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화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공간”...안도 다다오의 LG아트센터서울 예찬

공연장 완공 후 자신의 최신작품 첫 방문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밀도 높은 건축물”

김일환 기자 승인 2023.04.06 14:17 의견 0
안도 다다오가 지난 30일 자신이 설계한 LG아트센터서울을 처음 방문했다. ⓒLG아트센터서울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밀도 높은 건축물이 됐습니다. 새로운 문화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공간이 됐습니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자신이 설계한 LG아트센터서울을 방문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의 방문은 2016년 건축을 위해 마곡 지구를 답사한 이래 7년 만이며, 2022년 10월 개관 후 처음이다.

안도 다다오는 지난 30일 LG아트센터서울을 둘러본 뒤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기업이 만들어서 기부하는 공연장, 자연과 연결된 공연장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이 타원형의 공간을 통해 LG사이언스파크로, 서울식물원으로, 문화의 중심으로 이어져 나갈 것이다”라며 “세계의 아티스트들이 찾아오고, 새로운 공연이 펼쳐지고, 그것을 본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고, 그들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라고 깊은 애정을 표출했다.

안도 다다오가 지난 30일 자신이 설계한 LG아트센터서울을 처음 방문했다. ⓒLG아트센터서울 제공


유리와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해 간결하고 단순하면서도 강인한 존재감을 표현하는 안도 다다오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 일본의 ‘빛의 교회’ ‘물의 교회’, 이탈리아 ‘파브리카’, 프랑스 ‘유네스코 명상공간’, 미국 ‘포트워스 현대미술관’ ‘퓰리처 미술관’ 등 세계적인 건축물을 디자인했다. 국내에도 원주 ‘뮤지엄 산’, 제주 ‘본태박물관’ ‘유민미술관’ 등의 작품이 있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LG아트센터서울은 그의 최신 작품이다.

LG는 마곡지구에 R&D 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면서 공공기여시설로 세계적인 복합문화공간을 건설하기 위해 다양한 건축가들의 설계안을 검토했고, 고 구본무 LG 회장이 직접 안도 다다오를 LG아트센터 서울의 설계자로 낙점했다.

안도 다다오는 “부지를 함께 둘러보던 구 회장이 확고한 목소리로 ‘진정 소중히 간직되는 건축은 항상 높은 공공성을 지닌다’고 말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밝힌 바 있다.

안도 다다오가 지난 30일 자신이 설계한 LG아트센터서울을 처음 방문했다. ⓒLG아트센터서울 제공


LG아트센터서울은 총 4년 6개월의 공사기간 동안 2556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했다. 가로 100m·세로 100m, 약 3000평의 대지 위에 지하 3층·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마곡지구의 중심인 서울식물원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안도 다다오가 내세운 3가지 건축 요소는 ‘튜브(Tube)’ ‘스텝 아트리움(Step Atrium)’ ‘게이트 아크(Gate Arc)’다. 길이 80m·높이 10m에 달하는 ‘튜브’는 LG아트센터서울의 지상을 관통하는 타원형 통로로 서울식물원과 LG사이언스파크, LG아트센터와 LG디스커버리랩을 연결하며 LG아트센터서울이 예술, 과학, 자연의 융합 공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게이트 아크’는 관객들이 로비에서 마주하게 되는 거대한 곡선 벽면으로 역동적이고 통일감 있는 외관을 형성해, 각 공연장에 관객을 초대하는 상징적인 문의 역할을 한다.

‘스텝 아트리움’은 지하철 마곡나루역(지하 2층)부터 LG아트센터 서울의 객석 3층까지 연결하는 100m 길이의 거대한 계단으로 각 층을 수직적으로 연결해준다.

안도 다다오는 “튜브, 스텝 아트리움, 게이트 아크 등이 각각 눈에 띄는 특징을 갖게 해 ‘여기밖에 없는 공연장’을 만들고 싶었다. 각각의 공간이 개성을 가지고 상호 교차하면 여러 요소가 충돌하면서 신선한 자극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발걸음 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건축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안도 다다오가 지난 30일 자신이 설계한 LG아트센터서울을 처음 방문했다. ⓒLG아트센터서울 제공


2022년 10월 개관한 LG아트센터서울은 안도 다다오의 디자인을 이상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 속에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들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국내 주요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개관 이후 6개월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15만 명에 달한다.

사이먼 래틀·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조성진의 개관 공연을 시작으로, 요안 부르주아의 ‘기울어진 사람들’, 아크람 칸의 ‘정글 북: 또 다른 세계’, 이날치 신작 ‘물 밑’, 이자람의 ‘노인과 바다’ 등 20여 편의 공연으로 구성된 개관 페스티벌은 매표율 82%를 기록하며 역삼 LG아트센터 기획공연의 평균 매표율(78%)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23년에도 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을 시작으로, 1335석의 LG SIGNATURE 홀과 가변형 블랙박스 U+스테이지에서 재즈, 연극, 무용,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며 화제를 이어 나가고 있다.

LG아트센터 서울은 공연 관객 외에도 시민들이 방문하여 건축을 감상할 수 있도록 건물을 상시 개방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주요 스팟 8곳에 설치된 QR코드를 통해 배우 박해수가 내레이션을 맡은 ‘건축 오디오 투어’를 들으며 건축 요소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또한 2층에 설치된 ‘아트 라운지’에서 안도 다다오의 건축 스케치와 건축 모형, LG아트센터 서울의 건설 과정을 담은 건축 다큐멘터리도 만나볼 수 있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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