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보 히메노 “한재민과 협연 기대...예술가 성장 지켜보는 것 기쁨이고 영광”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이끌고 내한공연
“우리만의 목소리와 개성 보여주는 무대”

김일환 기자 승인 2023.05.22 10:31 의견 0
2015년부터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을 이끌고 있는 구스타보 히메노가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빈체로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한재민 같은 젊고 성공적인 연주자들은 독특할 뿐만 아니라 정말 타고난 재능이 빛나요. 제가 그들의 삶의 일부가 되고 또 예술가로 발전하는 것을 보는 것은 큰 기쁨과 영광입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지휘자 구스타보 히메노(47)가 유럽 명문악단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을 이끌고 한국을 찾는다. 오는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2015년부터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그가 지휘자로 한국을 방문하는 건 처음이다. 룩셈부르크필의 내한은 2003년에 이어 20년만이다.

히메노는 22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첼리스트 한재민과의 협연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재민은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 17세의 한재민은 지난해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다. 첼로 현이 끊어지고 풀리는 ‘사고’를 겪었지만 침작하게 연주를 이어가 강심장 면모를 보여줬다.

그는 “한재민과는 함께 공연한 적이 없는데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을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다”며 “한국인은 재미있고, 따뜻하고, 친절하고 매우 음악적인 민족이다”고 말했다.

히메노와 룩셈부르크필은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도 들려준다. 그는 “정말 좋은 낭만주의 음악이다”라며 “룩셈부르크필과 잘 어울리며 관객분들의 사랑도 한몸에 받는 곡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을 이끌고 있는 구스타보 히메노가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빈체로 제공


룩셈부르크필은 1933년 설립됐다. 클래식 종주국인 독일·프랑스 등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려 최고 수준의 음악을 구현하고 있다. 1996년 국립 오케스트라로 출범했으며, 2005년부터는 룩셈부르크 필하모니를 주무대로 삼아 트룰스 뫼르크, 유자 왕,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 등 여러 다양한 음악가들과 협업하며 독창적이고 신선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오케스트라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0번 이상 멋지게 녹음된 유명 레퍼토리가 담긴 음반 발매는 큰 의미가 없다”며 “우리만의 목소리와 개성을 찾고 싶다”고 했다.

“저와 룩셈부르크필은 레코딩 계획을 세울 때 어떻게 하면 음반에 저희의 독특한 특성을 담을 수 있을까 고민해요. 우리가 현대 음반 시장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어떤 작품이 우리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데 도움이 되는지 스스로 묻고 토론하죠.”

히메노는 “룩셈부르크필에는 20개 나라에서 온 연주자들이 멤버로 있다”며 “다양한 문화와 성격이 한데 모여 있기 때문에 더욱 열린 마음으로 연주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그들의 음악 또한 유연하다”고 소개했다.

2015년부터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을 이끌고 있는 구스타보 히메노가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빈체로 제공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태어난 히메노는 2002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수석으로 활동하던 중 지휘 공부를 시작했다.

“타악기가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작품 내에서 자주 등장하는 악기가 아니잖아요. 단원으로 리허설을 할 때 저는 스코어(오케스트라 모든 악기의 악보가 나와 있는 총보)를 보면서 리허설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마리스 얀손스와의 리허설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 많은 음악가들이 저에게 영향을 주었죠. 하지만 저의 존경심과 개인적인 관계들을 생각해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사람은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마리스 얀손스입니다.”

그는 2012년 마에스트로 마리스 얀손스의 보조 지휘자로 발탁되며 본격적으로 세계 지휘무대에 올랐다. 지휘로 방향을 전환한 것에 대해 “음악을 사랑하고 더 나은 음악가가 돼 음악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파리 오케스트라, LA 필하모닉,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했다. 현재 룩셈부르크필과 함께 토론토 심포니의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다. 2025~26시즌부터 마드리드 왕립극장 음악감독으로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히메노와 룩셈부르크필은 24일 아트센터인천, 26일 경남문화예술회관, 28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도 팬들을 만난다.

“지휘자로서 한국을 방문하는 건 처음이에요. 제가 한국에서 음악을 만들어 선보이면서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만들어 드리길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상상할 수 없을 거예요. 곧 만나요!”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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