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티스트 김유빈이 내년 1월부터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플루트 수석에 선임됐다. ⓒ목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유빈! 우리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플루트 수석을 맡아줘.” 세계적 마에스트로 에사-페카 살로넨이 플루티스트 김유빈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영입’했다. 김유빈은 자신의 스물여섯 번째 생일날 러브콜 전화를 받아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는 김유빈을 플루트 수석으로 선임했다고 18일 공식 발표했다.
김유빈은 지난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3회에 걸쳐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로부터 객원수석으로 초청받아 정기 공연을 소화했다. 공연을 마친 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상임지휘자인 핀란드 출신 지휘자 겸 작곡가 에사-페카 살로넨이 직접 전화를 걸어 함께하자는 적극적인 제의를 건넸다.
김유빈은 2016년부터 7년간 수석으로 몸담아온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거점을 옮긴다. 세계 최고 지휘자라 칭해지는 살로넨의 음악적 전령사가 되어 2024년 1월부터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김유빈은 “마침 생일날 이었는데 마에스트로가 직접 전화 통화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수석 플루티스트 자리 제안을 받아주겠냐’고 물었다”라며 “최고의 생일 선물 같은 잊지못할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김유빈은 16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것으로 전해졌다.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손꼽히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는 2020-21시즌부터 살로넨이 음악감독으로 부임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 10년 간 오케스트라를 이끈 스웨덴계 거장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뒤를 이어 오케스트라가 또 한 번의 중흥기를 맞이하리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플루트 부문 우승으로 주요 콩쿠르 3관왕이 되면서 현재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플루티스트인 김유빈 영입을 통해 목관 파트와 악단 음악의 수준 향상을 꾀해보려는 살로넨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선택으로 해석된다.
새 둥지로의 이적을 앞두고 김유빈은 “앞으로 만들어갈 케미스트리(조합)가 어떨지 궁금하다. 저를 믿어준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항상 준비된 모습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보여주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겠다”라며 자신을 선택한 마에스트로와 오케스트라의 기대의 부응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올해 12월까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서의 연주일정을 소화하고 2024년 1월 샌프란시스코로 거점을 옮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빈은 지난해 제71회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플루트 부문 한국인 최초우승으로 세계 주요 콩쿠르 (ARD 국제 음악 콩쿠르,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프라하 봄 국제 음악 페스티벌 콩쿠르) 3관왕이라는 세계음악계에서 관악주자로서 전례 없는 기록을 달성해 주목받았다.
2016년에는 만 19세의 나이로 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수석으로 전격 임명, 이듬해 종신 수석에 최종 선임되며 현재 한국인 플루티스트 중 유럽을 거점으로 국내, 유럽, 미주 무대에서 독보적인 활동이력을 이어오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5월(수잔나 맬키 지휘)과 10월(존 윌리엄스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객원수석으로 참여한 바 있다.
김유빈은 오는 10월 19일부터 3회에 걸쳐 KBS교향악단(지휘 피에타리 잉키넨)과의 국내 투어를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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