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카르멘’의 하바네라 울려 퍼지는 밤...서울시오페라단 8·9일 야외공연
1차 좌석 4시간·2차 좌석 8분만에 마감 ‘뜨거운 인기’
시민 100여명도 한달 연습후 배우로 참여 실력 자랑
무대에 거대한 부채 세트 4개 설치해 완성도 높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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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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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사랑은 반항하는 새와 같아요(L’amour est un oiseau rebelle)” 정열의 집시 여인 카르멘이 광화문광장서 ‘하바네라’를 부른다. 돈호세는 ‘꽃노래’를, 에스카미요는 ‘투우사의 노래’로 여름밤을 수놓는다.
세종문화회관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야외 축제 ‘세종썸머페스티벌’을 통해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야외 오페라 ‘카르멘’을 9월 8일(목)과 9일(토) 오후 8시 두 차례 공연한다. 코로나19를 이겨낸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무료로 진행한다.
‘카르멘’의 사전관람 신청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이루어졌다. 1차 사전 신청일인 8월 1일(화)에는 4시간여 만에 1차 좌석이 모두 마감됐고 8월 16일(수)에 있었던 2차 신청은 8분 만에 마감돼 이번 공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서울시오페라단은 사전 신청을 하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공연 당일, 광화문광장을 방문하면 공연시작 20분 전부터 현장 방문객을 위한 좌석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높은 가격과 긴 공연 시간 등으로 비교적 공연 장르에 대한 접근성이 낮았던 오페라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정상의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카르멘은 송윤진과 백재은, 돈호세는 정의균과 이승묵, 에스카미요는 한규원과 유동직, 미카엘라는 김유미와 김동연이 번갈아 맡는다. 예술감독 박혜진, 지휘 최승한, 연출 장재호.
시민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사전 신청을 받아 뽑힌 100여명의 시민들로 구성된 합창단과 무용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노래를 사랑하고, 춤을 사랑하는 일반 시민들은 예술인들과 함께 한 달여의 연습으로 배역을 배정받고 플라멩코를 연습했다. 단순한 관람자가 아닌 오페라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 것.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작품 중 하나로 오페라를 잘 모르더라도 한 번쯤을 들어봤을 멜로디와 아리아가 가득하다. 이번 공연은 누구나 아는 ‘카르멘’의 이야기와 아리아, 합창을 중심으로 70분으로 압축해 선보인다. 이야기를 잇는 대사들은 한국어로 구성돼 오페라의 이해를 돕는다.
서울시민들이 사랑하는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오페라인 만큼 다양한 볼거리도 함께 한다. 파이어 퍼포먼스와 폴댄스아트가 아름다운 ‘카르멘’의 음악과 더불어 펼쳐지며 늦여름 밤 야외에서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잊지 못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3088개의 폐스피커로 에밀레종을 구현하고 1374개의 버려진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모아 창조한 첨성대 작품으로 유명한 설치미술가이자 건축가인 한원석 작가가 이번 야외 공연을 위해 힘을 더했다. 그는 오페라 ‘카르멘’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소재로 부채를 선택하고 무대 위에 3~4m 높이의 거대한 부채 4개를 설치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야외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은 오페라뿐만 아니라 카르멘을 상징화한 거대한 부채를 설치미술로 감상하게 된다.
앞으로 서울시오페라단은 야외광장에서 매년 오페라를 선보이면서 설치미술 외에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으로 오페라의 경계를 확장할 예정이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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