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백혜선, 당 타이 손, 릴리야 질베르스타인, 안티 시랄라 등 세계적 피아노 거장 4명이 한국에서 레슨을 진행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한국 피아노 음악계를 이끌어온 백혜선이 음악감독을 맡아 ‘2023 서울 피아노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1월 31일부터 2월 4일까지 5일 동안 예술의전당 내 IBK챔버홀, 인춘아트홀, 영재아카데미홀, 공연영상스튜디오에서 개최되는 이번 아카데미는 독일의 악보 제작사 헨레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서울 피아노 아카데미’는 유학을 떠나야만 만날 수 있는 저명한 피아니스트들을 국내에서 만날 기회를 제공해, 미래의 음악가들이 세계적 피아니스트들의 레슨을 미리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행사를 위해 릴리야 질베르스타인, 당 타이 손, 백혜선, 안티 시랄라가 한국을 방문한다. 이들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톱클래스 피아니스트인 동시에 피아노 교수로서도 다음세대의 뛰어난 피아니스트를 발굴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참가자들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도약하기 위해 자신에게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점검해보고, 실제 명교수와의 교류를 통해 국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세계 음악계 흐름을 흡수해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예술적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5일 연속으로 개최되는 마스터클래스는 오픈레슨 형식(65만원, 레슨 1회+모든 리사이틀 S석 티켓 1매+청강 무제한)으로 이루어진다. 오픈레슨은 레슨 참가자들이 원하는 교수진들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과 동시에 청강생들에게 공개돼 또 다른 무대로서의 역할을 갖게 되며, 동시에 직접 레슨을 받지 않아도 세계 저명 피아니스트들의 노하우를 청강을 통해 습득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IBK챔버홀에서는 릴리야 질베르스타인(2월 1일)·안티 시랄라(2월 2일)·당 타이 손(2월 3일)의 리사이틀이 열리며, 인춘아트홀에서는 백혜선 포럼(2월 4일)이 개최된다.
음악감독을 맡은 백혜선은 수식어가 필요 없는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선구자다. 그는 국내 클래식 시장이 태동할 무렵에 윌리엄 카펠, 헬렌 하트, 리즈, 퀸 엘리자베스 등 굵직한 해외 콩쿠르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1994년 한국인 최초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1위없는 3위 수상, EMI 인터내셔널 클래식에서 한국 피아니스트로는 최초로 음반 3개를 발매하는 계약을 하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국제무대 데뷔 35주년이 된 백혜선은 2002년 일본 사이타마현 문화예술재단 선정 현존하는 세계 100대 피아니스트, 대한민국 예술원상 수상 등 한국 클래식계에 발자취를 남기며 큰 기여를 했다.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 대구 카톨릭대학교 석좌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함과 동시에 미국, 유럽 등지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화려한 스케일과 호쾌한 타건, 기교를 뛰어넘는 서정성으로 그만의 피아니즘 향해 더욱 깊게 다가가는 중이다.
릴리야 질베르스타인은 열정, 서정성, 피아니즘의 극치를 보여주는 피아노의 여제다.다. 1987년 부조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5살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모스크바 그네신 음악원을 졸업, 이후 러시아 연방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다. 1990년 독일로 이민을 가며, 1991년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성공적인 데뷔 및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과 계약을 맺게 된다.
이후 런던 심포니, 헬싱키 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베를린 콘체르토하우스, 체코 필하모닉, 모스크바 필하모닉, NHK심포니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안드레이 보레이코, 구스타보 두다멜, 샤를 뒤투아,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이반 피셔 등 지휘자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으며 유럽, 북미, 아시아, 남미,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클래식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다.
솔로 피아니스트뿐만 아니라 실내악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와 듀오로 활약하고 있으며,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음반은 최고의 클래식 CD와 최고의 실내악 연주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오랜 기간 피아노 듀오활동을 하고 있으며 2003년에는 브람스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녹음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오스트리아의 빈 국립음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당 타이 손은 음색과 프레이징의 구조를 통달했다. 1980년 아시아인 최초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무대 최전방에 등장했다.
우승 이후 링컨 센터, 바비칸 센터, 살르 플레엘, 무지크페라인, 콘세르트헤바우, 오페라 하우스, 산토리 홀을 포함해 40여 개가 넘는 나라의 대표적인 공연장에서 연주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네빌 마리너, 핀커스 주커만, 마리스 얀손스, 파보 예르비,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이반 피셔 등 세계적인 마에스트로들의 지휘 아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파리 오케스트라,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BBC 필하모닉, 드레스덴 필하모닉, 바르샤바 필하모닉, 시드니 심포니, 취리히 챔버 오케스트라, 빈 챔버 오케스트라, 로열 스웨덴 챔버 오케스트라, 파리 오케스트라 앙상블 등의 유명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했고, 베토벤 협주곡 전곡을 프로그램으로 한 ‘베토벤 마라톤’ 프로젝트로 세계 투어를 가졌다.
Prix Opus의 캐나다 퀘벡주 지역 ‘Best Concert of the Year’로 선정됐으며 폴란드 문화부로부터 폴란드 문화와 민족 유산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Merit to Culture’ 골드 메달을 받았다.
일본 쿠니타치 음대, 국립 타이완 사범대, 몬트리올 음대에서 후학을 양성했고, 현재는 미국 오벌린 음악원의 교수,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피아노 패컬티로 재직 중이다.
그는 쇼팽 콩쿠르에서 각각 3위, 4위, 5위를 차지한 케이트 리우, 에릭 루, 이케 토니 등을 가르쳤고, 2021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브루스 리우의 위대한 스승이기도 하다. 이처럼 음악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그는 세계 곳곳의 마스터클래스에 초청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쇼팽 콩쿠르를 비롯한 클리블랜드, 헬싱키, 루빈스타인 콩쿠르, 하마마츠, 센다이, 프라하의 봄, 몬트리올, 부조니 콩쿠르 등 유수의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티 시랄라는 독일 음악의 젊은 계승자로 절제와 철학의 피아니스트로 통한다. 리즈, 런던, 더블린 콩쿠르를 포함한 수많은 국제무대에서 1위를 수상했으며 자신을 동시대의 뛰어난 피아니스트 중 하나임을 증명했다. 다른 피아니스트들과는 차별화된 표현력 있는 지성으로 세계 음악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1979년 핀란드 헬싱키 출신의 시벨리우스 아카데미 졸업생이자 신동으로 7살 무렵부터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을 했으며, 2003년 한국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우승해 화제가 되었던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후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에사-페카 살로넨, 프랑수아 자비에르 로스 등 당대의 뛰어난 지휘자들과 함께 국제적인 오케스트라와 작업했으며, 베를린 필하모닉 피아노 리사이틀 시리즈에서는 피에르 로랑 에마르, 랑랑, 마틴 헬름헨과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과의 인연이 깊으며 1996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입상, 2018년에는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참가했다. 또한 한국인 제자 중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준형이 2022년 국제적 명성의 독일 ARD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안티 시랄라는 독일 정통파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게르하르트 오피츠의 뒤를 이어 독일의 명문 뮌헨 국립음대의 교수로 채용돼, 독일 음악의 정통성을 잇는 계승자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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