과 듀오 리사이틀

5월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
경계 뛰어넘는 플루트의 매력 선사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2.08 09:44 | 최종 수정 2022.02.08 09:57 의견 0
플루티스트 조성현(왼쪽)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오는 5월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파이플랜즈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1998년 11월 아홉살 조성현은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 플루티스트 엠마누엘 파후드의 내한공연을 보고 플루트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1970년 스위스 태생인 파후드는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을 졸업한 뒤 고베국제콩쿠르와 제네바국제콩쿠르 대상 등을 수상했다. 23세 때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주자로 임명된 뒤 이 오케스트라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첫 협연자로 나서는 등 세계 각국에서 독주회나 유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가진 최고의 플루트 연주자다.

조성현은 “플루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그날 파후드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이었다”며 “플루트와 피아노, 두 악기의 소리만으로 모든 관객이 감동 받았던 순간은 지금까지 음악가로 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고백했다.

플루티스트 조성현이 오는 5월 14일(토)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그동안 페스티벌과 방송 등 여러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어 온 두 연주자가 정규 공연 형식에 맞추어 정식 리사이틀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성현은 “세계의 유명 공연장과 비교할 수 없는 개인적 의미가 깃든 무대다”라며 예술의전당 리사이틀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파후드처럼 똑같이 빅 무대에 서겠다는 아홉살의 꿈을 이룬 셈이다.

대한민국 젊은 관악의 상징이자 독보적인 음색을 지닌 플루티스트 조성현과 탄탄한 기량과 영민한 기획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최고의 연주를 깊고 진하게 전하기 위해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1부(IN)는 ‘어느 플루티스트의 서랍 한 켠을 들여다 보다’라는 제목 아래 카를 라이네케의 ‘발라드’, 클로드 드뷔시의 ‘시링크스’, 루치아노 베리오의 ‘세퀜차’, 프란시스 풀랑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앙드레 졸리베의 ‘리노의 노래’ 등 조성현에게 매우 의미 있는 곡들로 엮어 음악가 한 사람의 진솔한 내면을 들여다본다.

2부(OUT) 제목은 ‘경계를 넘어 플루트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다’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21번 K.304’, 프란츠 슈베르트의 ‘시든 꽃’ 주제 변주곡같이 악기의 경계를 넘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플루트라는 악기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조성현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카라얀 아카데미를 거쳐 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수석을 역임했고, 이어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 쾰른 필하모닉 입단 1년만에 종신 수석 단원이 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관악 주자로 호평을 받았다. 2019년부터는 연세대학교의 최연소 조교수로 발탁돼 화제를 낳았다.

손열음은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이후 세계로 활동범위를 넓혀 해외 유수의 지휘자,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다양한 레코딩을 통해 음악적 기록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2018년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으로서 독보적인 감각과 기획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의 저자로서 글솜씨를 인정받으며 이 시대 새로운 예술가의 모형을 보여주고 있다.

티켓은 3만~9만원이며 2월 9일(수) 오후 2시부터 예술의전당, 클럽발코니, 인터파크를 통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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