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합창단 윤의중 단장 “스튜디어 녹음 더 어려워 진땀”...멜론 스테이션 토크쇼 출연
‘바리톤 정경의 브라보 클래식’에 나와 ‘Voices of Solace’ 앨범 비하인드 공개
박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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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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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청중 앞에서 노래하면 오히려 집중이 더 잘됩니다. 감동을 느끼는 관객의 마음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그런 미묘한 변화가 합창단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스튜디어 녹음은 집중하기가 참 어려워요. 이번 앨범도 사흘간 레코딩 했는데 마지막 날에야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왔죠. 그래서 한 가지 깨우침을 얻었습니다. ‘녹음도 많이 해봐야 잘 할 수 있다’ 이게 결론입니다.”
국립합창단 윤의중 단장이 6일 멜론 스테이션의 대표 클래식 토크쇼 ‘바리톤 정경의 브라보 클래식’에 출연해 최근 발매한 K클래식 앨범 ‘Voices of Solace(위로의 목소리)’ 제작 스토리와 한국 합창음악의 미래에 대해 들려줬다.
국립합창단은 지난달 예술한류 확산사업의 일환으로 제작한 ‘Voices of Solace’를 워너뮤직을 통해 전 세계에 선보였다. 앨범에는 메인 타이틀곡 ‘새야 새야’(전래동요, 편곡 오병희)를 포함한 창작곡 4곡과 한국가곡 4곡 등 8곡(총 11트랙)이 수록됐다.
이날 윤 단장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다채로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먼저 오늘날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류 콘텐츠 열풍 속에서 K클래식 앨범을 발매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작곡가 이영조, 우효원, 오병희, 조혜영 등이 참여한 이번 앨범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다”라며 “세계 3대 글로벌 레이블 중 하나인 워너뮤직과의 협업해 그래미상 합창 부문 수상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번 앨범은 무반주 아카펠라 음반이다. 오직 목소리로만 승부를 걸었다. 윤 단장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다 좋아야 최고음반을 만들 수 있다”며 “하드웨어에 신경을 많이 써 ‘그래미 어벤저스’의 힘을 빌렸다”고 말했다.
그래미상 노미네이트 25번·수상 11번에 빛나는 미국 레코딩 프로듀서 블랜튼 알스포와 그래미 어워드 클래식 부문 최고 기술상 및 최우수 합창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한 레코딩 엔지니어 황병준 감독이 힘을 보탰다.
‘새야새야’ 뮤직비디오도 화제다. 한국 무용 퍼포먼스까지 들어있어 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경 교수가 “한복을 입고 지휘하는 모습이 마치 멋진 배우 같다”고 치켜세우자 윤 단장은 “제가 보기엔 어울리지 않는다, 마치 도사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여성 단원들은 자기 얼굴이 너무 어두컴컴하게 나왔다고 불만을 토로해 난처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겨줬다.
윤 단장은 ‘클래식 패밀리’로 유명하다. 아버지가 바로 ‘한국 합창계의 대부’로 통하는윤학원 지휘자고 어머니도 성악을 했다. 부인은 오르간 연주자고, 장인과 장모 역시 클래식을 전공했다. 거기에 더해 아들과 딸까지 대를 이어 음악을 한다. 그는 “장점은 가족들에게 전문적 의견을 들을 수 있어 도움이 되지만 단점은 아주 칭찬에 인색하다는 점이다”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가족들이 음악을 인정해줬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윤 단장은 세계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한국 합창음악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한국 합창의 저력은 오페라를 부를 수 있는 우렁찬 소리와 리트(예술가곡)를 노래할 수 있는 세심함이 조화를 이루는데 있다”며 “축구에서 말하는 멀티플레이어가 가능하고, 거기에 더해 서양의 ‘소울(soul)’을 뛰어 넘는 ‘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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