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올라프손 ‘시간과 예술’ 흐르는 인생리셋 시간...강소연·원현정 이색콘서트

12월28일 피아니스트와 라이프코치의 협업 무대
슈베르트 ‘세레나데’·리스트 ‘사랑의 꿈’ 등 연주

민은기 기자 승인 2022.12.23 16:06 | 최종 수정 2022.12.23 22:07 의견 0
피아니스트 강소연과 라이프코치 원현정이 오는 12월 28일 서울 서초구 라율아트홀에서 ‘삶과 죽음 : 별 볼 일 있는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연다. ⓒ강소연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피아니스트 강소연은 재주가 많다. 타고난 능력과 슬기, 그리고 후천적으로 습득한 기술까지 더해져 늘 다양한 도전을 한다. 솔리스트로 무대에 서는 것은 기본이고, 4인조 앙상블 ‘보헤미안 퍼플’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유튜브 채널 ‘소연의 클래식’을 운영하고 기획공연 ‘살롱 드 라플란드’도 진행하고 있다. 이쯤되면 ‘액티브 강소연’이다.

모든 일에 열정을 쏟고 있는 그의 프로젝트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단순한 음악회를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 협업하는 콘서트를 꾸준히 열고 있는 것. 타이틀은 ‘피아니스트 강소연의 뮤직플러스’다. ‘플러스’가 붙었으니 음악 너머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공연임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세 번 개최했고 올해가 가기 전에 네 번째 무대를 선보인다. 오는 12월 28일(수)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라율아트홀에서 열린다. 티켓은 7만원이며 와인과 핑거푸드가 제공된다.

“게스트를 초청해서 콜라보 형태로 공연합니다. 게스트는 보통 자기 이야기만 하고 연주자 또한 자신만의 연주를 하기 마련인데, ‘강소연의 뮤직플러스’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게스트와 함께 회의를 해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선곡을 한다는 점에서 다른 공연과 차별화됩니다. 기획 단계부터 머리를 맞대기 때문에 이미 서로를 통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그것을 공연장에서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와 협업하면서 제 연주에도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강소연은 뮤직플러스의 강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이번엔 원현정 작가와 호흡을 맞춘다. 원 작가는 주얼리 디자이너로 20년, 대학 강사로 5년, 갤러리 대표 겸 큐레이터로 10년을 일했다. 그러던 중 2009년 인생 터닝포인트를 맞아 코칭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2010년 전문코치 자격증을 취득해 현재 ‘라이프 코치’라는 새로운 타이틀로 인생 상담과 더불어 강의를 하고 있다. 사람들의 ‘자아 찾기’를 돕고 있는 코치다.

원 작가는 죽음교육지도사·전문기질상담사라는 독특한 잡(job)을 병행하고 있다. 그동안 ‘별 볼 일 있는 여행’ ‘I’m me’ ‘나이답게가 아니라 나답게’ 등의 책도 출간했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 이번 콘서트의 제목을 ‘삶과 죽음 : 별 볼 일 있는 여행’이라고 달았다. 비록 하루하루 팍팍한 삶이지만 즐겁고 행복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노하우를 대방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인생 리셋’ 토크 콘서트다.

강소연은 프란츠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백조의 노래’에 나오는 네 번째 곡 ‘세레나데’를 연주한다. 달이 환하게 비추는 밤에 연인의 창가 밑에서 부르는 러브송은 한겨울 찬바람을 몰아내는 따뜻한 봄볕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인들의 최애곡 중 하나인 프란츠 리스트의 ‘녹턴 3번’도 들려준다. 리스트는 독일 시인의 작품에 선율을 붙여 3개의 가곡(1번 ‘고귀한 사랑’, 2번 ‘가장 행복한 죽음’, 3번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을 발표했고, 나중에 이것을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것이 ‘3개의 녹턴’이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3번 ‘사랑의 꿈’. 독일 사람들은 이 노래를 들으면 다시 젊어진다고 믿는다. 강소연이 젊음의 묘약을 선물하는 셈이다.

단순과 반복으로 대표되는 미니멀리즘 음악으로 유명한 필립 글래스의 ‘미친 질주’는 귀를 사로잡는다. 1979년 11월 달라이라마가 처음 미국을 방문해 대중 연설을 한 것을 기념해 작곡한 곡이다. 1960년대부터 인도 음악에 큰 영향을 받은 필립 글래스는 불교 사상에 깊은 음악적 영감을 받아 이 곡을 만들었다. 티베트인들을 위한 위로와 중국을 향한 평화 메시지를 함께 담고 있다.

강소연은 원 작가의 인생 클래식을 연주한다. 프랑스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 장-필리프 라모는 ‘레 보레아드’라는 오페라를 남겼는데, 이 작품 속에 들어있는 관현악곡을 비킹구르 올라프손이 편곡해 ‘시간과 예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곡을 선사한다. 올라프손은 ‘아이슬란드의 글렌 굴드’라는 찬사를 받으며 개성적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피아니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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